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일 전남대 교수 연구팀, 세균 감염에 대한 새로운 이론 제시

헵시딘-FPN1 간 상호작용을 통한 철의 변화와 활성산소(ROS) 변화 모식도.<사진=한국연구재단>
헵시딘-FPN1 간 상호작용을 통한 철의 변화와 활성산소(ROS) 변화 모식도.<사진=한국연구재단>
생체 내 철(Fe) 대사를 조절해 세균감염과 패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감염제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최현일 전남대 교수 연구팀이 식중독 균인 살모넬라에 감염됐을 때 철 농도 조절을 통한 감염 억제 방법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철은 병원성 미생물 독성인자 발현과 감염 후 숙주 세포 내에서의 생존에 필수 요소다. 숙주동물의 방어체계의 항균 활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철 항상성은 헵시딘이라는 호르몬으로 조절된다. 헵시딘은 세포막의 단백질인 FPN1을 통해 세포 내외의 철 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살모넬라가 증식하는 장소인 대식세포 내 소기관(SCV)에도 헵시딘이 작용해 철 농도가 조절된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 헵시딘에 의한 철 대사 조절은 항균작용을 하는 활성산소의 생성과 연관이 있음을 밝혀냈다.

헵시딘에 의해 SCV 안의 철 농도가 감소하면 대식세포에서 활성산소 생성이 저해된다. 그 결과 살모넬라가 활발히 증식할 수 있다. 반대로 동물 감염 실험에서 헵시딘 발현 억제제인 GSK5182를 처치하면 활성산소가 증가돼 살모넬라를 효과적으로 사멸시켰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성과는 감염상황에서 병원체와 숙주의 핵심 공유인자인 철의 변화 기전을 밝힘으로써 감염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항생제에 의존하던 감염과 패혈증의 치료법에 병원체-숙주 상호 작용을 이용한 새로운 감염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최현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병원균과 숙주 모두에게 중요한 핵심 공유인자로서 철 성분의 중요성을 발굴해 세균감염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신개념 비항생제성 감염치료제와 치료보조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달 29일 게재됐다.

숙주 내 철 조절에 따른 살모넬라의 유전자 발현 및 생존능 변화.<사진=한국연구재단>
숙주 내 철 조절에 따른 살모넬라의 유전자 발현 및 생존능 변화.<사진=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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