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발품 팔며 특구 생태계 조성, 연구자 영혼 이끌길"

[설문결과]'특구진흥재단 이사장에게 바란다' 대덕 구성원 의견 수렴
"특구진흥재단 정체성 먼저 찾아야···발로 뛰는 현장형 이사장 기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이 선임됐습니다. 그동안 특구 구성원들은 특구진흥재단 출범에 맞는 지역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신임 이사장에게 바라는 이들의 구체적인 현장 목소리를 담았습니다.[편집자의 편지]

대덕넷은 특구 구성원들이 특구진흥재단 신임 이사장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에게 바란다'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사진=대덕넷 DB>대덕넷은 특구 구성원들이 특구진흥재단 신임 이사장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에게 바란다' 주제로 설문을 실시했다.<사진=대덕넷 DB>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실마다 소중한 전문성과 경력을 품고 있는 보배들이 많이 있다. 특구진흥재단은 이들의 영혼과 열정을 불러내고 진실한 연구자들을 찾는 역할을 해야한다. 새로운 미래의 문을 열어야 한다."(이공계특성화대학 교수)

"특구진흥재단 내에 자체 연구조직을 만들어 부단히 특구 관련 정책을 산출하는 씽크탱크도 필요하다. 대덕특구를 제3세계 국가에 수출하기 위한 모델을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전파하는 역할이 될 것이다."(대덕특구 소재 산업체 관계자)

"대덕특구는 고도로 전문화된 구성원들로 이뤄진 지식공동체다. 특구 내 산·학·연·관 구성원들이 끈끈한 이웃으로 뭉치도록 네트워킹을 주도하길 바란다. 방법으로는 포럼 등이 있을 것이다."(출연연 관계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진흥재단) 신임 이사장에게 바라는 특구 구성원들의 목소리다. 활발한 소통을 통해 특구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당부하기도 하며 특구가 세계적 R&D 클러스터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피력했다.

대덕넷은 특구 구성원들이 특구진흥재단 신임 이사장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에게 바란다' 주제로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은 신임 이사장의 역할을 묻는 문항과 올바른 대덕특구 생태계 마련을 위한 고견을 묻는 서술형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과학기술계 산·학·연·관 관계자가 응답했다.

◆ "거창한 목표 '아직'···'지식공동체' 주변 이웃 먼저 만들자"

특구진흥재단은 2005년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출범했다. 과학기술의 메카 대덕연구단지의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과 적극 소통하며 산업생태계 조성 허브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동안 특구진흥재단은 특구 구성원들과의 소통 부재로 본연의 임무를 명확히 못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구성원들은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에 앞서 특구의 '끈끈한 주변 이웃'부터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지식공동체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친밀한 주변 이웃부터 만들어주길 바란다"라며 "처음부터 한 걸음씩 만들어가야 한다. 산학연관의 네트워킹을 주도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한 응답자는 "연구소·연구실마다 소중한 전문성과 경력을 품고 있는 보배들이 많이 있다"라며 "이들의 영혼과 열정을 불러내고 진실한 연구자들을 찾아내야 한다. 이들이 씨올과 날올로 엮여서 새로운 미래로 가는 능라다리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특구진흥재단의 지역혁신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응답자는 "전 세계 성공한 클러스터 기관들은 예외 없이 지역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 하에서 지역혁신체제를 기반으로 진화한다"라며 "따라서 특구진흥재단도 대전시와의 협력체계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뿐만 아니라 특구진흥재단 내에 자체 연구조직을 만들어 부단히 특구 관련 정책을 산출하는 씽크탱크도 필요하다"라며 "이는 대덕특구를 제3세계 국가에 수출하기 위한 모델을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전파하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덕특구만의 독특한 생태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응답자는 "다양한 디자인씽킹 활동을 통한 특구진흥재단의 창의적 운영을 부탁한다"라며 "이후 일과 창업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틀이 필요하다. 출연연은 더이상 상아탑이 아니다. 세상으로 나와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 "특구를 특구답게" 구성원 한목소리

설문에서 한 응답자는 올바른 대덕특구 생태계 마련을 위한 특구진흥재단의 역할로 '사업화 성공모델 테스트베드 운영'을 꼽았다. 그는 과학기술계 R&D 성공률이 99%에 이를 정도로 연구자들이 쉬운 연구만 진행하고 있다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연구자들이 쉽고 편한 연구만 찾는 현실에서는 혁신적인 연구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구진흥재단이 R&D 결과물의 사업화 성공모델 테스트베드가 돼야 한다"라며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분위기를 시험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특구를 특구답게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 응답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대덕이 가지고 있는 과학 인프라가 있다. 각자의 고유 미션을 잘 살리면서 함께 묶을 방안도 필요하다"라며 "과연 특구진흥재단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찾았으면 한다"고 의견을 남겼다.

또 출연연 한 연구자는 "무엇보다 특구 내에 출연연들이 혁신을 선도하고 기술기반창업의 전면에 나서 주길 바란다"라며 "성공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연구자 창업의 활성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특구진흥재단의 미션을 재정립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산업계 한 응답자는 "특구진흥재단은 클러스터 관리 기관이 아닌 혁신을 위한 '리딩기관'이 돼야 한다"라며 "관계 기관의 관리 업무가 아닌, 최종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상호 역할의 재분배와 갈등을 조정하는 기관으로 미션이 재정립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한 설문 응답자는 "특구는 말 그대로 특별한 구역이다. 구역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돈을 주는 정부 입맛에만 맞는 정책을 기획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구역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자발적으로 혁신 생태계가 형성돼 완전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정성 있는 특구 구성원들의 접촉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특구 발전계획 수립·실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특구진흥재단 직원들이 주어진 예산을 집행하는 정도가 아니라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를 정책으로 입안하고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전문가 조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편, 양성광 신임 이사장은 지난달 16일 '이사장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특구진흥재단의 향후 활동 방향으로 '업'과 '소통'을 강조했다. 취임 첫 날인 지난달 17일에는 대덕특구 구성원들의 자발적 커뮤니티인 '대덕몽(夢)' 모임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수렴하는 행보를 보였다.

양성광 신임 이사장은 "지역 혁신 주체들인 산학연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클러스트를 구축하고 혁신 클러스터 허브로서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라며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귀를 활짝 열고 많이 듣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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