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연 100일 인터뷰 "출연연 꺾인 자존감 세우겠다"

2일 대덕특구 기자간담회 가져 "25개 출연연 함께하는 융합연구 필요"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연구자들의 프라이드를 높이고 실패해도 과정을 통해 박수받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사진=대덕넷>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연구자들의 프라이드를 높이고 실패해도 과정을 통해 박수받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사진=대덕넷>
"출연연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 들었지만 현장을 돌아보니 왜곡된 것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각 출연연마다 잘하는 분야 확대하는게 연구회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앞으로 연구는 모든 출연연과 연관되는 구조로 융합연구는 필수이고요."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대학에 재직할 당시 잘 몰랐던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출연연이 잘하는 분야를 널리 알려 '돈먹는 하마' 등 나쁜 이미지는 줄이고 탑다운이 아니라 연구현장에서 먼저 제안하는 자율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사회가 성과 중심으로 가면서 너무 조급하고 강박증에 매몰돼 있다"고 진단하며 "연구개발 성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시하고 25개 출연연이 같이할 수 있는 연구 문화 조성으로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을 맞는 2일 오전 10시 대덕특구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원광연 이사장은 '출연연 발전 방안'에 대한 연구회의 역할을 설명하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원광연 이사장과 일문 일답이다.

Q. 출연연 발전 방안에 연구회도 참여했는가, 긴급연구는 무엇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초안을 만들었지만 연구회와 같이 한다는 표현을 한 것만으로도 이전과 달라진 변화라고 본다. 다만 조직과 직책을 가진 쪽에서는 성과도 내야하고 새로운 것도 해야 하는데 너무 강박증에 걸린듯이 하기보다 여유를 갖고 신뢰하며 잘 할 수 있도록 하면 우리는 정말 잘 할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 할때 더 열심히 하게되고 아이디어도 나온다.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집중하겠다.

일반적인 연구는 기획, 과제도출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긴급연구는 연구회 융합연구 예산(150억원 규모)이 확보돼 있어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연구를 의미한다.  그동안 연구개발이 경제와 산업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민간의 연구개발 능력이 높아진만큼 출연연은 대기업이 하기 어려운 연구, 그동안 소홀했던 국민을 위한 연구, 행복의 질과 안전을 높이는 쪽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 지진, 재난, 자연환경 등 국민이 연구성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을 갖고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연구는 어느 출연연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융합연구로 가능하다. 연구회와 출연연이 같이 해 나가야 한다.

Q. 출연연 발전 방안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자세한 내용은 없는데.

방안 자체는 이전부터 문제로 제기 된 내용들이 많다. 이전에도 혁신안 등 출연연 발전 방안이 있었지만 대부분 정부에서 계획을 세우고 출연연은 타율적으로 이해하는 구조였다. 이번에 다른 점은 디테일한 내용을 일부러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큰 틀만 마련하고 디테일한 내용은 자율적으로 각 연구소에서 출연연별 설립 목적과 원칙에 따라 채워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출연연이 그동안 수직적 트리 구조로 관료화가 된게 사실이다. 미래사회는 이런 계층 구조보다 네트워크 구조다. 연구 조직은 수직구조가 아니라 특히 플렉시블해야 한다. 25개 출연연이 네트워크 구조로 플렉시블하게 움직이며 자율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플렉시블이란 용어가 비정규직 활용이 아니라 자유로운 네트워킹을 끌어내는 모듈형인 셈이다. 구체적 구현을 위해 고민 중이다.

Q. 취임후 출연연 방문이 이어졌다. 어떻게 보았는가.

출연연과 학교는 직접 비교할 수 없다. 학교는 바텀업 연구라면 출연연은 탑다운 방식의 연구다. 출연연은 국가의 요구에 따라  원천기술, 대형기술 개발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연연 연구자 대부분이 기가 꺾여있어 안타까웠다. 연구회가 연구자의 프라이드(pride)를 세우는 역할을 하면 연구자 스스로 프라이드가 올라 갈 것이라고 본다. 그런 역할을 할 것이다.

1일 기관장 간담회를 가졌다. 자율적 변화를 위한 기운이 나오며 서로 같이 연구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이렇게 문화가 바뀌면서 출연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Q. 출연연의 자율성을 위한 연구환경 마련도 시급한데.

대학에서 나쁘지 않은 연구자로 은퇴할 수 있었던 것은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여유가 필요한데 현재 상황은 여유는 커녕 야근하며 연구해도 성과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연구문화 선진화, 제도 개선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연구회는 결과 중심이 아니라 과정 중심으로 즉, 여유를 갖고 실패해도 괜찮토록 과정을 평가하고 중간에 연구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체제로 바꾸기 위한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성실도전체계인데 성실은 필수이므로 도전이 앞으로 올수도 있다. 연구자들이 연구에 실패해도 박수를 받으며 나오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대학과 달리 출연연에 압도적인 연구를 하는 과학자도 많다. 출연연이 좀더 국제화 돼 젊은 연구자들이 각국에서 찾아오는 분위기도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또 전국에 있는 62개 분원이 예산이 끊기는 등 어려움이 많은데 본원을 따라하는 연구가 아니라 지역에 맞는 특화연구로 발전시키면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인재 흡수, 지역 중소기업 지원 등 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

Q. 과기계 관료화, 적폐 이야기가 많은데.

우리 사회에서 적폐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비논리적, 불공정, 폐쇄 등이 지속되는 시스템, 제도로 생긴 문제다. 때문에 이를 바꾸면 된다. 그리고 사고방식과 가치관의 변화를 통해 관료주의보다 서비스 중심으로 가면 좋겠다.

Q. 연구회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그동안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연구회가 이를 받아 구체화해 각 출연연에 내려 보내고 답변을 취합 정리해 정부에 결과를 보고하는 형태였다. 그런데 모든 일이 잘 되려면 자율성이 우선이다. 연구회 내부부터 주어진 답 없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하며 자율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다. 이번 원장 선임도 그런 움직임이 많이 담겼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기는 어렵지만 연구회 스스로 준비가 돼 있으면 정부에서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출연연과 정부의 관계도 혁명적 접근은 어렵다. 하루 아침에 백지 상태로 놓고 관계를 다시 설정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스스로 역량을 보이면 조금씩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3년이 지나면 더 많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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