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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나노와 에폭시 '찰떡궁합' ···"은나노 분말 대체"

[모든 것의 시작, 나노 ⑧]문종태 호전에이블 대표 "3~4년 내 은나노 분말 반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 갖출 것”
소재 품질 확보와 지역 내 나노 기업 네트워크 구축 강조
단위의 명칭 '나노'가 미래 산업의 기초를 포괄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요소인 센서와 기초 소재, 디스플레이,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나노는 산업발전의 필수 융합 조건입니다. 과학기술의 메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일찍이 나노 관련 산업이 자리 잡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소와 지자체의 지원, 무엇보다 기업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애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점차 치열해지는 나노산업의 각축장에서 기업들이 생존할 방법은 없을까요? 특유의 경쟁력으로 성과를 보이는 유망 나노기업을 찾아 숨겨진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구리 나노 분말과 에폭시를 합성한 전도성 에폭시를 만든다면, 은나노 분말을 사용한 전도성 에폭시와 유사한 물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지만 꾸준히 개발해 나간다면 3~4년 뒤에는 나노구리 페이스트가 은나노 분말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호전에이블(대표 문종태)은 패키지 전극 소재를 다루는 연구소기업이다. 문종태 대표는 소재 기술 개발 15년 이상의 베테랑 연구원. 5년 전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 패키지연구팀장으로 재직 당시, 반도체 패키지 인터커넥션 소재를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원 담장을 넘었다. 제품으로 꽃피우지 못하고 사장되는 기술이 안타까워 "연구성과를 기술사업화까지 연결해 국가 산업에 제대로 기여를 해보자"는 다짐이었다.
 
지난해에는 세계 처음으로 에폭시 솔더 페이스트(ESP) 상업화에 성공해 업계 관심도 쏠렸다. 강화플라스틱·접착제 등에 주로 쓰이는 에폭시(epoxy)와 부품 부착에 사용하는 금속 분말 알갱이인 솔더(solder) 분말의 융합 소재로, 특히 플렉시블 제품에서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 대로라면 관련 업계 '꽃길' 걸을 일만 남은 터였다. 그런 문 대표가 새롭게 구리나노페이스트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리 나노 분말 개발 진척 단계를 묻자, 문종태 대표는 "엄밀히 말하면 나노 소재 개발이 주력도 아니다. 나노 기술 개발에 대해선 아직 초보 단계"라고 겸손하게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일본 소재 기업 다츠다에서는 이미 구리 분말이 은 분말의 성능을 구현할 수준에 왔다. 호전에이블 역시 그러한 기술력을 갖출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문종태 호전에이블 대표가 나노구리 페이스트 공정 기계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문종태 호전에이블 대표가 나노구리 페이스트 공정 기계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 산화에 취약해, 전기적 성능 떨어지는 구리 금속? "에폭시 합성으로"

스마트폰, 세탁기, 향균기 등 전자제품에서부터 생활용품까지. 어느새 은나노 소재는 우리 일상에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비싼 몸값(?)은 한계다. 은나노 1kg 당 2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문 대표는 은나노를 대체할 소재를 찾기 시작했고, 가격과 성능 등 다방면을 고려해봤을 때 '구리'가 최적임을 찾아냈다.
 
구리는 은 금속과 유사한 열 전도성과 전기 전도성이 우수하다. 또 은나노 분말 소재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 하지만 실제 사용시 표면 산화에 의한 전기 전도도 저하로 인해 폭 넓게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문 대표는 에폭시 솔더 페이스트 제품화 과정에서 에폭시와 금속 분말을 혼합하면서 확보한 기술을 이용해 기존 구리의 산화를 방지하고 나노 구리 분말을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호전에이블이 개발 중인 나노구리분말. 여기에 에폭시를 혼합해 페이스트를 제조한다.<사진=조은정 기자>호전에이블이 개발 중인 나노구리분말. 여기에 에폭시를 혼합해 페이스트를 제조한다.<사진=조은정 기자>
구리 나노 분말과 에폭시의 혼합을 통해 페이스트를 만든다. 문 대표는 "치약같이 생긴 혼합 페이스트가 반도체 칩과 패키지를 접합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나노 기업과 협심해 구리 나노 분말을 에폭시와 혼합해 페이스트로 시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여러 고객사에서 성능 특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문 대표는 "은나노 소재가 워낙 대중적이다보니, 나노 소재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동등한 성능, 절반 가격이라는 구리 나노 페이스트의 특장점을 활용해 고객을 유인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제품화 단계로 보자면 초기 단계지만, 호전에이블의 나노구리 페이스트를 찾는 수요층은 산·학·연 등 다양한 편. 한 달에 5~6건 정도 꾸준히 샘플요청을 받고 있다.

◆ 지역 나노 기업, 일단 만나서 소통하자

문종태 대표는 "품질, 품질. 또 품질"을 강조한다.<사진=조은정 기자>문종태 대표는 "품질, 품질. 또 품질"을 강조한다.<사진=조은정 기자>
 문 대표의 철학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품질, 두번째는 네트워크다.
 
"소재는 모든 제품의 토대입니다. 소재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면 모든 공정이 올스톱 되죠."
 
호전에이블 연구실에 들어서면,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는 현수막이 시선을 압도한다. '품질에는 타협이 없다'는 문 대표의 신념이 전해진다.
 
문 대표는 "생산 규정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걸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신념에는 이유가 있다. 몇 해 전 완제품 납품 과정 중 품질사고를 발견했다. 소재는 워낙 온·습도에 민감해 조그만한 실수도 곧바로 품질 사고로 이어지며 자칫 '소재-부품-모듈-완제품' 으로 이어지는 공정이 중단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대전의 장점으로 나노 기업 간 공간 밀집성과 연구원 출신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하여 이론적 배경에 의한 제품 개발과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기술 중심의 나노 소재 생산 기업이라는 특성 상, 어쩔 수 없이 보유 기술을 개방하기 보다는 자체 기술 유출을 고민하는 방어적 기술 개발이 주를 이뤄왔다. 
 
이에 문 대표는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국내 나노 소재 업체 경쟁상대는 소재 강국 일본과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방어적 기술 개발은 오랜 제품 개발 결과 제품화에 성공해 일정 기간, 한정적인 고객에게 소재를 공급할 수는 있으나, 기업간 협력을 통해 공급 제품의 특성을 향상시키지 못하면 공급 지속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서 대전에 위치한 나노 기업간 상호 신뢰을 기반으로 기술적 협력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능과 기능을 갖는 가치 있는 제품을 시장에 내 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나노조합 차원에서 대전 나노 기업들간 소통 창구를 넓혀줄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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