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 역: 오수원 / 출판: 예문아카이브

저: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 역: 오수원 / 출판: 예문아카이브. <사진출처:YES24>
저: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 역: 오수원 / 출판: 예문아카이브. <사진출처:YES24>
◆ 작은 발걸음 위에 쌓아올린 거대한 도약

"물리학의 발전을 되돌아보면, 작은 발걸음이 무수히 축적된 다음 수많은 거대한 도약이 그 위에 중첩된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양자 이론의 선구자 폴 디랙(Paul Dirac)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과학은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혁명적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과학은 기존에 발전한 것 위에 새로운 것을 쌓아나가는 점증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안경용 렌즈는 망원경으로 개조돼 천체 연구에 활용됐고 다시 고성능 망원경 기술은 극심한 시력 장애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진공펌프의 발명은 음극선 연구부터 엑스선과 전자의 발견으로 이어졌으며 오늘날 '대형 강입자 충돌기'의 개발을 통한 '힉스 입자'와 '아원자' 세계에 대한 이해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 권위에 도전하고 편견을 극복한 과학자들의 이야기

"어떤 말이건 의심하라(Nullius in Verba)"

영국 왕립학회의 모토다. 뛰어난 과학자들은 어떤 발견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도 "그의 명성이 얼마나 큰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실험과 일치하지 않는 법칙은 틀린 것이다"고 강조하면서 과학에서 실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실험 100'은 100개의 실험을 통해 과학의 역사와 흐름을 보여주는 책인 동시에, 각각의 실험을 실행한 수백 명의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을 바꿀 만큼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기존의 가설과 당대 유명 과학자의 이론을 검증하는 데서 출발했다. 당시 과학계에 사실이라고 여겨지던 '편견'을 극복했던 몇몇 과학자들의 도전이 이뤄낸 성과인 것이다.
 
일례로 갈릴레이는 물체의 낙하속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밝혔고, 토머스 영은 '이중 슬릿 실험'을 통해 '뉴턴조차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은 뉴턴의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설명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뉴턴의 이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축적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더 나은 이론은 기존의 이론을 모두 설명해내면서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해야 한다. 과학은 이렇게 기존 이론의 부족한 부분을 새로운 이론이 채워가면서 발전해간다.

◆ '유레카'에서 '라이고 실험'까지

저자는 최초의 과학실험으로 아르키메데스가 물의 '부력'을 발견한 사건을 꼽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에라토스테스가 지구의 지름을 측정한 일과 '아랍의 뉴턴'으로 불린 알하젠의 광학실험,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인체 해부로 이어지면서 서서히 지구와 인간에 관한 과학적 탐구의 서막을 올린다.

그리고 드디어 1600년에 오로지 과학실험에만 의거한 최초의 책, 윌리엄 길버트의 '자기에 관하여(De Magnete)'가 출간된다. 저자는 이때를 "세계를 바라보는 신비주의적이고 미신적인 관점이 과학적 연구로 이행했던 결정적인 시기"로 소개한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순서대로 소개되는 실험들은 우리가 과학 교과서에서 배웠던 수많은 과학 이론과 법칙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보여준다.

또한 토리첼리가 발견한 '진공'이 과학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과 패러데이의 '전동기'가 왜 테크놀로지 혁명의 시발점인지 등 역사적인 과학실험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게 됐는지 알려준다.
 
이 책은 화학이 그 체계를 갖추게 된 과정, 유전학의 발전, 천체물리학의 탄생 그리고 양자역학의 세계까지 과학이라는 범주에 포함된 모든 것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발전해왔는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과학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하고 있으며, 과학 발전의 커다란 흐름을 정리한 '기록'으로서의 의의도 담고 있다. 과학실험의 결정판으로, '중력파'를 검출해낸 '라이고 실험' 이야기는 보너스다.

<글출처=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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