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트럼프 얼굴·목소리 그대로, 피해 막을 IP는?"

중소벤처부·대전시, 한·중 ·일 200여명 참석한 가운데 '대전 IP 컨퍼런스' 열려
변리사와 기술사업화 담당자 그룹미팅 '눈길'
"인공지능 기술로 동영상에 있는 얼굴도 바꾸고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 노래를 하거나 말을 할 수 있게 되죠. 트럼프 대통령도 그대로 흉내 낼 수 있는 일이 불과 1,2년 후에 닥칠 일입니다. 이를 대응할 IP는 있나요? 피해나 권리 주체는 누구에게 있을까요?"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상무가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하며 발생할 피해와 권리 주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일순간 장내에 긴장감이 돌았다. 그런 중에도 중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각국의 대응 정책과, 전략을 소개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지식재산권 전문가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18 대전 국제 IP 컨퍼런스(이하 IP 컨퍼런스)'가 22일과 23일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따른 지적재산권에 미치는 영향이 논의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적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부터 전망, 국제 협력, 기술사업화 등과 관련된 지식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 기술은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준표 소프트뱅크 벤처스 상무는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추진하고 있는 회사들과 개발하고 있는 기술들에 대해 소개했다.

영국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 설계 회사인 에이알엠(ARM), 저궤도 위성 회사 원웹(Oneweb)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도 인공지능을 농업, 로보틱스, 의료진단장치, 어획량 관리 등에 적용한 기술 개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기존 산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상무는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공지능이 지식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빠르게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 일본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정책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기술 개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대중창업·만중창신, 중국 브랜드화를 기반으로 국가혁신 뿐만 아니라 지재권 강국으로의 도약을 모색 중이다. 상해, 북경, 광저우 3곳에 특허전문법원이 설립됐다. 특허보호 범위확대와 특허보호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특허법 개정안이 올해나 내년 중 통과를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지적재산권 강화 정책이 중점적으로 추진되면서 중국 기업 등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각 주체별로 지재권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특허 출원, 소송 등도 증가하고 있는 것.

증민휘 ACIP 시니어 파트너는 "심천이 2020년까지 IP보호 시범 도시로서 발전하고 있으며, 상해 지식재산국, 광저우 등도 눈여겨 봐야 한다"면서 "중국에서 지식재산권 소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허 무효화 소송이 발생하는 등 IP 보호와 관련 정책이 집중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명성 Ming & Sure 대표 변리사는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관련 법제도도 바뀌어 나갈 것"이라면서 "다만 선행기술과의 차별화, 아이디어 권리화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22일 DCC서 열린 'IP 컨퍼런스' 행사 모습.<사진=강민구 기자>22일 DCC서 열린 'IP 컨퍼런스' 행사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일본에서는 ‘사회 5.0’ 전략과 연계한 기술 혁신이 추진되고 있다. 하시모토 마사히로 일본지식재산협회 부회장에 따르면 수렵, 농경, 공업, 정보 사회에 이어 '사회 5.0'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들을 통해 산업, 서비스, 생활 양식에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것.

하시모토 부회장은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 속에 필요한 지적재산권 믹스 전략을 제시했다. 지재권에서 특허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중점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특히 상표권에서는 홀로그램, 동작, 자세, 소리 등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형태가 등장하면서 이에 맞춘 포괄적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하시모토 부회장은 “디지털화와 네트워킹의 도구를 적극 활용하면서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기술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연구개발부터 상업화 전 과정에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면서 글로벌 연계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지적재산권 등을 확보하고 창업에 성공한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기계연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에 성공한 스페클립스는 하나의 성공사례로 제시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공기술사업화 등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았다.

김종택 윕스(WIPS) 전략사업부 상무는 "일반 상거래와 달리 기술이 좋아도 권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기술사업화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과 강한 청구범위 설계가 필요한데 국내 현실은 이러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 상무는 "특허는 기술이 아니라 제품과 붙었을 때 가치가 있다"면서 "지적재산권 설계시부터 모든 인프라를 활용해야 하며, 공공·민간 기술사업화 조직의 연계, 상업화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과 연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잔디 위즈도메인 일본 지사장도 11년 동안 일본에서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기술사업화와 특허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 필요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연구자 등 특허 권리권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잔디 지사장은 "꼼꼼하고 보수적인 일본과 달리 국내는 연구자가 홀로 공공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면서 실패하는 사례를 종종 보게 된다"면서 "연구자들이 객관적인 평가를 두려워하기 보다 기초개발단계부터 지적재산권 전략 결정, TLO 등 각 주체들이 융합해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제도 측면 보다 문화, 환경 등에 대한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문화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혁신을 위한 하나의 참고 사례로 제시됐다. 김현유 구글 아시아 태평양 총괄 전무는 실리콘밸리의 강점으로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로움, 냉정한 성과평가. 알리고 칭찬하는 문화, 강력한 매니저와 열린 매니지먼트,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네트워킹을 꼽았다.

김 전무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문화 혁신이 발생하고 있는데, 혁신은 정부, CEO 등이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이 고민하면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지적재산권에서도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면서 새로운 혁신 문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토론 패널들이 'IP 경쟁력과 국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공개토론 패널들이 'IP 경쟁력과 국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2018 IP 컨퍼런스' 주요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2018 IP 컨퍼런스' 주요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사진=강민구 기자>

한편, 대전광역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2018 대전 국제 IP 컨퍼런스'는 대전테크노파크와 대덕넷이 주관하고, 대전특허변리사협회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후원했다.

김택수 대전광역시 정무부시장은 "대전은 특허법원 등 특허관련 기관이 입주해 있으며, 지적재산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면서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제 연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경시 대전광역시의회 부의장은 "산업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면서 지적재산권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요구된다"면서 "지적재산은 재산 차원을 넘어 국가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최근 가상화폐처럼 기술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춰 제도가 잘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한중일 전문가이 지적재산권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향후 방향 등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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