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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단지 30주년 기념행사 '外華內貧' 전락 위기

[대덕단상]연구단지 집안 잔치 우려...전국민 참여 행사돼야

올해로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된지 30년을 맞는다. 지난 70년 개발경제시대때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숨은 역군이라 할 수 있는 대덕연구단지가 어느덧 어엿한 家長으로 변모한 것이다. 모방 위주의 1세대 기술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혁신이란 2세대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연구단지 조성 30주년이 갖는 의미는 연구단지 과학자는 물론 전국민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안팎으로 대덕연구단지의 위상과 명성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다. 누군가는 요즘 대덕연구단지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지칭한다. 즉 청년기를 지난 어엿한 30세의 성인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10대 청소년이 자신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방황하고 갈등하는 것 같다고 빗댄다.

지난 30년간 대덕연구단지는 그에 걸맞는 대우와 대접을 받지 못했다. 성년식도 제대로 못치룬 가운데 1세대에 대당하는 30주년이라고 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기념행사를 통해 제2의 도약을 도모하고 축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30주년 기념행사가 전 국민에게 대덕연구단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들과 소원해던 거리감을 좁혀 과학대중화를 위한 역사적인 발걸음이 되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다. 그러나 지난 24일 발표된 대덕연구단지 조성 30주년 기념행사 내용을 보면 '外華內貧'이란 말이 떠오른다.

과연 '연구단지 30주년, 미래과학 100년'이란 슬로건에 걸맞는 행사가 될 지 의문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를 반영하듯 30주년 기념행사에 관한 설명회에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행사의 취지와 효과측면에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연구단지 30주년 기념행사는 예산 미확보와 행사 기획력 부재 등 핵심적인 사항이 미흡해 연구단지만을 위한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오는 9월 29일부터 열리는 30주년 기념행사는 크게 연구성과 전시회와 국제심포지엄, 입주기관 개방행사 등으로 나눠 열린다. 연구성과 전시회의 경우 출연연과 민간연구소 등 27개 기업이 참가한다.

30년간 수행해온 연구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협소한 공간과 정형화된 사진과 판넬 등을 전시공간으로 꾸밀 계획이어서 관계자들은 그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선진국의 경우 과학기술 관련 전시방식이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험위주로 바뀌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아마 예산상의 이유가 가장 클 것으로 여겨진다. 이럴 경우 일반인은 물론 학생들에게 과학적 호기심과 재미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심포지엄의 경우도 일반인들이 참가해 연구단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외국의 학자들이 참석해 연구단지의 성과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 그쳐서는 부족하다.

전시 및 심포지움 등 기념행사에서 연구단지 밖 사람들과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혀 일반인과 교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3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기간은 대전시가 추진하는 엑스포 개최 10주년과 벤처국방마트 기념행사 시기와 맞물려 있어 자칫 연구단지 30주년 행사가 엑스포 10주년 기념행사와 벤처국방마트에 묻혀 버릴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예산도 문제다. 당초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는 과학기술부에 1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5분 1이 삭감된 2억원 밖에 배정을 받지 못했다.여기에 관리본부 1억원,연구단지 기관장 협의회 1억원, 대전시 6천만원 등 총 4억6천여만원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 기업이 해외 전시회에 나갈 경우 번듯한 전시관을 꾸밀경우 최소 10억원 이상이 든다는 것에 비해 '鳥足之血'에 불과하다. 과학기술부 장관이 현장 집무를 위해 대덕에 집무실을 마련해 매주 내려올 정도로 대덕연구단지에 큰 기대와 관심을 갖는 상황에 비쳐볼때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렇다 보니 연구단지 30주년 기념행사는 단지 행사를 위한 행사에 머무를수 밖에 없고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출연연의 한 원로과학자는 "연구단지는 그 역할에 비해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못했고 대덕이라는 특별한 지역에서 30년을 보내왔다"면서 "30주년을 계기로 내부 구성원은 물론 외부 구성원과도 긴밀하게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피력했다.

일반 국민들도 연구단지에 대해 알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30주년 행사가 연구단지 사람들만의 집안 잔치로 끝나지 않고,한국 경제의 새로운 견인차로 연구단지가 거듭날 수 있는 범국민적 행사로 치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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