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 닛케이 사이언스 3월호 특집 국문으로 소개
공기로부터 추출하는 식수, 양자컴퓨팅 등 기술 선정

사막의 공기로부터 추출하는 식수, 암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생체 조직을 적출해 내지 않는 생체검사, 눈깜짝할 사이에 어려운 문제를 풀어줄 컴퓨터 등. 

위의 기술들이 향후 수년 안에 현실화 될 전망이다. 닛케이 사이언스(日経サイエンス)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세계경제포럼(WEF)의 전문가 네트워크 등과 협력해 3월 특집호로 '2017년 주목할 만한 10대 혁신 기술'을 선별해 소개했다.

서울대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센터장 김용권)는 최근 이를 번역해 센터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10대 혁신 기술에는 태양광 공기집수 기술부터 양자컴퓨팅까지 다양한 기술들이 포함됐다. 이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전한다.<자료, 글=서울대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 편집=강민구 기자>

1. 공기로부터 깨끗한 물을 획득하는 기술

3월 특집호 표지.<자료=서울대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 제공>
3월 특집호 표지.<자료=서울대 해동일본기술정보센터 제공>
태양광 활용 공기 집수 기술은 태양광을 활용해 장치를 작동시키고, 이 장치를 활용해 공기 중에 수분을 추출해 식수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계에서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거나 멀리까지 물을 찾으러 가야 하는 사람이 수십억명으로 추산된다.

만약 공기로부터 수분을 직접 추출할 수 있다면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기술로는 함수율(含水率, 수분이 들어있는 비율)이 높은 장소에서만 가능한데다 장치를 구동하는데 전력소모와 비용이 많이 발생해 실질적 활용이 어려웠다. 

이에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연구팀은 '금속유기구조체(MOF)'라는 다공성 결정체를 이용해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물을 추출하는 공정을 실험했다.

지난해 4월 오마르 야기(Omar Yaghi) UC 버클리 화학과 교수팀은 이블린 왕(Evelyn Wang)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물에 대한 친화성이 높은 푸마르산 지르코늄 다공체 'MOF-801'을 이용한 장치를 학계에 알렸다.(관련 뉴스 링크)

이 장치를 활용하면 공기 중으로부터 수분을 추출해 표면적이 큰 포아필터에 보관하고 자연적으로 태양광을 받게 한다. 이후 열에 반응해 물이 용기에 방출된다. 습도가 20% 정도인 사막에서도 1kg의 금속유기구조체를 활용해 별도 에너지 없이 하루에 2.8리터의 물을 수확할 수 있다. 

2. 인공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액체 연료로 활용

인공광합성 기술을 활용해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관련 뉴스 링크)

식물의 잎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탄화수소화합물로 바꿔 세포 활동에 사용한다.

광합성을 모방해 인공적인 과정을 개발해 저장 가능한 연료를 만들어 내면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이 기존에 갖고 있는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즉 햇볕이 없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를 대비해 에너지를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그동안 태양광으로 활성화한 촉매에 의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는 유형의 인공광합성을 연구해 왔다. 이로 인해 만들어진 수소는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수소를 다시 이산화탄소가 탄화수소로 전환되는 환원반응에 사용하면 실제 광합성에 한층 더 가까워진다. 식물 잎사귀와 같이 이산화탄소, 물, 태양광을 사용해 연료를 만드는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3. 시각 작업을 위한 딥러닝

그림이나 형상을 딥러닝으로 학습해 의료나 사회 안전 등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관련 뉴스 링크)

최근 심층학습이라는 인공지능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컴퓨터가 다양한 종류의 화상(畫像)을 사람보다 더 뛰어나게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다양한 기업들이 이 기술이 접목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트럭 운전부터 의료 화상 해석을 통해 병의 진단까지 기존에 인간이 담당한 다양한 업무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거나 보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심층학습을 이용한 컴퓨터 시각화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보행자를 인식하는 능력이 높아져 자율주행의 안전성이 향상되고 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에도 사고차의 손상 여부를 평가하는데 이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감시 카메라는 군중의 행동을 파악하거나 공공장소 등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수확량 예측과 수량 감시, 병충해 조기 검출 등에 심층학습을 응용할 수 있다.

4. 정밀농업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처리로 수확량을 높이고, 낭비를 없애는 정밀농업이 가능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관련 뉴스 링크)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증산은 불가피한 부분이다. 경작 가능지가 증가가 더딘 반면 인구 증가가 지속되면서 식량위기 우려가 지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정밀농업'을 활용하는 대규모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농가는 수확량을 늘려, 폐기물을 줄이고 농업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경제적·안전상의 위험을 완화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존의 영농법은 밭 전체를 관리하며 작부나 수확, 관개, 농약살포 등을 해당 지역 조건과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이를 결정해 왔다.

