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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은 임시방편···"장기 인력정책 必"

14일 UST서 원정포럼 개최···'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주제로
출연연 연구역량 저하·고용 절벽 우려···"승격 심사 등 사후 관리 필요"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는 14일 오전 10시 30분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사이언스홀에서 제29회 원정포럼을 개최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는 14일 오전 10시 30분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사이언스홀에서 제29회 원정포럼을 개최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비정규직 문제는 연구부문에 집중돼 우수인력과 연구수월성을 확보하는 것과는 대치된다. 더욱이 정규직화 제외 대상인 연수생과 미래 석·박사학위 취득자의 고용 절벽도 우려된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향후 신규 인력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규직 전환과 신규 T/O는 별도 트랙으로 진행해야 된다."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주제로 14일 오전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사이언스홀에서 열린 원정포럼 지정토론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 이후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회장 최영명)이 주최한 이날 토론에는 김호용 전 한국전기연구원장, 부하령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이정현 출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 감사, 조만형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 김순기 전자신문 부국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패널들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방침에 따라 출연연별로 정규직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 장기적 인력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호연 전 전기연 원장은 "1997년 IMF 이후 20년간 축적된 비정규직 문제를 단시일 내에 해소하기에는 문제점이 너무 많다. 단계적으로 시간을 두고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이드라인은 우수인력확보를 위한 공개경쟁을 해야 한다는 연구현장의 의견보다 현 근무자 중심 전환을 요구한 노조의견으로 결정된게 문제"라며 "내부 갈등해소에 많은 에너지와 행정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총액 인건비 범위 내에서 직군 간 배분문제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하령 회장도 "경쟁채용 방식이라고 하지만 완전한 경쟁이 아니다. 정규직화 대상을 현근무자로 한다는 것은 경쟁채용을 해도 질적 저하가 올 거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또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정규직화 한다는 것은 차후 필요한 인력을 뽑지 못하는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다"며 "정규직 전환자에 대한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연구 질을 높이기 위해 이들에 대한 승격 심사 등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연총 감사 역시 비정규직이 연구부문에 집중돼 우수인력 확보 방향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연연은 국가차원에서 필요한 과학기술역량을 축적해 연구 수월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 핵심은 인력 운영에 있다"며 "그러나 정년단축, 기타공공기관 분류, 임금피크제 도입 등 연구현장은 갈수록 피폐해 지고 있다. 문제 개선을 통해 출연연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순기 전자신문 부국장도 "출연연은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하라고 설립됐다. 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연구자와 노동자를 동일시 한 것 같다"며 "연구자의 역할을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논리로 따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만형 교수는 "공약사항으로만 받아드려 진행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과학기술 정책으로 접근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환진 교학처장, "연구인력이 과학기술정책 중심돼야" 

주제발표자로 나선 노환진 UST 교학처장이 '과학기술 인력정책은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주제발표자로 나선 노환진 UST 교학처장이 '과학기술 인력정책은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토론에 앞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노환진 UST 교학처장은 연구인력정책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면 출연연은 PBS(연구과제중심운영방식)로 망가진 것보다 더 큰 피해가 올 것이라 주장했다. 

'과학기술 인력정책은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한 노 처장은 "국가 인력정책은 멀리 봐야하고 예측 가능해야 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며 갑작스런 채용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우선 그는 출연연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고 지적하며 "현재 연구회 소관 25개 출연연 중 비정규직 비율은 30%에 달하고 있다. 연구직 비정규직이 40%인 곳도 있다"며 "비정규직 규모는 학생연구원과 방문연구자를 제외하고 10% 이하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 "연구자는 자신의 전문성이 발휘되는 곳이 아니면 무능해 질 수 밖에 없다"며 "정규직은 많은 부분을 고려해 신중히 채용하지만 비정규직은 수요에 의해 가볍게 채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이 정규직이 돼 연구과제를 주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정규직화를 통해 2차적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한 노 처장은 "박사는 끊임없이 배출되는데 정규직화 정책으로 한꺼번에 인원을 확대하면 그 이후에는 채용경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책임자들도 비정규직 채용을 꺼릴 수도 있다. 출연연은 전문 인력의 유연한 이동이 중요한데 이것이 어려워져 연구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박사급 연구자들도 불편해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PBS는 우수한 연구자를 떠나게 만들었다면 이번 정규직화는 우수하지 않은 연구자가 유입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 처장은 출연연 규모를 5만으로 키우는 등 장기적 인력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이제 출연연의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매년 1600명씩 정부가 선발해 출연연과 연구중심대학에 배치해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출연연 행정직은 전문석사급으로 선발하고, 대학의 행정직 규모도 3배로 확대한다"며 "기존 비정규직에 5년 더 계약을 연장해 그 기간 동안 채용기회를 통해 흡수시켜 비정규직도 당당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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