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종민·이정용 KAIST 교수 "휴대폰·전기차 등의 원가 절감 기대"

황화구리 내 나트륨이 저장되면서 나타나는 결정구조 변화 양상.<사진=KAIST 제공>
황화구리 내 나트륨이 저장되면서 나타나는 결정구조 변화 양상.<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나트륨 기반의 이차전지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육종민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이정용 명예교수 공동 연구팀이 리튬 기반 이차전지 음극 재료에 비해 저렴하고 수명이 긴 나트륨 기반 이온 전지용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의 이차전지 음극 재료 대비 1.5배 수명이 길고 약 40% 저렴한 나트륨 이온 전지용 음극 소재 개발을 통해 나트륨 이온 전지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리튬 이온 전지는 휴대폰·전기차 등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리튬은 매장지역이 한정돼 있고 수요가 급등해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2015년과 대비해 현재 리튬의 가격은 3배 이상 상승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이온 전지의 대안으로 나트륨 이온 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 지구 지표면에 0.005%만 존재하는 반면 나트륨은 그 500배 이상인 2.6% 존재하기 때문에 공급 문제가 해결된다.

나트륨 이온 전지는 기존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 40% 저렴한 가격으로 같은 용량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는 전망하고 있다.

리튬 이온 전지의 음극 재료인 흑연은 나트륨의 저장에 적합하지 않다. 흑연 간의 층 사이에 리튬 이온들이 삽입되며 저장이 이뤄지는데 나트륨 이온을 저장하기에는 흑연 층간 거리가 너무 좁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트륨 이온 전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이에 적합한 음극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흑연의 대안을 나노판상 구조를 가진 황화구리에서 찾았다. 황화구리는 높은 전기전도도와 이론용량을 갖는다.

또 황화구리에 나트륨이 저장되는 과정을 원자단위에서 실시간 분석한 결과 황화구리의 결정 구조가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안정적으로 나트륨 이온을 저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황화구리의 나트륨 저장 성능이 흑연 이론용량(~370mAh/g)의 1.5배(~560mAh/g)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충·방전을 250회 반복한 이후에도 이론용량의 90% 이상이 유지됨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로 나트륨 이온전지가 상용화되면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나트륨을 활용할 수 있다. 배터리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고 휴대폰, 전기차, 노트북 등의 단가를 약 30%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용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차세대 고성능 나트륨 이온 전지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하며 육종민 교수는 "최근 신재생 에너지 상품에 관심이 많은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관련 제품에 대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토대를 다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박재열 KAIST 박사과정과 김성주 IBS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일자 온라인 판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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