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AI'로 관찰한다···"제2의 세월호 없을 것"

광학·영상시정계 국산화 성공한 '시정' 채신태 대표 '시정계 패러다임 전환 中'
전자맵·GPS 탑재한 영상시정계 'JS-002' 개발···"향후 이동식 시정계 및 실시간 시정 데이터 선보일 것"
윤병철 기자·정정은 인턴 기자 bill9514@hellodd.com 입력 : 2017.12.14|수정 : 2017.12.25
채선태 대표가 시정계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융합하면서 시정 분야 패러다임이 진화한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채선태 대표가 시정계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융합하면서 시정 분야 패러다임이 진화한다.<사진=정정은 인턴 기자>

2014년 대한민국에 큰 혼란을 가져온 '세월호' 사건. 당시 세월호가 짙은 안개 속에서 출항한 것으로 밝혀져 출항 허용의 정당성에 대한 큰 논란이 있었다. 감사 결과 대기 혼탁정도를 나타내는 시정거리가 관측기기마다 제각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처럼 시정거리로 인한 논란은 앞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그 혁신의 중심에는 정확한 가시거리 측정기 사업화 모델을 구축한 시정계 개발업체 '시정(대표 채신태)'이 있다.

시정계는 가시거리를 측정하는 기상관측장비다. 보통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최대거리를 측정하며 주로 항만이나 공항, 고속도로 등에서 사용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이하 표준연)의 위탁과제를 수행하면서 시정계에 대해 알게됐어요. 그러다 기상청 과제 중에서 시정계 국산화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시정계 시장이 안타까워 제가 직접 국산화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표준연에서 기술이전도 받고 발품 팔아가면서 그 '틈새시장'을 노렸습니다."

채신태 대표는 시정 분석기기를 국산화 하겠다는 일념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먼저 시정계 시장을 분석한 그는 "미세먼지와 극심한 안개 현상으로 인한 가시거리 미확보로 영종대교 100종 추돌사고 등 대형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지만 대책은 미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제적 난관에도 '빅데이터·AI' 접목한 차세대 시정계 개발

상황을 파악한 그는 국내에서 쓰이는 기존 광학시정계서 문제를 찾았다.

광학시정계는 '광투과율방식'과 '전방산란방식'으로 나뉜다. 광투과율방식은 측정방법 중 제일 정밀도가 높다. 발광부서 수광부로 광원 발사 후 빛 흡수율을 측정해 시정거리를 산출한다. 하지만 두 시정계의 설치거리(샘플링 범위)가 대부분 1km로 멀어 설치에 불편함이 많다.

반대로 전방산란방식은 샘플링 범위를 20cm 미만으로 줄였다. 설비는 간편하지만 범위를 줄인만큼 좁은 면적을 측정하기에 정확도는 떨어진다.

"기존 시정계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샘플링 범위를 1m로 조정한 뒤 반사경으로 빛을 왕복시키는 방법을 생각했는데, 이를 통해 설치면적을 감소시키면서 동시에 정확도도 가져갈 수 있었죠."

채 대표가 개발한 광학시정계 'JS-003'은 핀란드 VAISALA사 제품 대비 샘플링 범위가 20배 높다. 무선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고 국내 A/S도 제공하는 등 우수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전방산란방식처럼 좁은 구역에서만 시정거리를 측정하다 보니 여전히 신뢰도가 부족하단 의견이 많았다.

이에 채 대표는 영상 분석을 통해 가시거리를 측정하는 영상분석시정계 'JS-002'를 개발했다. 그는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조언과 표준연, 한국천문연구원의 기술지원으로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시정계를 만들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JS-002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제품입니다. 전자지도와 GPS를 탑재하고 있어 정확한 가시거리를 측정할 수 있고 직접 가지 않아도 모니터링으로 현장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죠. 오류나 잘못된 부분은 관계자끼리 즉각 소통 가능하고 측정자료는 데이터로 보존돼 짙은 안개나 미세먼지로 인한 사고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닥친 어려움도 있었다. 기술 능력은 충분하지만 투자문제로 어려움을 느꼈다는 채 대표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임종태·이하 대전혁신센터)의 '6개월 챌린지 플랫폼 사업'의 도움으로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는 "대전혁신센터로부터 시제품 개발 사업비를 지원 받았고, 구체적인 사업화 모델 컨설팅과 기업투자 IR 지원, 투자사 소개 등 다양한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대표 이용관)'의 투자도 동반됐다. 

전자지도와 GPS를 탑재한 'JS-002'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접목된 차세대 영상 시정계다. <사진=시정 제공>전자지도와 GPS를 탑재한 'JS-002'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접목된 차세대 영상 시정계다. <사진=시정 제공>

◆미래는 예측 아닌 창조···"시정계 시장 패러다임 전환할 것"

현재 시정에서 개발한 시정계는 모두 고정식 분석기기로 대부분 건물 옥상에 설치돼 시정거리를 측정한다. 채 대표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운송수단과 결합한 이동식 시정계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미래 사업도 소개했다.

"기술을 향상시켜 시정계를 더욱 소형화 시킬 수 있습니다. 휴대 가능할 정도로 시정계가 소형화된다면 충분히 자동차와도 접목시킬 수 있는거죠. 소형 시정계와 모빌리티(Mobility)가 접목될 경우 시정계의 활용은 훨씬 넓어질 겁니다."

하지만 채 대표는 개발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 밝혔다. 그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한 번에 높은 수준으로 연구를 진행하려고 하면 중간 시장을 놓칠 수 있다"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기술 개발해 나가는 것이 이 분야를 더욱 선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채 대표는 본인의 제품이 시정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자신했다. 

"큰 인기를 누리던 필름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 출시 후 몇 년만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영상시정계 상용화도 마찬가지로 시정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 아이템이 될 것이라 생각했죠. 맑은 날씨와 흐린 날씨가 겹쳐진 기업마크 역시 그런 의미와 일맥상통합니다."

10개의 시정계 특허 출원과 3D 프린터로 직접 부품을 만드는 채신태 대표에겐 시정계 기술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이 넘쳐 보였다. 표준연과 연구소기업도 준비하고 있다는 채 대표는 "보다 정확하고 경쟁력있는 시정계뿐 아니라 빅데이터, AI 등 핵심 기술을 통해 'K-Weather' 같은 실시간 시정 데이터도 선보일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 합니다. 미국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이 말처럼 저희는 앞으로 시정계 시장의 패러다임을 직접 창조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것이 시정이 꿈꾸는 미래입니다."

채신태 대표는 필요한 부품을 직접 3D 프린터로 만드는 엔지니어로,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이 넘쳤다. <사진=윤병철 기자>채신태 대표는 필요한 부품을 직접 3D 프린터로 만드는 엔지니어로,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이 넘쳤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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