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서 짓고 세종서 고치고···120km 이은 공존현실

CHIC, 세계최초 공존현실 미래직업 체험 서비스 '모두모여 해상도시' 발표
HMD를 쓰고 있는 아이들. 이들은 가상공간에서 다시 만나 동시에 도시를 설계하고 건축한다.<사진=CHIC 제공>HMD를 쓰고 있는 아이들. 이들은 가상공간에서 다시 만나 동시에 도시를 설계하고 건축한다.<사진=CHIC 제공>

#4명의 작업자가 도시를 설계하고, 그에 맞춰 건설이 진행된다. 차곡차곡 건물이 지어지는 도중, 세종 작업자가 배치가 효율적이지 않음을 깨닫고, 분당 작업자에 재건축에 대한 건의를 한다. 두 도시 사이 거리는 120km, 그런데 출장도 없이, 전화도 없이 즉석에서 논의가 이루어진다. 모여 있지만 모여 있지 않은, 기묘한 이 건축현장은 VR(가상현실)로 가능한 '모두모여 해상도시'다.


과학기술이 교육 환경도 바꿔놓고 있다. 원격 네트워크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공존현실이 교육과 접목하며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만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음향과 촉감, 동작, 감성까지 실제처럼 전달하며 '현실-가상-원격' 사이의 구분을 없앤 '실감교류 인체감응 확장공간'이 등장했고, 이를 구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기술인 공존현실 플랫폼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단장 유범재)이 한국잡월드(이사장 장대익)에서 발표한 세계최초 공존현실 플랫폼 기반 미래직업 체험서비스인 '모두모여 해상도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도 분당 한국잡월드에서 참가한 학생과 세종 아름중학교 학생이 원격 네트워크에서 만나 논의를 통해 해상도시를 설계하고 건설했다. 전기와 수도, 도로, 조경 등 각자 전문 직업군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 직업 환경을 체험하고, 분업과 협업체계를 체험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두모여 해상도시의 핵심이 되는 플랫폼 기술 개발을 맡은 건 SPTek(대표 채현종). 2001년부터 쌓아온 무선인터넷, 클라우드 등 이동통신 솔루션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AR과 VR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며 모두모여 해상도시 개발에 주축을 담당했다.

◆아직은 제약이 있는 현실

장상규 SPTek 실장은 첫 모두모여 해상도시 전시에서 2명의 학생이 40분간 즐겁게 체험한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사진=이원희 기자>장상규 SPTek 실장은 첫 모두모여 해상도시 전시에서 2명의 학생이 40분간 즐겁게 체험한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사진=이원희 기자>

모두모여 해상도시 개발을 담당한 장상규 AR/VR SPTek 기술개발실장은 그간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보람과 아쉬움을 동시에 전했다.

장 실장은 "플랫폼 솔루션 개발은 기술의 정교함과 편의성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공존감과 연관성이 최우선이었다"라며 "연구단의 장점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함께 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목적이 아닌 교육용 솔루션이다 보니 잡월드와 학교의 요구사항도 반영을 통해 실용화할 경우를 내다봐야 했다"며 "특히 아이들이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재미'도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장상규 SPTek 실장은 첫 모두모여 해상도시 전시에서 2명의 학생이 40분간 즐겁게 체험한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모두모여 해상도시가 테스트단계를 포함해 전시가 이루어진 건 5회. 이 과정에서 특장점과 보완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먼저 '재미'는 성공이었다. 참여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매우만족'을 나타낸 학생이 85%, '만족'까지 포함하면 92.5%의 학생이 모두모여 해상도시를 재밌게 즐긴 것으로 나왔다. AR/VR이 흥미와 이해도를 모두 잡은 결과였다.

반면 문제는 '시간'과 '장비'였다. 장 실장은 "학생들이 체험한 시간은 1명당 약 10분정도였고, 콘텐츠를 모두 체험하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며 "도시를 반 정도 짓고, 재미가 제대로 붙기 시작할 때 즈음에 체험이 끝나니 아이들의 '순진한 짜증(?)'도 많았다"고 말했다.

장비와 환경 구성도 큰 애로사항 중 하나였다. 4명이서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해상도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기타 공사 비용을 모두 포함하여 5000만원 가량이 소요되며, 원격지간의 서비스 환경을 위한 초고속 인테넷 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반 기관에서는 망 사용 허가를 받는 과정이 매우 어렵거나 사설망을 사용할 경우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때 연구단과의 협업이 빛을 발했다. 장 실장은 "연구단에서 초고속 인터넷 망 구축에 허브역할을 해줘 무상으로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잡월드와의 협업, 테스트베드 확보, 현장 이슈 대응 등 연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공존현실로 모두를 이을 수 있도록"

모두모여 해상도시는 말 그대로 '모두'를 모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확장해야할 부분은 크게 '동시사용자 수'와 '범위'다.

장 실장은 "현재 모두모여 해상도시는 4명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8명, 12명 등 단계적으로 늘려가며 동시에 많은 사용자가 더 체계적인 협업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잡월드와 아름중학교 사이에서만 시연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차차 확장해나가 전국적인 교육체험 솔루션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모두모여 해상도시는 교육용 공존현실 플랫폼이지만 응용 가능성 또한 높다. SPTek는 백화점이나 전시장, VR 체험장 등 각각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재편하고 공급할 계획이다. 골칫거리 중 하나였던 초고속인터넷 망은 현재 일반 인터넷 망을 이용하더라도 속도 저하가 없는 단계까지 해결된 상태다.

장 실장은 "모두모여 해상도시가 나오기까지 연구단의 역할이 컸지만, 실제로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며 "앞으로도 협업하며 기술과 노력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성과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밝혔다.

SPTek는 더욱 더 현실감 있고 풍성한 콘텐츠의 모두모여 해상도시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사진=이원희 기자>SPTek는 더욱 더 현실감 있고 풍성한 콘텐츠의 모두모여 해상도시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사진=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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