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환영, 다양한 분야 과학기술 협력···'CVID' 명시안돼 우려의 목소리도
트럼프 "한반도 비핵화 의지 확인···과정 검증할 것"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세기의 회담'으로 불리며 각국 언론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경제계, 산업계 등에 이어 과학계에서도 회담 결과를 일제히 환영했다.

과학계에서는 향후 남북관계 변화를 통한 협력 연구 활성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문에 'CVID'가 명시되지 않으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동합의문을 통해 북미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안정적 평화 체제 구축 동참 ▲'판문점 선언' 이행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신원이 확인된 전쟁 포로와 실종자 송환 등을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이번 북미회담에 대해 "좋은 합의를 이뤘다"고 긍정적인 내용을 올리며 만족함을 표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측이 원하는 바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하며 기존과 다른 북미관계가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사일 실험장의 조속한 폐기도 약속했다"면서 "CVID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합의문에서 완전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고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를 추구하려면 과학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한다. 기계적·물리적·과학적으로 빠른 시간안에 할 것"이라며 "오늘 회담은 세계 역사에도 중요한 날이다. 완결되는 것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남북협력 연구 활성화를 기대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사진=고지연 대덕넷 디자이너>
과학기술계에서는 남북협력 연구 활성화를 기대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사진=고지연 대덕넷 디자이너>
◆"남북협력 활성화 기대···과학기술이 촉매제로"

과학기술계의 다수 과학자들은 이번 북미 회담과 공동합의문에 기대감을 표시하는 분위기다.

양수석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총연합회 회장은 "회담 성공을 환영하며 앞으로 남북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면서 "과기부, 연구회, 대전시 차원에서도 다각도의 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협력이 한순간에 잘 될 수는 없겠지만 교류가 진행되며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앞으로 정부 계획에 따라 과학단체로서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현규 KISTI 본부장은 "포괄적인 합의이지만 확실히 정상화로 가는 길을 열었다"라면서 "남북협력도 과학기술이 촉매제가 되어 활성화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홍성범 STEPI 동북아사업단장은 "남북 차원에서 과학기술 협력이 기대된다. 유라시아 철도 등의 동북아 차원에서도 전반적인 과학기술 교류와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라며 "과학기술이 글로벌 관계 정상화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의 한 국방과학기술 과학자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KIST가 역할을 했으며, 베트남과 아프리카도 이 모델을 배우고 있다"라며 "북한 과학기술 경제발전에 KIST 모델을 접목해 농업, 공업에서 한계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POSTECH 총장도 SNS를 통해 "POSTECH도 남북협력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외 파견 과학자도 이번 북미 회담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경수 ITER 사무차장은 성공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 최강국 대통령이 판을 키워 놓은 협상에서 문구가 문제가 아니고 1~2년 사이에 가시적 결과가 나오는가가 관건"이라면서 "미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으로 이후 당락의 갈림길 시점이고 북도 장난만 치기는 부담스러운 분위기를 충분히 파악하고 돌아 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VID' 명시 안돼···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도 필요"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을 놓고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합의문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대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으로 대체된 만큼 지속적인 비핵화 검증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문희 대덕클럽 회장은 "핵 문제는 미국, 북한 양국이 아니라 직접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안보가 직결되어 있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이번 회담에서 'CVID'가 명시되지 않고, 포괄적인 비핵화 약속이 담기면서 군사적·기술적인 긴장완화는 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김용환 KIST 안보기술개발단장도 "비핵화 합의 이후 북한의 기존 핵무기 시설·장비의 사용 불능화 조치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쏟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검증이 필요하며, 기존 핵 과학자들의 관리 문제도 핵심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고영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전문위원은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 협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지속가능하고 동반성장하는 전략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학기술 각분야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서로 필요한 부분을 찾아갈 것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선점이나 보여주기식은 지양하고 종합적인 전략과 신중한 방식으로 같이 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철도, 에너지, 보건의료는 단기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비핵화 과정은 남북과 국제 협력으로 함께 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과 북은 혁신, 경제 체제가 다르다.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해 그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고  프로젝트, 사업, 정책, 과학기술 외교, 사람 간 협력 등 단계를 나누고 종합전략으로 협력해갈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일부 발췌 내용.

Q. CVID에 합의를 했는가?
A. 김정은과 수 시간 깊은 대화를 했다.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CVID는 이미 진행 중이다. 북한은 핵시설을 이미 폐쇄했다. 우리는 이미 다 알고 회담장에 나왔다. 이미 CVID에 대해 논의했고 폼페이오도 북한 측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CVID가 전제되지 않으면 성명서에 서명할 수 없다고 이미 말해 놓았다. 

Q. 비핵화 검증 방법론에 대해 논의됐나?
A. 논의됐다. 앞으로 비핵화 검증될 것이다. 양국 간의 신뢰를 더욱 구축하면 검증된다. 미국 사찰단을 비롯해 다른 나라 사찰단도 있을 것이다.

Q. 김정은이 어떻게 비핵화 신뢰를 줬는가?
A. 과거를 생각해보자 비핵화 관련해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수십억 달러를 사용했다. 이같은 문제를 이야기했다. 확고하게 이야기했다. 비핵화를 나보다 더 원한다. 물론 더 두고 봐야 한다. 합의문을 봐서 알겠지만 포괄적인 내용이다. 그렇기에 약속을 이행할 것이다. 즉각적으로 촉구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말뿐이었던 적이 많다. 실제로 북한에는 새로운 팀이 구성됐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김정은이 이행할 의지가 있다.

Q. 비핵화 일정은?
A.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려면 과학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도 시작을 한다면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빨리 시작할 것이다. 기계적으로, 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빠른시간 안에 할 것이다. 핵 이슈가 끝나면 경제 제재도 풀어질 것이다.

Q. 북한의 비핵화 행동을 어떻게 보장하나?
A. 어떤 것도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이 협상을 원한다. 나 자신도 협상을 잘한다. 협상을 안 하고 싶을 때 딱 안다. 협상을 원한다는 아주 강한 느낌과 인상을 받았다. 북한 측은 협상을 원했다고 생각한다.

Q. 비핵화 비용을 계산했나? 누가 감당하나?
A. 남한 정부와 일본 정부가 충분히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꺼이 도움을 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과 근접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관대하게 도움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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