이에 비해 정밀농업은 센서, 로봇, GPS, 지도화 도구, 데이터 해석 소프트웨어를 조합해 노동을 늘리지 않고 작물의 손질을 정밀하게 조정한다.

고정 센서, 로봇탑재 센서, 카메라 부착 드론을 활용해 줄기의 크기, 잎의 모양, 주변 토양 성분 등의 정보를 개별의 작물의 화상과 자료를 무선으로 컴퓨터에 전송해 작물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농가는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서 물이나 살충제, 비료를 적당량으로 조절해 필요한 장소에만 공급한다. 이는 수확 시기 등을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5. 인간세포도감

인간세포도감(Human Cell Atlas)은 인간의 다양한 세포 전체가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를 알아내는 기술을 의미한다.(관련 뉴스 링크)

인체 기능과 병의 발생 원인을 깊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가 필요하다. 모든 조직에서의 세포 특징을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각 세포 유형에서 어떠한 유전자와 단백질 등의 분자가 활용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또한 그 세포의 정확한 위치, 다른 세포와의 상호작용, 세포 유전자의 움직임의 변화가 인체 기능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느 국제연구 컨소시엄이 그 구축을 위해 첫발을 내디뎠다. '인간세포도감'이라고 불리는 계획이 그것이다.

이 컨소시엄은 2016년 10월에 계획 설립의 회합을 개최하여 현재까지 조직화되고 있다. 회원으로는 미국 자선단체인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 CZI)'도 참여하고 있으며 공개 데이터 총괄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재정적 지원과 공학적 지원을 제공한다고 지난해 6월 공표했다. 또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해 해당 프로젝트 내외의 연구자들에게 바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연구 프로젝트와 향후 프로젝트로부터 얻는 정보를 인간세포지도에 활용함으로써 보다 많은 기술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6. 암 진단을 위한 비침습 액체 생체검사법

초고감도 혈액 검사는 암 진단과 치료 효과를 개선시킬 수 있다.(관련 뉴스 링크)

암으로 의심될 경우, 영상촬영과 함께 생체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기존에는 종양의 샘플을 채취해 현미경을 통해 조사한 후, 암을 초래한 유전자 변이를 특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결과는 암 타입과 진행 단계를 판별해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하는데 기여한다.

하지만 종양의 위치에 따라 이 검사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 생체조직 채취와 해석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환자의 신체를 절개하는 등의 침습적 처치라는 점에서 감염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액체 생체검사(Liquid Biopsy)'가 활용될 수 있다. 이 검사는 암의 징후를 혈액 속에서 찾아 내는 조사방법이다. 수십 개의 기업이 독자적인 검사법을 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 시장 규모가 수십 억 달러가 될 수 있다. 

액체 생체검사는 암세포로부터 떨어져 나와 혈액 속을 떠도는 유전물질인 '혈중 순환 종양 DNA(ctDNA)'에 주목하는 방법이 전형적이다. 그런 DNA를 신속하게 검출해 증폭, 염기 배열을 저렴한 비용으로 해석하는 기술이 최근에 와서 실현됐다.

액체 생체검사에는 생체 조직검사로는 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검사를 반복하면 증상이나 화면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빠른 단계에서 암의 진행 및 항암제 내성의 발생을 검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생검은 종양의 극히 일부를 추출하여 검사함으로써 악성 암세포를 추려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액체 생체검사는 원리적으로 종양에 포함된 변이를 전부 검출해 낼 수 있다. 악성의 변이가 발견되면 보다 집중적인 치료를 결정할 수 있다. 앞으로 보다 빠르고 간편한 스크리닝 검사로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7. 친환경 이동수단을 위한 새로운 촉매

귀금속을 줄여 수소연료전지의 비용의 대폭 절감이 가능하다.(관련 뉴스 링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가 앞으로 주류가 될 전망이다. 아직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1%에도 못 미치지만, 배터리 비용이나 수명 등의 특성이 개선되면서 전기자동차 가격도 기존 가솔린 자동차와 대비해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테슬라 자동차(Tesla Motors)가 올해 중반에 판매할 예정인 신형 자동차 '모델3'는 3만 5000달러(약 3720 만원) 수준이며, 이미 40만건이 넘는 예약 주문을 받은 상태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자동차로 기대를 모으는 또 다른 자동차 유형인 수소연료전지차는 여전히 가격이 높다. 도요타자동차의 '미라이(MIRAI)'의 일본 내 가격은 720만엔(약 7200만원)이다.

