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회 대덕과학포럼서 강조 "외우고 또 외우면 결국 이해한다"
"과학 공부 목적은 인간 문제 본질을 파헤치고 답을 내기 위함"

박문호 박사가 박자세 회원들과 공저한 '유니버설 랭귀지'. 우주를 이해하는 주요 언어를 표지에 담았다. <사진=윤병철 기자>
박문호 박사가 박자세 회원들과 공저한 '유니버설 랭귀지'. 우주를 이해하는 주요 언어를 표지에 담았다. <사진=윤병철 기자>
"본질에 뛰어들지 못하고 주변만 맴도니까 답이 안 나오는 겁니다. 궁금하면, 바로 공부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Just Do It! 이것이 대중 과학화에 대한 저의 역설입니다."
 
박문호 박사가 26일 대전 유성 라온호텔에서 열린 132회 대덕과학포럼 강연장에서 역설했다.
 
반도체 전공자 박 박사는 대중 과학화에 집중하기 위해 얼마 전 30여년간 다니던 ETRI를 나왔다. 그리고 그가 10년을 이끌어 온 자연과학 공부모임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이하 박자세)'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박자세' 공부 방식은 다소 과격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교양으로 에둘러 맛보지 말고, 전공서적부터 펴놓고 외우라는 식이다. 생명의 원리가 궁금하면 대학교재에서 '미토콘트리아' 세포 모양과 단백질 분자구조를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그 어렵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공식 유도과정을 통째로 외우도록 한다.

분자구조는 원소들의 존재와 함량이 관계된 '그림'으로 표현된다. 상대성이론도 자연법칙들이 수학의 언어로 연관되고 치환되는 과정을 통해 도출된 '말'이다.
 
그렇게 외우고 또 외우다보면, 뇌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른 경험과 연결되면서 자연히 이해된다는 게 박 박사의 이론이다. 그는 "그렇게 수많은 지식이 뇌에 쌓일수록 상호연결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어느 순간 도를 깨우치는 경험을 맛보게 된다. 그때부터 공부에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익숙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7000명의 박자세 회원 중에는 평생을 수학공식 한번 안보고 살아온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밝혔다. 박 박사는 "그러나 회원들이 박자세 식으로 공부하면서 그 분야 전문가와 원어로 대화가 될 정도로 성장함을 지켜봐 왔다"며 "한 분야에 5년 씩 30년을 공부해 만물박사가 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박사는 과학을 공부하는 것에 대해 "우주의 언어 '유니버설 랭귀지'를 익히는 것"이라 비유하고 "더 이상 인간의 문제를 답이 없는 종교나 사회에 묻지 말고, 과학을 공부해 본질을 파헤치고 답을 내자"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과총 박윤원 회장은 강연에 앞서 "북한은 물론, 최근 중국과 일본, 미국 등의 실력 행사를 보면 위기감을 느낀다"며 주변 강대국들의 급격한 변화상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강대국 사이에 끼인 우리는 지적 능력을 기르고 과학기술 수준을 높이는 방법 외엔 살 길이 없다"고 말하며 과학기술인 회원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한 시간에 걸친 박문호 박사의 '과학 공부법' 강연은 대전과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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