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 킵 손·라이너 와이스·배리 배리시 선정
중력파 100년 만의 검출···천문학의 대변혁 평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라이고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이끌었던 세 명의 물리학자인 킵 손, 라이너 와이스, 배리 배리시에게 돌아갔다.<사진=박성민 기자>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라이고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이끌었던 세 명의 물리학자인 킵 손, 라이너 와이스, 배리 배리시에게 돌아갔다.<사진=박성민 기자>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중력파'를 발견한 연구팀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올해 노벨물리학상이 아인슈타인이 이론으로 예측한 중력파를 100여년 만에 직접 검출에 성공한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 라이고(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이끌었던 세 명의 물리학자인 킵 손(Kip S. Thorne), 라이너 와이스(Rainer Weiss), 배리 배리시(Barry C. Barish)에게 돌아갔다고 발표했다.

중력파의 발견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마지막 과제였다. 때문에 중력파 발견은 '천문학의 대변혁'으로 평가돼 왔다.

중력파는 '중력에 따른 시공간의 물결'이다. 블랙홀의 충돌이나 중성자별 폭발 등 우주에서 큰 이벤트가 발생하면 시공간이 출렁이며 중력파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의 이벤트로 발생한 중력파가 지구로 오면 워낙 미미해져 확인하기 어려웠다.

라이고는 첫 관측(Observation 1, O1)이 가동되자 2015년 9월 14일과 12월 26일 두 차례에 걸쳐서 각각 13억 년 전과 14억 년 전 우주에서 블랙홀의 충돌로부터 발생한 중력파가 지구에 도달한 것을 검출해 냈다. 당시 발견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 29배인 블랙홀이 지구에서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라이고 관측소는 올해 1월 4일 2차 관측(O2)을 시작하자마자 세 번째 중력파 GW170104를 검출했다. 유럽의 중력파 망원경 비르고는 관측에 가세한지 불과 보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8월 14일 18억 광년 거리의 우주에서 발생한 블랙홀 충돌의 네 번째 중력파 GW170814를 최초로 삼중관측에 성공했다.

중력파 연구에는 한국 과학자 14명이 동참했다. 한국 연구자들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해 왔다. 2009년에 가입해 비교적 늦게 시작한 한국 연구팀들은 주로 신호의 검출과 기기의 잡음을 제거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인제대 등 4개 대학과 KISTI,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 2개 출연연에 속한 물리·천문학자, 대학원생 컴퓨터 전문가로 이뤄졌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소속인 강궁원 KISTI 책임연구원은 "과학적으로 어려운 실험이었기 때문에 과학적 의미가 더욱 크다"라며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였다. 비교적 빨리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도 중력파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시급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라며 "국내 중력파 연구 그룹은 비교적 소수다. 인력이 확대돼 중력파 실험이 국내에서도 전개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이미 '브레이크스루 특별상', '우주론 그루버 상', '쇼우 상', '카블리 상' 등 천문학분야에서 권위있는 상을 대부분 휩쓸었다. 특히 중력파 간접 관측만으로 지난 1993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조지프 테일러 박사와 러셀 헐스 박사가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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