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태 IBS 부연구단장 연구팀 연구···형광물질 엘라니르 찾아
피부 개선제 개발, 중요 조직 구조 영상화 등 기대

국내 연구진이 피부 노화를 3차원으로 보여주는 형광 물질을 개발했다.

IBS(원장 김두철)는 장영태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피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단백질인 엘라스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형광물질 엘라니르(ElaNIR)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살아있는 피부 조직에서 엘라스틴의 양을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분포도를 3차원 영상으로도 촬영할 수 있어 피부 나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피부 탄력은 피부의 나이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다. 탄력은 엘라스틴이라는 신축성 있는 단백질이 담당하고 있어, 피부 속 엘라스틴의 양이 부족하면 주름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엘라스틴은 피하 조직에 위치해 파장이 짧은 빛으로는 피부 투과에 한계가 있고, 형광 염색으로도 관찰이 어렵다. 염색을 한다 해도 어디에나 잘 들러붙는 형광 물질의 일반적인 특성상 주변 조직에도 붙어 피부 속 엘라스틴만의 영상을 뚜렷하게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IBS 연구진은 엘라스틴 깊이까지 도달하는 긴 파장의 근적외선 영역에서 형광을 내는 물질 중에 엘라스틴에만 결합하는 형광물질을 탐색했다.

연구진은 근적외선 영역에서 형광을 내는 분자들을 양쪽성 이온(zwitter ion)의 형태로 만들어 무분별한 접착성을 줄인 여러 후보 물질들을 만들었다. 이후 엘라스틴을 관찰하기 좋은 토끼 동맥 단면에 이들 물질을 도포하는 방식으로 형광물질을 선별했다.

선별 결과, 근적외선 영역에서 형광을 내면서 엘라스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엘라니르(ElaNIR) 분자가 확보됐다. 엘라니르는 주변 조직에 결합하지 않고 엘라스틴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최상의 영상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연구진은 살아있는 피부에 엘라니르를 적용해 피부 탄력도를 측정했다. 살아있는 생쥐의 정맥에 엘라니르를 주사하면 엘라니르는 혈관을 거쳐 몸 전체의 엘라스틴을 찾아 결합하고, 조직의 탄성 상태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생후 1개월의 젊은 생쥐와 생후 10개월의 늙은 생쥐에게 각각 엘라니르를 주사한 후 형광을 띠는 엘라스틴의 양을 비교한 결과, 젊은 생쥐에 비해 늙은 생쥐의 피부 조직 속 엘라스틴의 양이 현저히 적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엘라니르를 활용해 단순한 형광 이미징 뿐만 아니라 엘라스틴의 분포를 고해상도의 3차원 영상으로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엘라니르가 피부 노화를 측정해 피부 개선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맥 내벽이나 귀의 연골 등 탄력성이 중요한 조직 구조 영상화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영태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연구단장은 "살아있는 생체의 피부 탄력을 시각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 물질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조직 샘플을 채취하지 않고도 고통 없이 엘라스틴 측정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달 29일 '셀(Cell)' 자매지인 '화학(Chem)'지에 게재됐다.

ElaNIR에 의해 염색된 젊은 생쥐와 늙은 생쥐의 엘라스틴 3차원 영상.<자료=IBS 제공>
ElaNIR에 의해 염색된 젊은 생쥐와 늙은 생쥐의 엘라스틴 3차원 영상.<자료=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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