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블루포인트파트너스, 1일 KAIST서 '2017 테크데이' 개최
창업 생태계 기반 다져···대덕發 스타트업 역량 증명

데모를 치른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 '2017 테크 데이'를 통해 대덕發 딥 테크 스타트업 31개 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윤병철 기자>
데모를 치른 김영덕 더웨이브톡 대표. '2017 테크 데이'를 통해 대덕發 딥 테크 스타트업 31개 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윤병철 기자>
"대덕에 딥 테크 기반 창업 생태계가 다져졌다. 스타트업들의 딥 테크 마법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혁신성장의 중심에 대덕이 자리매김했다."

'발견과 융합', '이슈와 담론', '한국과 글로벌'. 이같은 키워드를 기반으로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공동생태계가 형성됐다. 기술이 실현되는 사례가 공유되며 스타트업과 산업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중심은 대덕이다.

KAIST 창업원(원장 김병윤)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대표 이용관)는 1일 KAIST 대강당에서 '2017 테크데이(Tech day)'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 처음 KAIST 창업원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공동주관으로 개최되는 2017 테크데이는 '카이스트 스테이지(KAIST Stage)'와 '블루포인트 스테이지(Bluepoint Stage)'로 나뉘어 진행됐다.

카이스트 스테이지에서는 '유럽의 스타트업'을 주제로 스타트업 성장 전략을 다루는 '카이스트 ISK 포럼'이 진행됐다. 포럼에서는 주한 오스트리아대사관 캐롤라인 아덴베르거와 스테판 베르거 박사가 강단에 올랐다. KAIST 스타트업 17곳의 기술·제품 소개도 이어졌다.

블루포인트 스테이지에서는 작년에 이어 2회째 개최되는 '2017 블루포인트 데모데이'가 개최됐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와 설창환 넷마블 CTO가 기조 연사로 나섰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하는 14곳의 스타트업이 사업계획도 발표했다.
 
◆ "딥테크 본토에 불붙었다" 스타트업 축제 '성황'

"기술 보다 스토리를 말합니다" (좌부터)▲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황석홍 이뮤너스 대표 ▲ 정주호 비플렉스 대표
"기술 보다 스토리를 말합니다" (좌부터)▲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황석홍 이뮤너스 대표 ▲ 정주호 비플렉스 대표
이번 2017 테크데이에 1200여 명의 관계자가 찾았다. 예비창업자를 비롯해 학생, 투자자, 교수, 연구진 등등 구성은 다양했다. 딥테크 본토라고 볼 수 있는 대덕에 스타트업 공동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됐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지난해 서울에서 첫 데모데이 이후 올해 대전에서 행사를 개최했고, KAIST는 외부인을 대상으로 한 보육기업을 이날 처음 선보였다.

스타트업들은 예전처럼 기술만 소개하지 않았다. 제품과 서비스가 가져올 시장의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우수 기술만 강조하던 대덕발 딥 테크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눈높이를 맞춰 세련돼졌다.
 
투자자인 신윤호 인터베스트 임원은 "예전에는 기술기반 창업가들이 자기 기술의 우수성부터 강조했다"라며 "하지만 오늘은 시장의 문제를 자기가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줘서 매우 흥미롭게 지켜봤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투자자인 권민석 메가인베스트먼트 직원은 "다른 소개 행사에 비해 쉽게 기술의 시장 충족 요소가 와 닿았다"라며 "여기서 소개되는 모든 스타트업을 주의 깊게 보고 간다"고 소감을 남겼다.

오전부터 행사를 지켜본 김판건 미래과학기술지주 대표는 "딥테크 스타트업 무대는 수도권으로 확정 지을 수 없다. 기술이 탄생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출발점이 된다"라며 "결국 스타트업들의 시장은 글로벌이다. 최종 무대는 세상이 원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소회했다.

벤처 투자사 출신 박정민 UST 창업과 교수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대덕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믿지만, 경영능력과 시장성은 쉽게 믿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시장성 측면에서 세련되게 다듬어져 나온다. 투자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투자를 받고 있는 토모큐브 관계자는 "토모큐브는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지만 대덕에서 출발했다"라며 "토모큐브 주요기술인 광학은 결국 과학이 바탕이다. 대덕에서 공동생태계를 마련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윤 KAIST 창업원 원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부 포럼으로 한해를 마무리 했다. 올해는 창업 액셀러레이터와 같이 하면서 많은 장점을 확인했다"라며 "창업원의 역할은 대덕이 딥테크 창업 생태계가 되도록 일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가장 흔한 실수는 '문제의 발견'을 못한다는 것"이라며 "문제를 발견하고 풀어갈 때 비로소 기술 가치를 알고 마켓과의 연결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것이 어렵다. 이를 주안점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라며 "올해 행사는 전년도에 시장 진출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후배 창업가들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 정재승 교수 "확신 70% 넘으면 의사결정하라 그리고 자주 번복하라" 조언

'국내최대 테크 스타트업 행사'를 내세운 주최 측의 기대에 근접하게 몰린 청중들. <사진=윤병철 기자>
'국내최대 테크 스타트업 행사'를 내세운 주최 측의 기대에 근접하게 몰린 청중들. <사진=윤병철 기자>

"의사결정을 빠르게 번복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블루포인트 스테이지에서 '스타트업 리더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나?' 주제로 강단에 오른 정재승 교수가 예비창업자·창업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정재승 교수에 따르면 일반 사람의 뇌리에는 '내 의사결정이 옳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혁신을 이끌었던 거장들의 뇌리는 반대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의사결정에 확신이 없었다는 것.

세계적 거장들은 오히려 자신의 아이디어를 객관적으로 보고 문제를 찾아왔다.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의심하고 회의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두번째 공통점이다.

정 교수는 "일부 리더들은 신중하게 의사결정하고 이를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자신의 의사결정이 바뀌면 권위가 무너지고 신뢰가 깨진다고 여겨왔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의사결정을 빠르게 결정하고 번복하는 사람이 혁신을 불러온 리더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70% 확신이 선다면 의사결정 후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후 아이디어가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수정·번복하며 의사결정을 거듭할 것"이라며 "리더가 조직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할수록 의사결정을 쉽게 바꿀 수 있다. 오히려 조직원들은 의사결정을 번복하는 리더를 존경하고 신뢰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 교수는 예비창업자·창업자들에게 "계획에 매몰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혁신은 계획되지 않고 나중에 설명될 뿐이라는 것. 그는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면서 혁신이 이뤄진다"라며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 계획은 수정될 때 의미가 있다"고 조언했다.

설창환 CTO도 '재미와 기술의 역학'을 주제로 강단에 올랐다. 그는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임의 필수 조건은 '재미'"라며 "전세계 유저 눈높이에 맞는 재미를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 재미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것이 '기술'"이라며 기술의 중요성을 알렸다.

KAIST 테크 데모도 올해 처음 공개 데뷰를 했다. <사진=윤병철 기자>
KAIST 테크 데모도 올해 처음 공개 데뷰를 했다. <사진=윤병철 기자>

스타트업들이 눈높이에 맞는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대덕을 다시 찾았다. <사진=윤병철 기자>
스타트업들이 눈높이에 맞는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대덕을 다시 찾았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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