많은 연구기관과 기업은 연료배터리에서 가장 비싼 요소인 촉매의 혁신을 통해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기존 촉매의 대부분은 귀금속인 백금을 포함하고 있다. 백금은 비쌀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용도를 충당하기에는 자원량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촉매의 백금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활용될 수 있다.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부나 전체를 팔라듐(백금과 거의 같은 촉매 기능이 있으나, 조금 더 저렴함)으로 전환하거나 이것들의 귀금속 중 하나를 니켈이나 동(銅) 등의 저렴한 금속으로 전환, 또는 일절 금속 없이 만드는 방법이 있다.

기존 촉매는 탄소필름 위에 백금의 나노입자를 박막으로 몇 겹이나 쌓아 올린 구조였으나, 탄소 필름을 대신 할 기판 시험 등도 연구되고 있다. 

8. 게놈백신

기존 단백질 중심의 백신 대신에 DNA나 RNA로 만들어진 백신을 활용하면 인체에서 직접 항체제조가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감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제조할 수 있다.(관련 뉴스 링크)

감염증을 예방하는 표준적인 백신은 약독화(弱毒化) 또는 사멸시킨 병원체나 그 단백질로 만들어진다. 이것들이 병원체의 표면에 있는 특정의 단백질 조각(항원)을 인식하도록 면역계에 알려 준다.

항원은 공격을 해야 하는 적을 나타내는 표식이 되어 다음에 병원체가 침투해 왔을 때 면역계는 재빨리 공격할 수 있다. 최근 대부분의 백신은 병원체를 제외한 항원만을 투여한다.

이에 비해 게놈백신(Genomic Vaccines)은 유전자로 만들어지며, 다양한 장점이 있어 의료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가령 지카 바이러스나 에볼라 출혈열 등의 바이러스가 갑자기 병원성이 강해져 확산될 경우에도 이에 대응할 백신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

9. 공동생활권의 지속가능한 디자인

개별 주택이 아닌 인접지역 전체를 친환경으로 만든다. 에너지와 물을 절약하는 기술이 공동 생활권의 다수 집들에게 최적화되면서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관련 뉴스 링크)

미국에서는 에너지와 물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개인주택을 수리하는 사례가 과거 10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만약 개인 집 보다 인접한 여러 건물들이 함께 에너지를 절감한다면 보다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자원과 기반설비를 공용화해서 폐기물을 줄일 뿐만 아니라, 빈곤 지역과 소득 수준이 중간 지역의 주택을 한데 모아 수리하면 비용이 줄어들어 각 가정에서 단독 보수로는 어려웠던 첨단 기술이 접목될 수 있다. 

'오클랜드 친환경 구역 계획(Oakland EcoBlock)'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계획은 기존 기술을 적용해 화석연료와 물의 소비,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절감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이 계획은 재생가능 전력을 도입하기 위해 지역 건물에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지역 내 소규모 전력공급망을 통해 전송한다. 사용하지 못한 전력은 공용 건물에 설치한 플라이휠 저장장치에 축적된다. 주민은 전기자동차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지역 내에 20곳 이상 설치된 충전소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연간 전력 소비량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배출은 없게 된다. 미국 온실가스의 4분의 1 이상이 주택에서 배출된다는 점에서 관련 연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10. 양자 컴퓨팅

양자컴퓨팅의 급속한 발전은 새로운 알고리즘과 각종 기법이 혁신적인 '응용'이라는 문을 연다.
(관련 뉴스 링크)

양자컴퓨터를 통해 기존 컴퓨터로는 해답을 구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학특성을 정확하게 모의실험해서 새로운 분자나 재료를 설계할 수 있다. 많은 가능성으로부터 최적의 해를 찾아내는 '최적화 문제'도 풀 수 있다.

최적화 문제는 모든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과제인데 양자컴퓨팅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힘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한다. 정답의 가능성을 한 번에 1개씩 고려하는 기존 장치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답을 찾는다.

존재하는 해를 모든 양자학적인 중첩에서 시작해서 '양자얽힘'과 '양자간섭'을 이용해 정답을 압축시킨다. 일상생활에서는 접하기 힘든 과정이다. 

주변에서 기대가 큰 만큼 실현은 쉽지 않다. 초전도물질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설계의 사례에서는 초전도물질을 우주 밖 온도의 100분의 1 이하라는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까다로운 양자상태를 상세하게 제어함으로써 프로세서를 방해하는 한 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게 철저히 차폐시켜야 한다.

연구는 그동안 전세계 소수 전문가에게 한정됐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이론 연구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를 활용한 알고리즘 등의 기법의 실제 검증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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