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역발상을 다시 역발상 하라!' 대덕과학포럼 강연
대전에 '학연·지연·혈연' 없어도 계족산 황톳길·맨몸마라톤 등 대전 新풍토 만든 비결 공개

대전 계족산 14.5km 황톳길. 12년 전에는 없던 길이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대전 계족산 14.5km 황톳길. 12년 전에는 없던 길이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에고~ 여가 참 좋네. 삼성 이건희가 만들었나? 참 잘 만들었데이. 탄원서라도 써줄까마."
 
"아지메요, 여기 제가 만들었심다."
 
대전 계족산에 놀러 온 경상도 관광객이 산길에 깔린 황톳길에 감탄하자, 지나가던 경상도 사내가 답했다. 그 사내는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위 일화는 그가 들려준 이야기다.
 
대전에 학연·지연·혈연 하나 없는 경상도 사내가 10년 공들여 대전 산 하나를 전국 명산으로 바꿔놨다. 그는 24일 라온호텔에서 열린 136회 대덕과학포럼을 통해 끊이지 않는 상상력의 비결을 밝혔다.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사진=박승주 기자>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사진=박승주 기자>

사방 챙 두른 모자와 분홍 자켓, 청바지를 즐겨 입는 '괴짜 사업가' 조 회장은 청년시절 월급쟁이 엔지니어였다. 당시 90년대 초는 다이얼식 전화기가 전자버튼식 전화기로 발전하던 때다.

 
그 흐름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한 그는 창업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중반까지 유행하던 '700-5425 통화연결음 서비스'는 조 회장 작품이다.
 
이 사업으로 그는 많은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다양한 사업도 시도했고, 실패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다 연고도 없던 대전지역 주류업체인 옛 '선양'을 2004년 인수했다. 당시 선양은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조 회장은 '산소가 많아 빨리 깨는 소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다시 지역민의 잔을 서울 소주로부터 되찾기 시작했다.
 
그때 조 회장이 시작한 것이 계족산 황톳길 사업이다. 그는 맨발로 산길을 걸은 후 몸이 상쾌해지는 나름의 체험을 겪고나서, 계족산 둘레길 14.5km를 2006년부터 10년에 걸쳐 황토로 깔아 나갔다.
 
계족산 중턱에 야외 음악회장을 만들어 유쾌한 성악 공연 '펀펀한 클래식'도 시작했다. 이 공연은 찾아가는 음악회까지 연간 130여회를 행사한다.
 
대전 동북쪽에 위치한 계족산은 황톳길에, 음악회에, 마라톤까지 이름난 전국 명산이 됐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100선'에 3년 연속 선정됐고, 그와 황톳길을 조명하지 않은 미디어가 손꼽을 정도다.
 
조 회장은 상상력을 실현하는 비결로 '기존 자원에 콘텐츠를 더해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고, 이를 꾸준히 공유'하는 그 만의 신개념 서비스를 설명했다.
 
그는 "계족산 밑에 보리밥 식당이 '황톳길 덕분에 먹고 산다'고 우리 소주만 판매한다"며 "배려가 진정성을 보이고 신뢰를 얻어 공감을 쌓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것이 가치 사업이다"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상상력은 매년 1월 1일 11시 11분에 갑천 엑스포교에서 출발하는 '맨몸마라톤'과 VR·AR·공연이 어우러진 국내최초 '아트렉티브 미술박물관' 등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는 대전의 성장동력을 묻는 말에 "먹고 자는 융합 서비스 창출이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엿보였다.
 
누구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풍토와 문화를 지역에 풀어나가는 조웅래 회장의 '역발상 스토리'는 대전과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세히 듣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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