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 없이 잘 휘는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

박혜성 UNIST 교수팀 "유기 태양전지 대량생산도 가능할 것"
그래핀 전극 유기태양전지 구조와 효율.<사진=UNIST 제공>그래핀 전극 유기태양전지 구조와 효율.<사진=UN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열처리 없이 잘 휘는 차세대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는 박혜성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열처리 없이 상온에서 제작 가능한 휘어지는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에는 효율뿐 아니라 제작공정도 중요하다. 프린팅 방식으로 태양전지를 제작하는 기술도 이 중 하나다. 여기서 공정을 더 단순화하는 방법으로 열처리 없이 태양전지를 만드는 기술이 꼽힌다.

유기 태양전지는 최근 12% 이상의 고효율을 달성한 연구가 다수 보고됐다. 하지만 주로 전극에 딱딱한 소재를 사용해 휘어지지 않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전극에 유연한 물질을 써야 한다.

연구팀은 유연하고 잘 휘어지는 '그래핀(Graphene)'을 전극 물질로 사용했다. 그래핀 전극 위에서 전하를 이동시키는 전하수송층 물질로는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선택해 코팅했다.

그 결과 그래핀 전극 기반 유기 태양전지로는 최고 효율 수준인 8.2%의 고효율을 달성했다. 또 그래핀의 뛰어난 물리적 특성 덕분에 100번 이상 굽힘 시험에도 80% 이상 초기 효율이 유지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 위에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코팅하는 과정에서 열처리를 배제했다. 기존 유기 태양전지 제작 공정에는 전극 위에 전하수송층을 올린 뒤 반드시 고온 열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열처리를 빼 전체 공정을 단순하게 개선했다.

이번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정승온 UNIST 연구원은 "그래핀은 물을 튕겨내는 성질이 있는 데다 다른 용매도 잘 받아들이지 않아서 표면에 다른 물질을 코팅하기 까다롭다"라며 "산화아연 나노입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그래핀과 결합 여부를 파악한 덕분에 상온 공정 가능한 그래핀 전극 유기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기 태양전지는 가볍고 제작비가 저렴해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 잘 휘어지는 특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 전극으로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고효율도 달성했다.

박혜성 교수는 "유연하고 효율 높은 유기 태양전지를 열처리 없이 제작할 수 있어 상용화에 한 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프린팅 공정과 더불어 상온 공정까지 적용하면 유기 태양전지 대량생산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 재료 분야의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지난달 30일자 온라인 속보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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