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 나노⑨] 에이티, '실리카 불연단열재' 개발···시장확보 '총력'안정희 대표 "수요자들, 건축물 불연·단열 중요성 알아야···에너지 효율, 추가 피해 잡을 것"

단위의 명칭 '나노'가 미래 산업의 기초를 포괄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요소인 센서와 기초 소재, 디스플레이,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나노는 산업발전의 필수 융합 조건입니다. 과학기술의 메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일찍이 나노 관련 산업이 자리 잡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소와 지자체의 지원, 무엇보다 기업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애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점차 치열해지는 나노산업의 각축장에서 기업들이 생존할 방법은 없을까요? 특유의 경쟁력으로 성과를 보이는 유망 나노기업을 찾아 숨겨진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안정희 에이티 대표가 자체 개발한 '실리카 불연단열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안정희 에이티 대표가 자체 개발한 '실리카 불연단열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단열은 물론 불연에도 탁월한 단열재를 상용화시켜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과 화재 피해를 줄여나가겠습니다. 우리 제품을 통해 단열재시장뿐 아니라 나노소재시장까지 함께 커져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말투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하지만 경쟁업체를 향한 경계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단열재 업계를 넘어 나노소재 업계가 함께 성장해 나가길 바라고 있다.
 
단열재 생산 기업 에이티(대표 안정희). 나노소재를 활용한 고성능 단열재를 개발, 건축용·산업용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에이티, 안전·에너지 챙긴 '실리카 불연단열재' 개발···상용화 '박차'
 

안정희 대표가 '실리카 불연단열재' 상용화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안정희 대표가 '실리카 불연단열재' 상용화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허경륜 기자>
열을 견디거나 불에 타지 않는 성질을 '불연성', 내·외부로부터 열을 차단해 열을 보존하는 성질을 '단열성'이라 한다. 불연성과 단열성을 동시에 갖춘 단열재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과 화재안전 정책·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티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안전과 에너지를 생각한 단열재를 개발했다. 나노소재 '흄드 실리카(Humed Silica)'를 주소재로 한 '나노실리카 불연단열재'다.
 
나노실리카 불연단열재는 순수무기질 소재만 사용돼 친환경적이고, 기존 유기질·무기질 단열재 보다 단열성능이 30% 이상 뛰어나다. 특히 완전불연재로서 화재에 강하다. 유독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화재시 인명보호에도 탁월하다.

고품질을 자랑하는 외국산단열재들과 비교해 성능이 뒤지지 않으면서 낮은 가격으로 경쟁력이 있다.
 
안 대표는 "현재 성능검증까지 마친 상태다. 에이티는 불연단열재 상용화를 위한 추가 공정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에이티 제품 활용시 화재 확산을 막아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효율은 높여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나노실리카 불연단열재는 산업용 플랜트 보온보냉재, 선박의 배관·선실 내장재, 가전·자동차 차열재부터 건물의 내·외장 단열재, 방화문, 샌드위치패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6월 런던 아파트 화재참사 등 올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난 화재사고는 단열재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내·외장 단열재가 화재의 추가피해를 키웠다는 것은 공식 확인된 사실이다.
 
안 대표는 국내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우리 주위에서도 낮은 불연성을 가진 단열재로 지어진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건물은 화재에 취약하고 추가 피해를 부르기도 쉽다"면서 "불연단열재의 중요성을 소비자가 알도록 하는 것 또한 하나의 숙제"라고 밝혔다.

◆ "황금 비율 잡아라"···실리카+바인더+혼합물 배합 '핵심'

 

나노실리카 불연단열재를 개발하기까지 에이티가 넘어야 할 산도 많았다. 안 대표는 그 중 실리카의 물성적 한계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나노 크기의 초다공질 분말 '흄드 실리카'는 높은 불연·단열성을 가지며, 충진제·페인트·건조제·연마제·접착제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흄드 실리카는 그 자체만으로는 구조적으로 안정된 형상으로 성형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특성은 실리카를 단열재 소재로 활용하는데 결정적 단점으로 작용한다. 단열재는 쓰이는 곳에 따라 높은 단열성능 뿐 아니라 일정한 강도와 내구성, 경량성 등 여러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 에이티는 실리카 입자와 입자 간 연결체 역할을 하는 '바인더' 소재를 찾아냈다. 이어 에이티는 안정적 연결구조와 적정 혼합비율 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도출하는데 집중했다.
 
