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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책 결정에 과학기술인 왜 안 보일까"

대전과총 대덕과학포럼서 민병주 전 국회의원 강연
과학기술인이 신뢰 회복해 정부정책에 적극 참여해야
"부처에 과기인의 자율성과 안정성을 요구하면 '과학자 출신 의원이니까 그런 것 아니냐. 비리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도 많고··· 못 믿겠다'고 기재부 공무원들이 대놓고 말해요. 참 마음이 아팠어요."
 
19대 국회 과학기술계 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민병주 UNIST 교수(기계 및 원자력공학과)가 과학기술계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우려했다.
 
민병주 UNIST 교수는 19대 국회의원으로 '성실실패제도' 등 과기계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윤병철 기자>민병주 UNIST 교수는 19대 국회의원으로 '성실실패제도' 등 과기계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윤병철 기자>
28일 대전 유성 라온호텔에서 열린 131회 대전과총 대덕과학포럼에서 민 교수는 '과학기술 정책과 과기인'이란 주제 강연을 펼쳤다. 그는 과학정책의 입안과 결정에 정작 과학기술인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가 "과기계 정책결정을 최종적으로 누가 하나요?"라고 질문하자 청중 중 누군가 "사무관"이라고 대답했다. 현실을 꼬집는 답변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과학기술인의 책무는 중학교 교과서에도 '과학정책 수립에 기여'하도록 명시돼 있다. 민 교수는 "그러나 현실은 부처의 권력이 과기계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민 교수는 지난 성장의 역사에서 연구효율성과 성과촉진에 중점을 두던 부처와 산업계의 기준이 과기계를 불신하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민 교수는 "그래서 과기인들이 연구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윤리적인 자세와 책임의식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면서 "객관적인 신뢰성을 회복하면서 법안이 마련되는 과정에 과기인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민 교수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 여성과기인협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린이집' 확충에 애를 썼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되자, 해당부처에서 먼저 어린이집 정책을 만들더라는 것. 정책 입안자나 결정권자의 관심에 따라 부처가 움직이니, 정책 영역에 없는 과기인의 목소리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이어 '정부가 원하는 과학자'와 '국민이 원하는 과학자' 보다 '스스로 원하는 과학자'가 먼저 되자고 역설했다. 민 교수가 몇 십년 전 일본에서 수학할 당시 학회에 매년 똑같은 주제로 발표하는 학자가 있었다. 주위에선 "저 사람은 몇년 째 저것만 발표해. 일년에 한 두 번 이슈가 나올까 말까 한데"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는데, 그 학자는 2015년 중성미자 진동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타카아키 카지타 박사' 였다.
 
그러면서 민 교수는 "우리도 그 학자처럼 한 분야를 꾸준히 연구할 수 있을까? 또는 주변에서 놔 둘까?"라고 물으며 "우리도 스스로 되고 싶은 과학자가 되도록 힘들지만 노력할 테니, 정부도 과학자를 믿어줘야 한다"고 힘 줘 말했다.
 
청중들은 "대학총장에 대해 정부가 결정을 몇 년째 미루니 일을 할 수 없다. 정부가 해야 할 일에 속도를 내라", "과기계에 유사법안이 너무 난립한다", "인류의 미래나 거시 국가적인 고민을 정부는 하는가? 과학자는 하고 있다", "관료 파워가 너무 세서 민간 전문가의 의견이 들어갈 틈이 없다" 등 성토가 이어졌다.
 
이런 내용들이 담긴 131회 대덕과학포럼은 대전과총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전과총 회원들이 힘을 줘 '파이팅'을 외쳤다. <사진=윤병철 기자>대전과총 회원들이 힘을 줘 '파이팅'을 외쳤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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