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수원 도서관서 박지훈·박지영 연구원 강연 나서
전국 32개 도서관, 230여 명 자원자 함께 해

박지영 IBS 연구원이 원소를 주제로 아이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박지영 IBS 연구원이 원소를 주제로 아이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과학이 많이 어렵지만 실생활에 응용되는 것도 많고 재밌는 부분도 많아요. 이런 점을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강연자로 기꺼이 나섰습니다."(박지훈 LG화학 기술연구원)

"어린이 눈높이에서 준비하는 게 어려웠지만 잘 이해하고 들어줘서 좋은 강연을 할 수 있었어요. 다음 10월의 하늘에도 많은 강연자들이 다양한 주제로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박지영 IBS 연구원)

과학자들의 재능기부 강연 행사인 '10월의 하늘'이 지난 28일 전국 도서관에서 열렸다.

매년 10월마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강연을 펼치는 이 행사는 올해로 8회를 맞았다. 지난 2010년 정재승 KAIST 교수가 SNS에 "함께 강연 기부해 주실 분 없나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10월의 하늘은 젊은 과학자부터 출연연 기관장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나서며 큰 호응 속에 진행되고 있다.

10월의 하늘은 과학자가 사비를 들여 강연을 진행하고 후원은 일절 없다. 또 과학자가 아니라도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강연자 혹은 진행자로 참여할 수 있다. 

올해 행사는 전국 32개 도서관에서 오후 2시 동시에 시작됐다. 대전 지역에서는 가수원 도서관에서 진행됐다.

◆ 미래의 과학자와 오늘의 과학자가 만나다

박지훈 LG화학 연구원이 아이들과 함께 3D 안경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정정은 인턴 기자>
박지훈 LG화학 연구원이 아이들과 함께 3D 안경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정정은 인턴 기자>
대전 가수원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의실이 꽉 찬 상태였다. 약 40여 명의 청소년들이 강연을 듣기 위해 각자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했고 모두 과학자를 꿈꾸는 듯 호기심 어린 눈빛이었다.

진행자의 멘트와 함께 강연이 시작됐다. 첫 강연은 박지훈 LG화학 연구원의 '빛에 대한 이야기'. 박지훈 박사는 직접 가져온 대형 TV와 3D 안경으로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로 3회째 강연에 참여하는 박지훈 박사는 지난 2012년 정재승 교수가 재능기부 강연자를 찾고 있다는 글을 발견하고 주저 없이 10월의 하늘 강연자로 신청했다. 그는 "순천과 충북, 그리고 대전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청소년들에게 재밌는 과학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번째 강연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젊은 과학자 박지영 연구원의 '원소' 강연이 이어졌다. 박지영 연구원은 올해 처음 행사에 참여했지만, 원소 카드를 직접 만들어 오며 어린 참여자의 흥미를 돋웠다. 

박지영 연구원은 ESC(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를 통해 이번 행사를 알게 됐고 과학을 공부하면서 재밌던 부분을 청소년들과 소통하고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아 강연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체험 강연이 더 많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원소 주기율표를 직접 만드는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아이들이 원소 주기율표를 직접 만드는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 젊은 과학자 참여가 가장 큰 의미

"항상 기관장, 단장 등 높으신 분들만 오는 강연이 아니라 젊은 연구원이 참여를 많이 하죠.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들과 과학자들이 좀 더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정재승 교수와 첫해부터 참여해 온 한 관계자(익명 요청)는 젊은 과학자의 참여에 방점을 뒀다. 보통의 과학자가 청소년들과 과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계기로 청소년들의 진로에 전환점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이 행사의 의의라는 것.

그는 공공도서관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도서관이 그저 공부하고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과학자와 아이들 간 재능기부의 장,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행사로 전국 32개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과학의 재미와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 역설했다.

또 8년간 성공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과학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후원,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대형 TV와 원소 카드를 직접 가져오신 강연자들 덕에 행사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었다"며 "개인에겐 작은 의미라도 그것이 모여 큰 의미가 된다는 생각으로 매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전국 32개 도서관과 160여 명의 자원봉사자, 70명의 강연자가 참여해 과학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강연자들의 노력으로 10월의 하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강연자들의 노력으로 10월의 하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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