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모세관현상 이용한 리튬-황 전지 소재 개발

액상의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탄소나노섬유 구조체.<사진=KAIST>
액상의 리튬 폴리설파이드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탄소나노섬유 구조체.<사진=KAIST>
한번 충전으로 400km 이상 거리를 주행하고 100번 이상 충방전에도 변함없는 차세대 고용량 전지 상용화가 성큼 앞당겨질 전망이다.

KAIST(총장 신성철)는 김도경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종이가 물을 흡수하는 모세관 현상처럼 탄소 나노 섬유 사이에 황을 잡아두는 방식으로 리튬-황 기반 이차전지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전기자동차,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높은 용량을 갖는 이차전지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팩은 전기자동차에 적용하면 한번 충전으로 200km내외 거리밖에 주행하지 못한다.

이에 비해 리튬-황 전지는 한번 충전으로 400km이상 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 차세대 고용량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다량 생성돼 양이 풍부하고 값이 싸다. 리튬이온 전지에 적용되는 금속 산화물에 비해 가볍고 무독성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활물질인 황의 낮은 전기전도도, 충전과 방전시 수반되는 부피 팽창과 수축, 전극의 손상을 야기하는 리튬폴리설파이드 중간상의 용출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공성 탄소 분말로 황을 감싸 전기전도도를 향상시키고 부피변화를 완화시키며 폴리설파이드가 녹는 것을 방지하는 황-탄소 전극 개발 연구가 주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는 입자간 무수한 접촉 저항이 발생하고 황을 감싸는 합성 과정이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입자들을 연결하기 위해 고분자 바인더를 사용해야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 탄소 재료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방사를 통해 대량으로 1차원 형태의 탄소나노 섬유를 제작하고 고체 황 분말이 분산된 슬러리(고체와 액체 혼합물, 미세 고체입자가 물속에 현탁된 현탁액)에 적신 뒤 건조하는 방법을 통해 접촉 저항을 대폭 줄인 황-탄소 전극을 개발했다.

이후 연구팀은 주사전자현미경을 통해 현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종이가 물을 흡수하듯 고체황이 전기화학 반응 중 중간 산물인 액체 리튬 폴리설파이이드로 변하고 이들이 탄소나노섬유들 사이에 일정한 모양으로 맺힌 후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그 형태를 유지하며 밖으로 녹아나가지 않음을 확인했다. 복잡하게 황을 감싸지 않고도 황이 탄소 섬유들 사이에 효과적으로 가둬지는 것을 발견한 것.

연구팀의 결과는 면적당 황 함량이 10mg/㎠(기존 결과는 2mg/㎠) 넘었으며 100회 이상의 충방전에도 7mAh/㎠라는 높은 면적당용량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면적당 용량인 1~3mAh/㎠를 능가하는 값으로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저자로 참여한 윤종혁 박사과정은 "금속집전체 위에 전극 물질을 도포하는 기존의 전극 제조 방법과 전혀 다른 전극 구조와 제조 방식을 적용한 연구로 향후 리튬 이차전지의 연구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경 교수는 "고용량 리튬-황 상용화에 한 단계 다가선 연구 성과로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무인항공기와 드론 등에도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EEWS 연구센터의 기후변화연구허브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윤종혁 박사과정이 1저자로 참여하고 김도경 교수, UNIST 이현욱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성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018년도 18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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