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회로 핵심 소재 국산화 성공

전근 화학연 박사 연구팀, 삼양사와 6년간 연구 '옥심계 광개시제' 상업화
글로벌 화학기업 소재보다 4% 높은 빛 투과도 경쟁력 갖춰
한국화학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 삼양사에 이전했다. 그동안 외국에서 전량 수입했던 소재를 국산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가능할 전망이다. 개발 책임자인 전근 박사는 사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 삼양사에 이전했다. 그동안 외국에서 전량 수입했던 소재를 국산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도 가능할 전망이다. 개발 책임자인 전근 박사는 사진 오른쪽에서 여섯번째.<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필수 물질인 옥심계 광개시제를 개발, 민간기업에 이전하며 기술 국산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가능해졌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정순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꼭 필요한 물질 '옥심계(Oxime, C=NOH기 화합물) 광개시제'를 개발하고 23일 오전 11시30분 화학연 중회의실에서 삼양사와 기술이전 협약식을 가졌다고 이날 밝혔다.

광개시제는 빛을 받으면 수지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도록 개시하는 물질이다. 도료, 코팅액, 잉크, 페인트, 접착제 등이 들어간 생활용품과 다양한 산업에 널리 쓰인다.

여성들이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른 후 빛을 비춰 마무리 하는 것도 광개시제가 첨가된 사례다. 광개시제가 첨가된 수지에 빛을 쏘아주면 중합반응을 시작하고 단단하게 굳으면서 원하는 형태로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옥심계 광개시제는 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의 회로 공정에 사용되는 감광수지(포토레지스트)의 핵심 소재다.

특히 포토레지스트는 미세하고 정밀한 패턴을 그릴때 주로 사용된다. 반도체 제조시 포토레지스트를 웨이퍼(원형 실리콘 기판)에 바른 후 회로 모양대로 빛을 비추면 회로의 밑그림이 그려지게 된다. 이는 반도체, LCD와 OLED 등 정밀한 회로 기판이 필요한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포토레지스트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빛에 대한 감도와 투과율이 우수해야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옥심계 광개시제는 기존 물질과 비교해 감도와 투과율이 우수하고 제조원가가 낮은 장점이 있다.

또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가 개발하며 시장을 쥐고 있던 옥심계 광개시제와 비교해도 투과도가 4% 향상됐다. 정밀 공정에서 투과도 1%의 차이는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삼양사 정보전자소재연구소와 6년 동안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광개시제 화합물 'SPI-02' 'SPI-03' 'SPI-07'을 개발하고 이번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현재 국내 4건, 일본과 대만, 중국, 미국, 유럽 등 5건의 국외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또 국내 9건, 해외 8건의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광개시제 시장은 8000억원 규모다. 이중 옥심계 광개시제는 글로벌 시장 1000억원, 국내 시장 500억원 규모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에 따라 향후 10% 내외의 성장이 기대된다

기술을 이전 받은 삼양사는 2016년부터 제품 시범 생산화를 통해 상업화를 추진했다. 올해부터는 포토레지스트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실시해 매출을 확대할 전망이다.

연구책임자인 전 근 박사는 "그동안 바스프가 독점하면서 국내에서도 전량 수입해 사용했다. 디스플레이 제조 시장이 큰 우리나라는 이번 성과를 통해서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디스플레이 관련 산업의 기술 향상과 제조원가 절감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순용 원장 직무대행은 "우리나라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생산과 수출액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고부가가치 소재는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기술이전된 옥심계 광개시제는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연구결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기술이전의 의의를 설명했다.

박순철 삼양사 대표는 "삼양사는 이번에 산학협력으로 개발 성공한 광개시제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라며 "삼양그룹은 외부와의 R&D 협력을 통해 고기능성 케미컬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미, 일, 유럽계 기업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이번 성과는 민간수탁개발사업(차세대 광증감제 개발, 고효율성 광개시제 개발) 으로 삼양사와 공동으로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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