기술개발에 착수한지 2년 만에 에이티는 목표를 실현했다. 높은 불연·단열성, 내구성, 강도, 경량성 등 여러 특성을 비롯해 시공용이성,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고성능 불연단열재를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안 대표는 "에너지절감과 화재안전을 보장하는 고성능 불연단열재를 하루 빨리 개발해 시장에 제공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기술개발에 몰두했다"며 "바인더 적용기술과 구조안정화 기술, 형상가공기술, 경량화 기술 등이 에이티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피력했다.

◆ 현장서 묻고 들으며 개발한 '내화단열블록'···수요 맞추기 '안간힘'

 

에이티는 불연단열재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건축용 블록 양산에도 올해 6월부터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카가 첨가된 '내화단열블록'은 기존 블록보다 약 20% 높은 내화·단열 기능을 자랑한다. 그만큼의 열 손실을 줄임으로써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블록과 비교해 적은 양의 시멘트가 소모돼 경제적이다. 두께가 얇고 가벼워 운반·보관이 용이하다. 각 블록에는 시공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홈, 돌출부분인 '쪽매'가 있다. 기존 블록과는 달리 고도의 조적기술이 요구되지 않고 구조적으로도 안전하다.

에이티 블록은 기존 블록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블록·조적비용을 포함한 총 비용을 따져보면 비슷한 수준이다. 시공이 쉬워 공사기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전체 공사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안 대표는 "건축비를 낮추는 핵심은 블록비용 보다도 조적 용역비를 줄이는데 있다"며 "건축현장을 직접 돌며 여러 관계자와 전문가로부터 들으며 이러한 부분도 알게 됐고, 조적비용을 줄이는데도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올해 대형건설사에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그 수요가 늘고 있다. 에이티는 증가하는 수요를 맞춰나가려 최근 세종에 생산 공장을 확보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부여에 공장을 신축, 생산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에이티는 내년 상반기 내화단열블록 매출로 약 10억을 예상하고 있다.

◆ 개발비 지원·제품 전시·거래처 확보···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실증지원사업 '큰 도움'

 

에이티는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 9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전시전에 참가해 자체 개발한 제품을 소개했다.(좌측사진)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센터에 에이티 제품이 전시돼 있다.(우측사진)
에이티는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 9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전시전에 참가해 자체 개발한 제품을 소개했다.(좌측사진)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센터에 에이티 제품이 전시돼 있다.(우측사진)
안 대표는 지금까지 개발을 지속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이사장 이희국)의 실증지원사업을 꼽았다. 실증지원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시제품 제작과 성능평가를 위한 상당 비용은 이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 상시전시장 내 제품 전시 지원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경쟁사를 비롯한 관계자들로부터 제품 관련 문의, 피드백 등을 받고 있다.

또한 에이티는 지난 9월에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를 통해 오사카에서 열린 ‘고기능소재전‘에 참가해 전시부스를 운영했다.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받은 제품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과 제안도 도움이 됐다.

그는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큰 걸림돌이기도 했던 시제품 제작·성능평가에 대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수요기업의 요청에 신속히 대응 할 수 있어 거래처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며 "실증지원사업을 통해 투자설명회와 비즈니스 상담회 개최가 더욱 확대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신재생 에너지를 화두로 미래에 에너지를 어떻게 개발할지가 주목되고 있는데 '개발'도 중요하지만 '절약'이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 강조하며 "불연단열재, 이것이 활용된 제품을 상용화시켜 에너지를 절약해 나감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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