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점토질 속 '불타는 얼음' 생성원리 규명

권태혁 KAIST 교수, 심해 퇴적층 '하이드레이트' 가스 부존현상 밝혀
분극된 물분자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결정 생성 실험.(좌측) 점토 표면에 약하게 분극된 물분자들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성 촉진 모식도.(우측)<사진=KAIST 제공>분극된 물분자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결정 생성 실험.(좌측) 점토 표면에 약하게 분극된 물분자들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성 촉진 모식도.(우측)<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해저 점토질에서 '불타는 얼음'의 생성원리를 규명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권태혁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일명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바닷속 점토질 퇴적토에서 다량으로 생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해저의 퇴적토나 영구동토층(2년 이상의 기간 동안 토양이 얼어있는 지대)에서 주로 발견되는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메탄 등의 천연가스가 물 분자로 이뤄진 얼음과 비슷한 결정구조에 갇혀있는 고체물질이다.

흔히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며 막대한 매장량으로 인해 차세대 대체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점토질 퇴적토에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성이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해저 점토질 퇴적층에서 다량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되고 있어 기존 이론과 상반된 현상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점토광물 표면은 음전하를 띄고 있는데 이 전하들이 점토표면에 흡착된 물 분자에 상당한 전기적 힘을 가해 분극화시킨다. 또 점토 표면의 음전하를 상쇄하기 위해 주변에 많은 양이온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보통 조건의 물 분자와 분극화된 조건의 물 분자들의 하이드레이트 결정 생성 양상을 비교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그러나 점토 주변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양이온들로 인해 실험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물에 전기장을 가했다. 점토 표면과 같이 물 분자들의 분극화를 구현한 뒤 물 분자들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결정 생성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점토 표면과 비슷한 크기의 전기장(104V/m)을 물에 적용했을 때 가스 하이드레이트 결정핵 생성 속도가 약 6배 이상 빨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물 분자가 전기장에 의해 분극화되면 분자 간 수소 결합이 부분적으로 약해지고 내부에너지가 감소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기장이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촉진함을 실험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점토광물의 존재가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는 오히려 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촉진함을 확인했다.
 
권태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점토질 퇴적토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에너지 자원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박태형 KAIST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했으며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인바이러멘탈 사이언스&테크놀로지(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지난달 3일 자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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