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본격 진출한 바이오 벤처들···올해만 다수 성과
딥테크 기반 창업 공동 생태계 구축 "스타트업 연결고리 만들어져"
특히 올해 두각을 나타낸 대덕벤처는 '바이오'와 '딥테크' 분야로 꼽힌다. 이들의 성적표는 한마디로 'A+'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궈낸 소득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로 보여진다.
바이오 분야 대덕벤처들은 세계 유수 기관·기업에 임상 시료를 공급하거나 해외에 수백억원 이상의 독점 수출권을 획득하는 등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딥테크 본토라고 불리는 대덕에서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공동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섰다.
◆ 해외 독점 수출권부터 연구·생산시설 확충까지 "축적의 성과"
대덕 바이오벤처인 펩트론(대표 최호일)은 지난 10월 영국 UCL 런던대학교에 'GLP-1' 계열 약물인 파킨슨병 임상 시료를 공급하기로 했다. 임상3상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시료이며 총 700명의 파키슨 환자에게 3년간 투약된다. 임상 시료는 내년 4~6월부터 공급될 전망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용주)는 지난 9월 조인트벤처인 '검테라퓨틱스'에 슈퍼항생제와 함께 투여하는 베타락탐 분해효소 저해제 후보물질 'LCB18-0055'를 기술이전했다. 후보물질이 또다시 제3자에게 이전될 경우 1억달러의 수익을 받는 권리도 확보됐다.
일부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 일종인 '베타락탐'을 분해하는 효소를 갖고 있어 항생제를 투여해도 약효를 무력화하는 경우가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항생제와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막는 물질을 함께 투여하는 신약을 개발하려는 추세다.
분자진단 전문 벤처인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는 지난 9월 연구·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7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확보한 자금은 시설부문에 33억원, 운영부문에 37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지노믹트리는 대장암·방광암·폐암 등 3종류의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임상시험하고 있다. 이번에 유치한 자금도 임상 시험에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신라젠(대표 문은상)은 지난 8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암연구소와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국립암연구소 주관으로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 더발루맙을 함께 투여하는 임상 1상과 2상이 이뤄진다. 임상시험 관리와 비용 부담은 모두 국립암연구소에서 맡는다.
또 알테오젠은 2세대 항체·약물 결합체 플랫폼 기술인 '넥스맵'을 개발했고 국내 등에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 8월에는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유방암·위암치료제 'ALT-P7'의 국내 임상 1상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다국적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 3상을 해외 15개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대덕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큐어팜(대표 이상목)과 파로스백신(대표 제정욱)이 이번달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CAR-T 세포 치료제 시료 생산과 임상시험을 본격 시작할 전망이다.
◆ "올해 대덕 딥테크 스타트업 공동 생태계 기반 다져"
대덕을 중심으로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공동 생태계가 형성됐다. 특히 지난 11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대표 이용관)가 개최한 '2017 테크데이' 행사에서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여해 딥테크 역량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로봇·배터리·웨어러블기기 등의 다양한 기술 기반 혁신 제품들을 만들어내며 기술이 실현되는 사례를 만들어왔다. 혁신 제품을 출시한 스타트업부터 연구개발 단계를 거치는 스타트업까지 미래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처럼 딥테크 기반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기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덕이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무대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한다. 기술을 시장으로 연결하며 스타트업과 산업의 연결고리가 다져지고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한 전문가는 "우수 기술만 강조하던 대덕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눈높이를 맞춰 세련돼졌다"라며 "투자자도 대덕에 주목하고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가 마련되고 있다"고 소회했다.
출연연 한 원로 과학자는 "바이오 대덕벤처들이 차별화된 기술을 중심으로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어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기술창업-투자-시장진출 등의 선순환 구조 생태계에서 히든챔피언이 상당수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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