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 UNIST 교수팀, 철과 2차원 고분자로 반영구적 촉매 연구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에는 반드시 '촉매'가 필요하다. 비싼 귀금속인 '백금'이 사용되던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값싼 금속 촉매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총장 정무영)는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과 김건태 교수팀이 2차원 유기고분자를 이용해 백금을 능가하는 철 촉매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고 물만 배출하는 장치다. 화석연료와 달리 유해한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에너지산업을 이끌어갈 가장 중요한 기술로 여겨진다.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산소가 물로 바뀌는 과정인 산소환원반응이 있어야 한다. 이때 화학 반응은 촉매 없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백금 등이 촉매로 활용된다.

백금은 쉽게 반응하지 않는데다 촉매로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귀금속이라 비싼데다 매장량의 한계가 있고, 오래 사용하면 녹아버리는 등 안정성도 낮아 이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어 왔다.  

개발된 기술은 2차원 유기고분자가 철을 누에고치처럼 감싸서 철을 안정적으로 보호한 것이 핵심이다.  

백종범 교수팀은 철을 2차원 유기고분자(C₂N)로 꽁꽁 감싸서 다른 물질과 녹슬지 않도록 했다. 이 촉매는 백금과 같은 성능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이 내용은 '나노 에너지(Nano Enegy)' 2월호에 출판됐다. 이 논문의 제1저자인 자비드 마흐무드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는 "2차원 유기 구조체의 질소 원자로 철 이온을 고정시킨 다음 열처리하면 철을 완벽하게 감싼 누에고치 구조가 된다"며 "이 구조가 새로운 철 촉매 성능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백금 대체용 철 촉매 연구와 다른 접근법도 활용됐다. 단순히 철과 다른 분자를 합성시킨 것이 아니라 철을 완벽하게 감싼 구조로 촉매 성능이 향상됐다. 이 내용은 JACS에 7일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JACS 논문의 제1저자인 김석진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철 기반의 다른 촉매와 비교하자 구조적인 차이가 드러났다"며 "다른 촉매와 달리 2차원 구조체가 철을 감싸면서 완벽한 탄소층이 얇게 형성돼 안정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기술은 연료전지와 금속-공기전지의 상업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귀금속 촉매의 가격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며 “다른 금속을 이용해 광범위하게 응용할 가능성도 제시해 더 연구한다면 다른 반응의 촉매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기후변화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이 기술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나노 에너지(Nano Energy)’와 ‘미국화학회지(JACS)’에 연달아 출판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화학회지(JACS)는 이번 연구를 최신호 표지로 선정했다. 

철 구조가 형성되는 모식도.<자료=UNIST 제공>
철 구조가 형성되는 모식도.<자료=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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