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예타' 위탁···기초연구 '경제성' 비중 30%→5%

18일 '예타 제도 개선안 공청회' 열려···과학기술계 의견 수렴
기초연구 R&D '경제성' 지표 완화···"유연함·융통성 보여야"
과기부가 주최한 '국가 R&D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안 공청회'에서 과학기술인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행사는 STEPI가 주관했다.<사진=STEPI 제공>과기부가 주최한 '국가 R&D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안 공청회'에서 과학기술인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행사는 STEPI가 주관했다.<사진=STEPI 제공>

"R&D는 움직이는 과녁을 맞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제도로 인해 고정된 과녁을 맞혀왔다.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업기획부터 예타 심사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된다. 표적은 바뀌었는데 기존 표적에 조준하는 것과 다름없다. 프로젝트형 예타가 아닌 프로그램형 예타가 진행돼야 한다."(한종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사업기획단장)

"그동안 국가 R&D 예타는 경제성을 중요하게 봐왔다. 이제는 경제성을 낮추고 기술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제외를 시켜야 한다. 유연함과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박종훈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교수)

"기초 R&D 예타에서 경제성 비율을 줄이는 것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응용 R&D 부분은 경제성을 턱없이 낮출 수 없다. 일부는 경제성을 가져가야 한다."(이연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수석연구원) 

국가 R&D 사업 예타 제도 개선을 위한 과학기술계 의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18일 오후 2시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 신관 대회의실에서 '국가 R&D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선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과기부는 예타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과학기술계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타는 국비 300억원 이상 지원되는 신규 연구과제가 타당한지를 검토하는 제도다. 예타 업무는 지난 16일 기획재정부에서 과기부로 위탁 개정됐으며 오는 4월 17일 과기부가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과기부는 그동안 국가 R&D 예타 수행에 대비해 과학기술계 특성을 반영한 제도개선 방안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5월부터 정책연구용역을 실시하고 관련부처와 전문가로 구성된 업무혁신TF(잘해보자TF)를 운영하며 예타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국가재정법' 개정(‘18.1.16.)에 따라 '과학기술기본법' 제11조에 따른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업무가 기획재정부에서 과기부로 위탁됐다.<사진=과기부 제공>'국가재정법' 개정(‘18.1.16.)에 따라 '과학기술기본법' 제11조에 따른 국가연구개발사업 예타 업무가 기획재정부에서 과기부로 위탁됐다.<사진=과기부 제공>

변경되는 예타는 과학기술 전문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유형별 R&D를 구분해 조사하고 방식도 차별화한다. 기존 예타는 ▲기술적 ▲정책적 ▲경제적 타당성을 구분 없이 평가했다. 바뀌는 예타는 항목별 가중치를 연구개발 유형에 따라 개선한다.

먼저 '기술적' 타당성 항목을 '과학기술적' 타당성 항목으로 개선한다. 기술적 타당성 항목은 기술개발계획의 적절성, 성공가능성, 중복성 등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하지만 이는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술적 타당성 항목을 과학기술적 타당성 항목으로 개선하면서 연구개발의 탁월성과 독창성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경제적 타당성 가중치를 완화하고 항목별 가중치를 연구개발 유형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 경제적 타당성을 묻는 지표의 가중치가 30~40%에서 기초연구 5~10%, 응용분야 10~40%로 줄어든다.

예타 기간도 6개월 이내로 줄어들 수 있도록 예타 진행 중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게 된다. 대신 '미시행' 판정을 받은 사업은 계획 수정이 가능하다. 연구 현장의 환경 변화를 반영해 조사를 다시 요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예타 대상 선정 절차도 간소화된다. 기존 예타는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더라도 별도의 예타 대상 선정 절차를 거쳐야 했다.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사업의 예타 대상 선정률은 75% 수준이었다. 향후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사업은 바로 예타를 실시해 절차를 간소화한다.

예타 과정의 투명성도 강화된다. 대규모 장기사업은 사전공론화 절차를 마련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논의하도록 한다. 총사업비가 1조원 이상이며 사업기간이 6년 이상인 대규모 장기 R&D는 예타 요구 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정부 또한 R&D 예타 온라인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세금이 투자된 사업의 진행 경과와 예타와 관련된 연구 자료를 공개한다.

과기부는 이날 열린 공청회 내용을 반영해 '국가 R&D사업 예타 제도 혁신방안'을 오는 3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를 거쳐 확정하고 R&D 예타 운용지침을 제정할 계획이다.

임대식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예타 제도 개선안을 통해 기초연구 등 그간 상대적으로 경제성 산출이 어려워 예타 통과가 쉽지 않았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사업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실력 있는 과학기술 전문가들의 예타 참여를 확대해 국가 R&D 사업의 기획력이 향상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 토론회에서 윤의준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섰고 패널로는 ▲박종훈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교수 ▲신의섭 한국연구재단 우주기술 단장 ▲이연희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수석연구원 ▲최이중 전자부품연구원 선임연구원 ▲한종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사업기획단장(이름 가나다순)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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