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재·김대수 KAIST 교수 연구팀, 동물 뇌에 개발된 칩 삽입해 행동 제어 성공

국내 연구진이 유연한 수직형 LED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광유전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

KAIST(총장 신성철) 이건재 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김대수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마이크로 LED 기술을 개발해 이를 동물의 뇌에 삽입해 빛으로 행동을 제어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 LED 칩 크기를 크게 축소시켜 적, 녹, 청색의 발광소재로 사용하는 기술로 저전력과 빠른 응답속도, 뛰어난 유연성을 가져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200마이크로미터(μm) 이상의 크기를 갖는 두꺼운 미니 LED 칩을 소형화해 개별 전사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이 방식은 대량 생산이 어렵고, 생산단가가 높으면서 소요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수직 LED용 양산 장비를 자체적으로 설계했다. 이후 5마이크로미터의 두께, 8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를 갖는 2500여 개의 박막 LED를 이방성 도전 필름을 활용해 한 번에 플라스틱 기판으로 전사함과 동시에 상호 연결된 유연한 수직형 마이크로 LED를 구현했다.

구현된 LED는 기존 수평형 마이크로 LED와 비교해 3배 이상 향상된 광 효율과 박막 LED의 발열로 인한 수명, 낮은 해상도, 신뢰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뇌과학 분야에서 빛을 이용해 인간 뇌의 신경회로를 밝히는 광유전학이 주목받고 있다. 개발된 기술은 이러한 광유전학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뇌의 모든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전기자극과 달리 흥분·억제 신경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자극함으로써 정밀한 뇌 분석, 고해상도의 뇌지도 제작, 신경세포 제어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발열이 적어 뇌조직의 손상 없는 생체 삽입형 유연 전자 시스템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30 밀리와트·제곱밀리미터 이상의 강한 빛을 내는 유연 마이크로 LED를 쥐의 뇌에 삽입해 대뇌 표면으로부터 깊은 곳에 위치한 운동 신경세포를 활성화시켜 쥐의 행동을 제어했다.

이건재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수직 마이크로 LED와 전사 패키징 기술이 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스마트워치, 모바일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조명 등에 바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이 아직 풀지 못한 뇌과학, 광치료, 바이오센서 분야에서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 IT융합시스템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2월 1일자로 게재될 예정이다.

마이크로 LED 기술 비교.<자료=KAIST 제공>
마이크로 LED 기술 비교.<자료=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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