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이 남긴 교훈?···"강한 특허 거저 없다"

비타민 샤워기헤드 개발업체 '케이엔텍', 두 차례 국제특허분쟁 통해 내실 다져
정지행 사장 "특허침해 오해, 언제든 받을 수 있지만 '유비무환(有備無患)'"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어느때 보다 지식재산 중요성과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 범위는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전 세계가 지식재산권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지식재산 창출과 수요가 풍부한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대전입니다. 대전은 'IP 허브시티' 조성을 꿈꾸며, 글로벌 ICT 지식재산 영역을 선도하기 위해 한걸음 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전테크노파크와 대덕넷은 앞으로 지식재산권 전문가 인터뷰와 다양한 사례취재를 통해 국내 지식재산 서비스 산업 현황을 진단하고 대전 지식재산 서비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케이엔텍은 비타민C가 물과 함께 나오는 샤워기헤드를 개발, '아로마센스(Aroma Sense)'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2009년과 2015년 일본 경쟁사로부터 특허침해 경고장을 받았고, 특허기술 침해가 아님을 증명하는 자료를 경쟁사에 전달함으로써 침해경고를 저지했다.<사진=케이앤텍 제공>케이엔텍은 비타민C가 물과 함께 나오는 샤워기헤드를 개발, '아로마센스(Aroma Sense)'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하고 있다. 2009년과 2015년 일본 경쟁사로부터 특허침해 경고장을 받았고, 특허기술 침해가 아님을 증명하는 자료를 경쟁사에 전달함으로써 침해경고를 저지했다.<사진=케이앤텍 제공>

"해외기업과의 특허분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특허 출원에 앞서 기술 동향과 정보 등을 꼼꼼히 확인해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특허를 만들어야 하는거죠. 특허가 강해야 기업 경쟁력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비타민 샤워헤드 개발업체 정지행 케이엔텍 사장은 '강한 특허'에 대한 필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한다.
 
제대로 된 특허만이 기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 했기 때문이다. 그가 특허 청구항목 설정에 대한 고민부터 과거 기술과 해외 기술에 관한 동향 분석을 꾸준히 지속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케이엔텍은 지난 2009년과 2015년 일본의 비타민 샤워기헤드 개발 업체로부터 특허로 등록해 놓은 샤워기 헤드 제작 기술을 침해했다는 경고장을 받으며 특허 분쟁에 휘말렸다.

케이엔텍이 개발한 비타민 샤워기헤드는 레몬, 자스민, 라벤더 등 다양한 향을 제공하는 필터를 통해 비타민C가 함유된 물을 방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술특허에는 필터와 살수판 기술을 비롯해 자체 개발한 다양한 기술에 대한 청구항목들이 포함돼 있다.


첫 번째 경고장은 필터케이스 제작기술에 관한 침해주장이었다. 일본기업은 일본 내 판매금지 요청을 메일로 통보했다.

정 사장은 일본의 특허 침해 경고에 다소 당황하기도 했지만, 국내 법무법인 '플러스 특허'를 통해 당당히 일본기업과 맞섰다. 일본업체 측에서 주장하는 침해주장의 논리가 명백히 잘못됐다는 확신도 있었다. 특허법인 플러스는 이의제기를 한 일본기업이 가진 기술에 대한 선행기술을 조사했다.
 
플러스 특허는 일본업체가 주장하는 기술과 동일한 수준의 기술이 이미 지난 93년, 97년, 98년 일본에 특허로 등록됐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관련 자료를 답변서에 첨부해 일본업체 측에 보냈다. 답변서를 받은 업체는 더 이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케이엔텍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일본기업에 특허 무효화 소송을 신청했다. 케이엔텍의 특허를 더이상 침법하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기업은 끝까지 소송에 임하지 않았다. 케이엔텍은 한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리고 승소를 통해 일본업체의 한국 특허를 무효화 시켰다.
 
정 사장은 "특허침해에 대한 합당한 근거와 논리 없이 경쟁관계에서 견제를 목적으로 이의제기가 계속됐었다"며 "특허를 무효화 시키지 않으면 계속해서 이의제기를 해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이를 확실히 마무리 지을 목적으로 특허를 무효화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일본에 등록돼 있는 특허도 소송을 통해 무효화 시킬 수 있었지만 비용과 시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한국 특허를 무효화 시키는 쪽이 이익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에 등록된 특허 무효화 결정은 사실상 언제든 일본 특허도 무효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일본기업은 또 한 번 케이엔텍에 경고장을 보내왔다. 이번엔 물이 나오는 판인 '살수판' 기술을 침해했다는 내용이었다. 관련 기술에 대한 미국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기업은 케이엔텍의 미국 내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이의제기는 계속됐고 3차까지 가는 공방으로 이어졌다.
 
케이엔텍은 법무법인을 통해 선행기술 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미국현지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3차 답변을 작년 3월 일본기업에 전달했다. 그 이후 케이엔텍은 일본업체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지는 못했지만, 자연스레 판매금지 요청도 없어졌다.
 
정 사장은 "2차 분쟁사건은 일본기업이 2009년에 제기했던 1차 분쟁건과 마찬가지로 타기업이 특허침해라고 주장하는 근거의 타당성을 찾을 수 없었다"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분쟁은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허분쟁 사건 이후 어느 나라에서 어떤 형태의 유사제품이 개발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한편, 정부지원 사업들과 학회보고서 등을 참고하며 자료를 쌓아가고 있다.
 
정 사장은 특허분쟁 분쟁을 겪고 있을 기업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특허로 등록된 기술 자료 공개가 워낙 잘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원천특허를 갖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분쟁사건으로 가지 않도록 방어적인 측면에 관련된 정보와 기술동향을 꾸준히 숙지해나감으로써 특허분쟁에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응논리를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지식재산종합지원센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며 "과거 기술을 찾아내 관련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특허법인 플러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지식재산센터에서 시행하는 TP지원사업이 있었기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분쟁사건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그는 "기술적·법률적 근거를 통해 합리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강한 특허를 구축해 나감으로써, 보다 많은 곳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탄탄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행 케이엔텍 사장의 모습.<사진=허경륜 기자>정지행 케이엔텍 사장의 모습.<사진=허경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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