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창닫기

측정기술, 新장비 개발로 진화하다

표준연 첨단측정장비연구소,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요한 새로운 측정장비 개발
모듈싸이·파인에버 등 연구소 기업 및 창업 4개, 국내·외 공동연구 추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우주광학분야 연구실. 흰 신발, 모자, 수트를 착용한 연구원들이 클린룸(clean room) 안에서 차세대 중형위성에 들어가는 영상장비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위성에 탑재될 이 장비 부품은 우주에서 고해상도의 영상을 촬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영상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뿐만 아니라 부품평가용 측정장비까지 개발한다.
 
#이웃 건물에 있는 극저자장측정분야 연구실에는 외부 자기장을 차단하는 차폐실이 여러 개 있다. 차폐실 안에는 신체 기능을 측정하는 뇌자도, 심자도, 극저자장 MRI/NMR 장비가 설치됐다. 이 장비들은 일반 MRI와 다른 특수 장비다. 연구진은 이 장비를 사용해 아주 약한 자기장에서 뇌기능과 암 등을 진단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첨단측정장비연구소 우주광학분야 연구실의 클린룸에서 연구원들이 영상장비 부품을 조립 중이다. 사진=한효정 기자첨단측정장비연구소 우주광학분야 연구실의 클린룸에서 연구원들이 영상장비 부품을 조립 중이다. 사진=한효정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의 측정기술이 측정 '장비' 개발로 진화하고 있다.
 
표준연은 측정장비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작년 9월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장비 전문 연구원 48명을 모아 '첨단측정장비연구소(소장 이혁교, 이하 장비연구소)'를 설립했다.
 
장비연구소의 목표는 의료·환경·반도체·분석·국방 등 분야에서 기존에 사용되던 장비보다 더 정교한 수준으로 대상을 측정하는 장비를 만드는 것이다.
 
이혁교 소장은 "반도체 선폭은 점점 더 세밀해지고, 더 높은 해상도의 위성 영상이 필요해졌으며, 초미세먼지·나노구조·바이오샘플 등 현미경으로 관찰할 물질의 크기도 작아졌다"며 "장비연구소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요한 새로운 장비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혁교 소장은 표준연의 원천 측정기술을 바탕으로 장비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진=한효정 기자이혁교 소장은 표준연의 원천 측정기술을 바탕으로 장비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 연구소 기업 4개 설립, 국내외 공동연구 추진
 
장비연구소는 ▲광전자융합장비분야 ▲극저자장측정분야 ▲반도체측정장비분야 ▲우주광학분야 ▲환경측정장비분야 ▲장비인프라지원분야 등 6개 분야로 구성된다. 각 분야는 창업과 국내외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광전자융합장비분야는 전자현미경과 광학현미경을 합친 광전자 융복합현미경을 개발했다. 이 현미경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불량품을 걸러내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세포, 나노 구조, 그래핀 등을 관찰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 연구진은 세계적 전자현미경 회사인 일본 히다치(Hitachi)의 협력 제안을 받고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극저자장측정분야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약한 자장으로 뇌와 심장 기능을 측정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뇌자도 장비 개발 기술은 2016년 호주의 한 회사에 8억 원에 기술이전됐다. 연구진은 극저자장 장치를 사용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인체 내 반응과 증상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반도체측정장비분야는 반도체 공정장비용 실시간 공정진단 융복합 센서, 오염입자 분포 측정 센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진의 지원을 받은 국내 한 중소기업은 매출이 급증해 작년에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주광학분야는 고해상도 우주·국방·산업용 광학영상장비를 개발한다. 이 장비는 지리·군사·기상 등 분야의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얻는데 활용된다. 연구진은 스마트 안경, VR·AR 기기, 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 미래 가상현실 광부품을 측정하는 기술도 연구한다.
 
환경측정장비분야는 대기오염 물질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측정신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은 초미세먼지의 질량농도 측정시스템 개발과 측정장치 신뢰성 향상 연구 등을 수행한다.
 
장비인프라지원분야는 5개 분야에서 공통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왼쪽부터)극저자장연구팀이 개발한 '뇌자도‘ 측정장비와 광전자융합장비팀이 개발한 광전자 융복합현미경. 사진=표준연 제공(왼쪽부터)극저자장연구팀이 개발한 '뇌자도‘ 측정장비와 광전자융합장비팀이 개발한 광전자 융복합현미경. 사진=표준연 제공

 장비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파인에버(반도체측정장비분야) ▲단단광학(우주광학분야) ▲모듈싸이(광전자융합장비분야) ▲시정(환경측정장비분야) 등 4개 연구소 기업을 탄생시켰다. 내년 상반기 내에 한 개가 더 추가될 예정이다
 
장비연구소는 여러 기관과 MOU도 맺었다. 협력 대상은 한화방산, LIG 넥스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 측정·장비 수요가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의령군과 함께 뇌자도 치매 진단 연구를 시작했다. 장비연구소는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치매 진단용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소장은 "이 장비가 개발되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치매진단을 위해 대형 병원을 찾지 않고도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표준연의 우수한 측정기술이 장비화되면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 장비연구소는 측정장비에 필요한 하드웨어 개발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체계화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 소장은 "지금은 연구자 개인이 만든 각 측정장비용 소프트웨어가 공유되지 못하는 구조"라며 "이것들을 취합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장비 관련 업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장비연구소가 앞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효정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독자의견
로그인 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은 과학과 국민을 잇는 밑거름이 됩니다
0/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