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빙연구원
이 곡은 1964년 처음 발표된 후 케롤 키드 등 여러 명의 가수들이 리메이크하기도 한 곡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대학 1학년 때인 1971년 양희은에 의해 '일곱 송이 수선화'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어 크게 인기를 끌었던 곡이다.
I may not have a mansion. I haven’t any land.
Not even a paper dollar to crinkle in my hand.
But I can show you mornings on a thousand hills.
And kiss you and give you seven daffodils.
I do not have a fortune to buy you pretty things.
But I can weave you moonbeams for necklaces and rings.
And I can show you mornings on a thousand hills.
And kiss you and give you seven daffodils.
Seven golden daffodils are shining in the sun
To light our way to evening when our day is done.
And I will give you music and a crust of bread.
A pillow of piny boughs to rest your head.
전 집도 없고 땅도 없어요
당장 제 손에 움켜쥘 지폐 한 장도 없고요
하지만 전 당신에게 저 굽이치는 산 위로 떠오르는 아침을 보여줄 수 있고
사랑의 키스와 일곱 송이 수선화를 드릴 수 있습니다
전 당신에게 예쁜 물건들을 사줄 만한 재산도 없습니다
하지만 전 당신에게 저 달빛을 엮어서 목걸이와 반지를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굽이치는 산 위로 떠오르는 아침을 보 여줄 수 있고
사랑의 키스와 일곱 송이 수선화를 드릴 수 있습니다
오, 황금 빛 일곱 송이 수선화는 햇빛 속에 찬란히 피었다가
우리의 나날들이 다하면 시들어가겠죠
그러면 전 당신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한 조각 빵을 드리고
소나무 가지로 베개를 만들어 당신의 머리를 편히 쉬게 해드리겠습니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에게도 저런 낭만적인 프로포즈가 통할까? 특이하고 이벤트적인 프로포즈가 유행인 지금 세대에는 왠지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요즘 같으면 다음과 같이 고백을 해야만 성공적인 프로포즈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1절 가사만 바꾸어 보기로 한다.
전 새로 분양 받은 아파트도 있고 물려 받을 땅도 있어요
당장 당신이 원하는 것을 사줄 수 있는 프리미엄 신용카드도 있어요
그리고 전 당신에게 저 굽이치는 산 위로 떠오르는 아침을 보여주는 이벤트도 준비했고 다이아몬드 반지와 백 송이 수선화도 드리겠습니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함께 전국의 25~39세 미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배우자상을 조사해 발표한 적이 있다. 이 보고에 의하면 적령기의 여성들은 이상적인 남편의 조건으로 자산이 2억7000만원, 연봉은 약 5000만원, 그리고 키는 178cm 등을 꼽았다고 한다. 물론 남자들이 원하는 아내의 조건에도 자산 2억여원, 연봉은 4200백만원 등 경제적인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다.
요즈음 남녀의 이성에 대한 성향을 무선통신 기술에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즉 남자는 블루투스고 여자는 와이파이와 같다고 한다. 블루투스는 가까이 있으면 연결되고 멀리 떨어지면 곧 바로 다른 기기를 검색하는 반면, 와이파이는 주변에서 사용 가능한 모든 신호를 찾은 다음 가장 강력한 신호와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금만 멀어지면 남성은 다른 이성을 찾고, 여성은 주위에서 최고의 상대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정말 세븐 데포딜스의 가사처럼 가난했던 젊은 나를 남편으로 받아주었던 아내가 고맙게 느껴지면서 요즈음 같으면 결혼을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지나간 위기감을 느끼게 하였다.
말이 많아 제우스의 부인인 헤라에게 남의 말의 끝부분만 따라하도록 벌을 받은 숲 속의 요정인 에코가 잘 생긴 청년 나르시서스에게 반했다. 하지만 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그의 말을 반복하기만 하는 에코가 나르시서스에게는 미친 여자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는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에코는 상사병으로 죽고 목소리만 남겨져 우리 곁을 떠돌며 메아리가 되었다. 에코의 죽음을 슬퍼하던 숲 속의 친구 님프들이 정의의 여신인 네메시스(Nemesis)에게 청원을 해 나르시서스를 헬리콘 산의 샘에 비친 자기 모습에 매혹되도록 벌을 내리게 된다.
어느 날 사냥에 나선 그는 목이 말라 그 샘에 갔다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후 상사병으로 서서히 죽어가게 되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바로 수선화가 피어났다.
봄은 수선화와 함께 수 많은 꽃들이 피어나는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다. 이 봄에는 노래 '세븐 데포딜스'처럼 낭만적인 사랑도 결실을 맺고 또 우리 모두에게 꽃 향기 나는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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