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화학연 박사, 수소 저장용 액상 저장체·촉매 원천기술 개발

연구팀이 개발한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와 수소 저장·공급 반응 촉매 화학 공정.<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와 수소 저장·공급 반응 촉매 화학 공정.<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수소를 대용량으로 운송·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성수)은 박지훈 박사와 서영웅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한정우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를 기존보다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저장·운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 기술(이하 LOHC)에 쓰이는 액체 물질과 촉매 제조 원천 기술이다. LOHC(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는 화학 물질을 수소 탱크와 같은 '저장 용기'로 활용하는 기술로 수소 공급 후 물질이 소모되지 않고 다시 저장체로 활용된다.

최근 수소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수소가 일상생활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저장과 운송이 용이해야 한다. 수소 저장·운송 기술로는 초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액화를 하는 기술이 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운반 과정에서 폭발의 위험이 있고 고가의 특수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액체 상태인 화합물에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LOHC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특수한 용기 없이 충전된 수소를 기존 인프라를 이용해 오랜 시간 저장할 수 있고 더불어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독일·일본의 글로벌 기업 하이드로지니어스(Hydrogenious)와 치요다(Chiyoda) 등은 수소 운송·충전소·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액체와 촉매 제조 기술 등의 공정 전체를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했다.

LOHC 기술에서 중요한 요소는 세 가지다. 액체 물질에 고압수소 탱크에 버금가는 대용량(질량대비 6% 이상)을 저장할 수 있어야 하며, 수소를 액체에 넣어 장시간 저장하기 위해서는 액체가 외부의 자극에 쉽게 변화하지 않고 안정성이 높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소를 저장했다가 다시 용액으로부터 꺼내는 과정에서 탈수소화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반응의 효율이 높을수록 좋다.

연구팀은 저장 용량과 안정성을 기존 만큼 유지하면서도 반응 효율을 높이고 수소 생산 비용을 줄였다. 액체에 있던 수소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온도는 독일이나 일본 기술(270도)보다 40도가량 낮췄다. 수소 공급 속도는 2배 이상 빨라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수소 저장용 액체 물질은 'MBP'이다. 수소 저장 물질에 다른 원자를 추가하면 탈수소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산소, 질소, 인 등 원자를 추가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수소 저장 물질에 질소 원자가 1개를 포함한 고리형 화합물을 추가했다. 수소를 액체에 더하거나 빼내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촉매 제조 기술로는 Ru(루테늄)계와 Pd(팔라듐)계 촉매를 적용했다.

박지훈 화학연 박사는 "전 세계에서 단 몇 개의 연구팀만 보유한 수소 저장체 및 촉매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며 "수소차 성능 향상 등 상용화를 위한 대량 생산 공정 연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 성과는 '캠서스캠'(ChemSusChem) 올해 4호 전면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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