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이필승 KAIST 교수 "동물 행동·습관 조절 실험 성공"

전시각중추 신경회로가 소유행동을 나타내는 모식도.<사진=KAIST 제공>
전시각중추 신경회로가 소유행동을 나타내는 모식도.<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소유욕을 만드는 '뇌 신경회로'를 발견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김대수 생명과학과 교수와 이필승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전시각중추(MPA)라 불리는 뇌의 시상하부 중 일부가 먹이를 획득·소유하려는 본능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전시각중추 신경을 활용해 동물의 행동과 습관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사람과 동물은 다양한 사물을 탐색하고 획득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생존을 위한 먹이나 유용한 물건 획득을 위해서다.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던 포켓몬고 같은 게임에서 아이템 획득하는데 몰입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인간에게 이러한 욕구는 경제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행동의 동기가 된다.

하지만 물건에 대한 욕구는 본능이기에 쉽게 조절할 수 없을뿐더러 잘못된 습관이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돼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한 쥐에게 장난감을 갖고 놀게 하고, 다른 쥐에게는 물체를 주지 않은 뒤 뇌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전시각중추 신경회로가 활성화됨을 발견했다. 그 후 광유전학을 이용해 빛으로 전시각중추를 자극하자 물체 획득을 위해 실험체가 집착하는 이상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전시각중추 신경이 수도관주위 회색질(PAG)로 흥분성 신호를 보내 행동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규명했고, 이를 'MPA-PAG 신경회로'라고 이름 지었다.

또 연구팀은 전시각중추가 물건에 대한 소유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낸 뒤 이를 조절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생쥐 머리 위에 물체를 장착해 눈앞에서 좌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무선으로 조종하고 MPA-PAG 신경회로를 자극해 생쥐가 눈앞에 물체를 따라가도록 했다. 이는 포유류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한 기술로 연구팀은 '미다스(MIDAS)'라고 명명했다.

이필승 교수는 "미다스 기술은 동물의 탐색본능을 활용해 동물 스스로 장애물을 극복하며 움직이는 일종의 자율주행 시스템"이라며 "뇌-컴퓨터 접속 기술의 중요한 혁신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집 강박, 도벽, 게임중독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러한 지식을 통해 만들어진 뇌-컴퓨터 접속기술은 국방·재난 구조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지난 1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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