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닐 코민스 저, 역: 박아람, 출판사: 한빛비즈
원서: The Traveler's Guide to Space: For One-Way Settlers and Round-Trip Tourists

◆ 우주여행을 떠나는 당신에게 벌어질 일

저: 닐 코민스 저, 역: 박아람, 출판사: 한빛비즈.<사진=Yes24 제공>
저: 닐 코민스 저, 역: 박아람, 출판사: 한빛비즈.<사진=Yes24 제공>
발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작된다. 나사(NASA)는 예정된 발사 시각을 문자 T로 표시하는 전통이 있다. 이에 따라 카운트다운은 T 마이너스 10, 9, 8… … 하는 식으로 표시된다.

상용 우주 비행의 경우는 다를 수도 있다. 그래도 대개 10, 9, 8… … 3, 2, 1, 이륙! 하는 식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카운트다운이 되는 사이 로켓 엔진은 이미 점화돼 있다. 로켓 추력이 필요한 수준에 이르면 로켓을 발사대에 붙잡고 있던 고정 장치들이 풀린다. 이 시간 동안 탑승자는 엄청난 진동을 느끼게 된다.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까다로운 신체검사까지 통과한 당신이 드디어 우주선에 올랐다(치자)! 불안하겠지만 걱정할 것 없다. 이 책이 당신에게 엄청난 정보들을 제공할 테니 말이다.

저자와 함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발사 카운트다운을 세고, 신비하기 그지없는 '미소 중력'을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칼 세이건이 말한 '창백한 푸른 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게 된다.

우주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은 다양하다. 우주에서 찍은 셀카는 당신을 순식간에 인스타그램 스타로 만들어줄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말할 것도 없다. 상용 우주선은 탑승객들이 여러 방향에서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창문을 아주 많이 만들어놓을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도 다양한 놀이를 즐겨볼 수 있다. 허공에 뜬 음식에 손을 대지 않고 입만 가져다 대고 먹는다든지 허공으로 상대가 띄워 보낸 음식을 받아먹는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슈퍼우먼이나 슈퍼맨처럼 허공을 가로지르는 건 일상이다. 양손에 추를 들고 양옆으로 팔을 뻗은 뒤 누군가에게 몸을 돌려달라고 부탁하면 누구나 피겨 선수처럼 빙빙 돌 수 있다.
물론 우주여행에 신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드넓은 우주를 여행하지만 몸은 우주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있기 때문에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한다.

비좁은 우주선에 함께 탄 사람들과 짧게는 며칠에서 수개월, 때로는 몇 년을 지내는 일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게다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하기도 매우 어렵고, 여행 루트에 따라 영영 지구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주여행이라는 형식을 통해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설명한다. 어렵고 힘든 여행을 함께 하는 유능한 가이드를 만난 셈이다.

◆ 우주에서 지구를 본 사람은 '우주적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공상 과학 영화나 SF소설의 장면을 활용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우주 과학 상식을 설명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화 〈미션 투 마스〉에 등장하는 바람에 펄럭이는 온실 벽은 지구 표면보다 기압이 160배 낮은 화성 표면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화성 정착기를 다룬 영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에 등장하는 임신부 우주인 또한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캐릭터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동안 작용하는 미소 중력이 임신부의 순환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한 화성에서 태어난 아이는 강한 중력의 힘과 싸울 필요가 없기에 근육과 골격 등에 큰 차이가 난다. 책을 읽다 보면 화성에서 태어난 소년이 지구에 돌아오지 못하도록 말리고 싶어질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이 이끄는 대로 우주여행을 상상하다 보면 어느새 과학과 세상을 연결 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주여행을 꿈꾸는 한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지식은 어렵고 피곤한 '학문'이 아니다.

지구와 태양계, 다양한 행성을 탐구하며 느끼게 될 우주의 아름다움 속에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가 깃들어 있음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가장 의미 있는 일은 아마도 지구를 보았다는 점일 것이다. (중략) 우주에서 단일체로 존재하는 지구를 바라보면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어째서 우리의 행성과 삶, 그 밖의 모든 것에 대해 그토록 좁은 관점을 지녔을까? 왜 우리는 서로에게 해를 입히거나 나쁜 감정을 갖지 않고 어울릴 수 없는 걸까?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다. 같은 종이면서 같은 세상에 사는 존재들이다. 우주에 나가보면 지구라는 세상이 얼마나 연약하고 독특한지 알게 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 태양계에서 우리 인간과 같은 존재는 어디에도없다."(본문 328쪽)

국내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여행을 해왔다. 하지만 우주여행은 이 모든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지구 바깥으로의 여행은 그 어떤 여행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고 아름다운 경험일 테지만, 그만큼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주여행이 상용화된다 해도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용이나 까다로운 신체적 조건이 요구될 것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우주에 다녀온 사람들은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이 단 한 장면으로 평생의 가치관이 뒤집혔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난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평생의 관점을 바꿔줄 여행 계획을 이제 시작해보자.

<글: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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