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25일 울산항 청항선 LNG 연료탱크 적용

저장용량은 비슷하지만, 탱크가 차지하는 공간은 큰 차이를 보인다.<사진=KAIST 제공>
저장용량은 비슷하지만, 탱크가 차지하는 공간은 큰 차이를 보인다.<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기존보다 2배 이상 저장하는 형상 조절 가능한 압력탱크 상용화에 성공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장대준 기계공학과 교수와 폴 베르간 교수(2009년~2015년 재직·현재 은퇴) 연구팀이 개발한 자유자재로 형상을 조절할 수 있는 격자형압력탱크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해 울산항 청항선의 LNG 연료탱크에 적용됐다고 30일 밝혔다.

격자형압력탱크는 내부 격자구조를 통해 압력을 견디는 방식이다. 기존의 실린더형이나 구형으로만 가능했던 압력용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압력용기 설계의 새로운 표본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2011년 원천 특허 출원 이후 2012년부터 포스코와 협업을 통해 상용화에 착수했다. 그 결과 7개의 국제인증과 4개의 시험탱크를 성공적으로 제작·시험하고 기술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KAIST 기술창업 기업인 래티스테크놀로지에 이전돼 상용화가 추진됐다. 지난 25일 청항선의 LNG 연료탱크로 채택됐음을 확정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친환경 선박의 LNG와 액체수소(LH2) 연료 저장 탱크에 활용할 수 있다. 대형 선박 1척은 자동차 5천 대 분량의 배기 가스양을 분출한다.

자동차에 대한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와 달리 대양을 운항하는 대형 선박은 그동안 배기가스 규제가 없어 저품질의 중질류를 연료로 사용해 황산화물, 질소 산화물,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을 대량으로 배출해 왔다.

이에 UN 산하의 국제해사기구(IMO)는 대형 선박의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를 매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2020년까지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0.5%,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선박 연료가 LNG와 액체수소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 연료를 저장하는 기술이 가장 큰 기술적·경제적 걸림돌이었다.

격자형압력탱크는 이러한 걸림돌을 제거할 이상적인 압력탱크기술로 인정받았고 이번 적용을 통해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기존의 압력 탱크는 풍선과 유사하게 압력 하중을 막응력(Membrane Stress)으로만 견디기 때문에 표면에 작은 결함들이 성장하면서 전체적으로 파괴되거나, 크기가 커지면서 표면 두께가 증가해 용접이 어려워져 대형화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 실린더 주위는 버려지는 공간이 돼 다수의 실린더를 사용할 경우 실질적 저장 공간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공간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격자구조를 내부에 적용해 기존 압력 용기와는 전혀 다른 설계 이론을 개발했다. 내부 압력을 받는 마주 보는 두 면을 격자구조로 연결하고 용기 표면은 보강재를 사용해 굽힘 응력(Bending Stress)으로 압력을 견디게 했다.

또 레고 블록 쌓듯이 규칙적인 격자구조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단순하고 일관적인 방법으로 대형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설계 구조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는다. 구조적 다중성으로 안전도를 크게 높일 수 있고 탱크가 커져도 구조의 두께가 유지되며 최대의 공간 효율성을 보장한다.

그밖에도 격자 구조가 내부 유체의 움직임을 제한해 선박용 LNG 저장 탱크의 가장 큰 숙제인 슬로싱(sloshing) 현상과 피뢰파괴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장 교수는 "압력용기는 물질과 에너지를 저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로 가정부터 산업까지 다양한 곳에 필요해 원하는 형상의 압력탱크인 격자형압력탱크의 응용 범위는 매우 넓다"라며 "LNG 추진 선박용 연료 탱크뿐 아니라 육상 산업 설비, 철도, 차량 등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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