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연구재단, 분자기계 단초 마련한 점 높이 평가

3월 과학기술인상에 선정된 이희승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3월 과학기술인상에 선정된 이희승 교수.<사진=한국연구재단>
비자성 생체분자 펩타이드로 자기 나침반을 개발한 이희승 KAIST 교수가 3월 과학기술인상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금속물질로만 가능했던 자기 나침반을 순수 유기화합물로 구성된 펩타이드를 이용해 개발하며, 생체친화적인 분자기계 개발 단초를 마련한 이희승 교수를 '3월 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분자기계 개발은 빛과 열같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역학적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으로 합성화학, 나노소재 분야의 도전과제다. 그 중에서도 자기력은 물성을 파괴하지 않는 비침입성 자극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계적인 제어가 어려워 주목받지 못했다.

특히 펩타이드 같은 반자성 유기분자들은 수 테슬라 이상의 강력한 자기장에서도 반응하지 않아 학계에서는 반자성 물질의 움직임을 실시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다.

이 교수는 체내에 마그네토좀이라는 자기 나침반을 지닌 주자성 박테리아의 행동 양식에 착안, 막대 모양의 펩타이드 자기조립체인 폴덱쳐를 이용해 나침반처럼 실시간 자기장의 방향에 따라 정렬하는 펩타이드 자기 나침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폴덱쳐는 MRI의 자기장보다 약한 1테슬라 이하의 회전 자기장에서도 실시간 감응해 정렬하고 수용액 상에서 실시간 회전운동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실제 약 3㎜ 크기의 펩타이드 자기 나침반은 30rpm 이상의 회전성 자기장을 가리킬 수 있었다.

이희승 교수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자기장을 외부자극으로 분자기계 개발의 새로운 설계원리를 제시함으로써 신개념의 생체친화적 분자기계 개발 등 다양한 응용이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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