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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보지 않으면 모를 '현장'에서 일과 학습 '동시에'

IPP형 일학습병행제 참여 대학생, 기업에서 실무도 공부도 '척척'
학생 "회사 성장 실감"··· 팀장 "탐나는 학생들"
일터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윤병철 기자>일터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윤병철 기자>

"참 탐나는 학생들이에요. 곧 평가가 있는데 기다려지네요."
 
일에 한참 열중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던 명기범 팀장은 말했다. 여학생은 능숙하게 엑셀 표를 다듬고, 남학생은 편안한 목소리로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명 팀장이 근무하는 회사는 셀프세차장 전문 솔루션업체 이건테크(대표 이경순). 2005년 셀프세차장 시공사업을 시작해, 셀프세차에 관한 장비와 설비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이 분야 강소기업으로 떠올랐다. 최근 여가가 접목된 토털 세차문화 서비스를 선도하면서 본격적인 일류 브랜드 구축에 나섰다.
 
주 사업은 셀프세차장을 운영하려는 창업주들에게 시공부터 마케팅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부대사업으로 세차 용품을 제조 유통하고 있다. 현재 전국 260개 지역점이 가동 중으로 "새로운 브랜드 서비스가 출시돼 사세가 폭등하는 시기"라고 명 팀장은 설명했다.
 
"이렇게 시장이 막 일어나기 시작할 때 인재가 중요합니다. 저희는 직접 인재들을 키워 핵심인재로 성장시키자는 취지로 일학습병행제를 진행해 왔어요. 2015년, 2017년 고용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기업 현장서 이론 학습과 현장 실무를 병행하는 'IPP형 일학습병행제'
 

명 팀장은 4학년 대학생 두 명을 6개월 동안 마케팅 이론과 실무를 가르쳐 왔다. 학생들은 'IPP형 일학습병행제' 과정을 통해, 마케팅 최일선에서 고객과 직접 만나며 이론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IPP형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주도로 체계적 현장교육을 하는 한국형 도제제도다. 기업이 대학생 학습근로자를 선발해 이론 학습과 현장 실무를 병행한다.
 
일정 기간 후에는 국가 평가를 통해 근무를 자격 또는 학위로 인정하는데, 교육에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이하 NCS)이 동원되는 특징이 있다.
 
명 팀장은 제도에서 요구하는 NCS 수준이 대학교 4학년이 배우기엔 난이도가 높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회사에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맹점 전략수립'이나 '협동조합 창업전략'을 모델로, 전략을 이론에 대입해보니 기대보다 괜찮은 수준의 결과물을 경험했다.
 
그는 "학생들이 이론에 대한 이해도도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도 나와서 마케팅 전략분석의 실무 이론에 좋은 교육이 됐다"고 평가했다.
 
명 팀장은 현재 근무하는 일학습병행제 학생들에 대해 "정규직 채용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다른 직무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는 3명의 한남대 기계공학과 학생들에게도 "장비운영팀의 정규직 채용 기회가 우선 열린다"고 밝혔다. 물론 학생 본인이 이곳 취업을 원할 경우다.

반년 간 연을 맺은 (좌부터)최우석·추일호·김다영 한남대 IIP형 일학습병행제 학생들과 명기범 이건테크 경영기획팀장 <사진=윤병철 기자>반년 간 연을 맺은 (좌부터)최우석·추일호·김다영 한남대 IIP형 일학습병행제 학생들과 명기범 이건테크 경영기획팀장 <사진=윤병철 기자>

세차 '1'도 모르던 학생··· 지금은 내년 마케팅 정책 '당당 제안'
 
오전에는 교육생으로, 오후에는 사원으로 일하는 두 학생은 추일호(남), 김다영(여) 한남대학교(총장 이덕훈) 중국경제통상학과 4학년 재학생.
 
"제가 차가 없어서 세차 문화는 아예 1도 몰랐어요. 여기에 와서 공부 열심히 했어요. 현장도 나가서 실제 세차하는 고객들 성향도 알아갔고요."
 
이제는 "세차가 뭔지 2 정도는 안다"고 수줍게 말한 김다영 학생은 회사 SNS 부운영자역을 맡고 있다. 개인적인 SNS는 익숙했지만, 기업 SNS는 성격이나 책임이 다르다. 창업주들과 세차고객에게 알찬 정보를 주고, 회사 정책과 제품·서비스를 알리며, 그들의 요구를 잘 갈무리하며 소통해야 한다.
 
초반에 김다영 학생은 SNS에 쓸 주제들을 기획하려 책도 읽고 사내 서류도 뒤적이다가, 아예 선배 직원들을 따라 현장에 나갔다. 현장에 가니 세차장 작동방식을 이해하고. 창업주들의 애로사항도 듣고, 매장 운영도 보니까 자연스럽게 쓸 글이 늘어갔다.

추일호 학생은 쇼핑몰 운영과 제품 관리를 맡고 있다. 글을 남기는 SNS와 달리 쇼핑몰은 고객과의 실시간 소통이 주다.
 
"나름 고객과의 소통법이 늘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빨리 파악하고 제대로 대응하는 요령이 생겼달까요. 회사 직원들의 부서와 직급에 따른 전문성과 역할, 업무 관련 능력과 책임 등을 알게 됐어요. 회사에 대해서도 해외 진출 시 성장성이 더 클 것으로 봤고요."
 
추일호 학생은 거처도 아예 회사 근처로 옮기고 도보로 다닌다. 퇴근 후는 운동과 어학 공부로 여가를 알뜰하게 보내고 있다. 그와 달리 동기들은 휴학하고 자격증 공부나 여행 등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두 학생은 내년 영업 전략에도 나름 성과를 보탰다. 쇼핑몰에서 일시적 가격인하 이벤트를 했는데, 판촉 종료 후에도 고객들의 가격인하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고객들의 끊임없는 요청은 분명한 수요'라고 생각한 두 학생은 팀장 등에게 고객의 요구사항과 자신들의 의견을 전했다. 그 결과, 내년부터 일부 제품에 대해 상시 할인정책이 적용된다. 성과라면 성과다.
 
기업 현장에 맞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현실화 필요성 제안
 
명 팀장은 일학습병행제 실효성도, 한남대 학생들의 태도도 좋지만, 근본 제도에 대해 한 가지 실무적인 바람을 더했다.
 
그는 NCS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세부단위를 기업 현장에 맞게 더욱 현실화할 필요를 봤다. 현장에는 교재에서 요구하는 장비를 다 갖출 수 없고, 현장 시스템을 이론에 맞게 모두 부합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기업 입장에선 투입되는 소요 시간과 자원을 줄이고, 학습근로자는 자기 교과목에 맞는 실습을 가용 환경에서 가능하도록, 이론적용 세부단위를 융통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년과 일자리 매칭이 더욱 필요한 현실에서, 살을 맞대며 계속 서로를 맞춰가는 IPP 실효성이 주목된다. <사진=윤병철 기자>청년과 일자리 매칭이 더욱 필요한 현실에서, 살을 맞대며 계속 서로를 맞춰가는 IPP 실효성이 주목된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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