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우주
저자: 김혜성, 출판: 파라사이언스

◆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

저자: 김혜성, 출판: 파라사이언스
저자: 김혜성, 출판: 파라사이언스
우리 몸에는 체세포보다 더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최근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체세포는 대략 30조 개이고 인간 몸에 사는 미생물은 39조 개로 추정된다.

우리 몸에서 미생물이 가장 많은 곳은 대장이고, 가장 다양한 미생물이 사는 곳은 입속이다.

또 우리 몸에서 미생물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은 없다. 음식물과 공기가 수시로 드나드는 소화기와 호흡기는 물론 임산부의 태반이나 몸의 가장 안쪽인 뇌에서도 세균의 흔적이 발견된다.

우리 몸 각 부위별로 어떤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목적이다.
 
미생물은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감기나 비염,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잇몸병, 장염, 대장암 같은 소화기 질환을 일으키고 당뇨와 심혈관 질환과 같은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바이러스는 시시때때로 감기를 일으키고 피곤할 때 입술을 부르트게 하며 간염이나 자궁경부암을 가져온다. 세균은 폐렴과 설사를 일으키며 충치와 잇몸병을 만든다." 하지만 미생물이 늘 이런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특히 말썽꾸러기로 지목되는 세균의 수가 급격히 늘어 온순한 세균들을 꼬드길 때, 말썽이 생긴다.

미생물 중에는 특별히 말썽을 일으키는 녀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온순하게 살아간다. 심지어 우리가 소화하지 못하는 영양분을 소화해 우리에게 선사하는 녀석들도 있다. 미생물에게 받은 물질을 우리 몸은 에너지로도 쓰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혈관을 확장하고 장의 운동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사용한다.

또 장 미생물이 만드는 신경전달 물질은 우리 뇌에 작용해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만들기도 하고 우리 기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미생물은 우리 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몸의 일부일 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함께 도모하는 동반자이다.

◆ 미생물이 살아가는 법

생명과 건강의 동반자인 미생물을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의 두 번째 목적이다. 미생물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가졌다. 미생물은 우리 인간들처럼 모여 살면서 서로를 보호하고 먹을 것을 나누고, 신호를 주고받으며 집단행동을 감행한다.

대부분의 미생물이 순한 녀석들이 우세할 때는 순한 미생물이 되고 말썽꾸러기들이 우세할 때에는 말썽꾸러기가 되는 것도, 우리 인간과 비슷하다. 하지만 세균은 우리 인간에게는 없는 능력을 가졌다. 마치 먹을 것을 주고받는 것처럼 유전자를 나누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항생제와 같은 치명적인 환경에서도 세균 공동체가 유지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경쟁도 한다. 우리 몸속에서는 먹을 것이나 정착할 곳을 두고 미생물들이 벌이는 경쟁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미생물들은 다른 미생물을 죽이는 물질을 분비해서 상대를 제압하고 자신을 보호한다. 세균(bacteria)을 잡아먹는(phage)다고 해서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라고 부르는 바이러스도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내성 걱정 없는 천연 항생제가 된다. 또 미생물은 우리 몸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며 우리의 생존과 번식,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미생물을 알고 이해하는 것은 질병의 원인을 아는 것이면서, 동시에 우리 몸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 미생물과의 공존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생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생활 습관을 바꿔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미생물을 피할 수 없고 미생물이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생물과의 공존은 생명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태초의 생명인 미생물은 진화와 진화를 거듭하면서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탄생시켰고, 우리가 태어나 생을 이어가는 이 순간까지 함께하고 있다. 또 미생물과의 공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깊은 곳에서도 이루어진다.

"우리 몸을 이루는 근간인 우리 몸 세포, 세포에서도 가장 안쪽인 핵 안에 꽁꽁 밀봉되어 있는 유전자, DNA에까지 미생물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 자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인간 유전자의 8%는 바이러스에서 옮겨온 것이고, 37%는 세균에서 온 것이다.

미생물은 대체로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만약 미생물로 인해 우리 몸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미생물과 평화로운 공존을 하지 못하는 우리 몸 혹은 우리 면역력에 문제가 생긴 까닭인 경우가 더 많다." 결국 건강을 위해서 평소 면역력을 키우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에 대해서도 마냥 미생물 탓만 해서 약을 찾을 것이 아니라, 평소에 미생물과 공존하는 몸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글: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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