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선 생명연 박사팀, "신규 폐암·간암 치료제 개발 기대"

 DDIAS의 TRAIL-매개하는 외인성 세포사멸 조절 기전. <자료=생명연 제공>
DDIAS의 TRAIL-매개하는 외인성 세포사멸 조절 기전. <자료=생명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폐·간암 치료제 내성에 관여하는 '세포사멸 유전자' 기전을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원미선 유전체맞춤연구단 박사팀이 폐·간암 치료제 내성에 관여하는 세포사멸 유전자(DDIAS) 기전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세포가 스스로 죽는 현상을 '세포사멸(Apoptosis)'이라고 한다. 세포사멸은 정상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되는 것을 막지만,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암세포는 세포사멸에 저항하며 끊임없이 증식한다. 

세포사멸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활성화되는데 세포 외부에 존재하는 인자로부터 시작되는 외인성 세포사멸과 세포 내부의 요인으로 시작되는 내인성 세포사멸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DDIAS가 외인성 세포사멸을 억제하는 기능을 규명했다. DDIAS의 양이 감소되면 정상세포는 영향을 받지 않으나 암세포는 세포사멸 경로를 통해 죽는 현상을 발견해 DDIAS가 암세포의 세포사멸을 막는 기능이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 

외인성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수용체 결합 인자(TNFα, TRAIL, FasL)가 수용체 (TNFR, DR4, Fas)에 결합하면 수용체 연결 단백질인 FADD와 카스파제-8(procaspase-8)가 함께 결합해 세포사멸 유도 신호 복합체(DISC)체가 형성되고 카스파제-8의 활성화를 통해 세포사멸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DDIAS가 FADD와 결합해 DISC가 형성되지 못하게 막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DDIAS가 세포사멸의 핵심 단백질인 카스파제-8의 분해를 촉진시키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 암세포의 세포사멸을 막는 이중 장치가 있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TRAIL'에 대한 내성 극복의 방안으로 DDIAS 기능 억제를 제시했다. TRAIL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 '죽음수용체'(TRAIL 수용체)에 결합해 외인성 세포사멸을 활성화시킨다. 

연구팀은 TRAIL과 DDIAS 저해제를 동시에 처리하면 폐암과 간암세포가 효과적으로 죽는 것을 관찰했다. DDIAS의 기능을 억제하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카스파제-8의 양이 증가될 뿐 아니라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DISC 형성이 촉진돼 TRAIL에 의한 외인성 세포사멸이 활성화 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미선 박사는 "DDIAS가 외인성 세포사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근거를 보여준 이번 연구는 학문적으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암치료 타겟으로서 DDIAS의 가치를 검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암유전자(Oncogene)' 지난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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