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박현서 박사팀, 금덩어리서 '코팅 금촉매' 한 번에 만드는 기법 개발
과기부 KOREA CCS 2020 사업 통해 '전기분해' 기술 이용한 CO₂전환 연구
장종현·박현서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 연구팀은 금 나노입자 표면을 고분자로 '코팅'했을 때 촉매 효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히고, 코팅된 금 나노입자를 간단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금을 작게 쪼갠 금 나노입자는 이산화탄소(CO2)를 유용한 물질로 바꿀 때 사용되는 전기분해 '촉매' 중 하나다. 금 나노입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기물 코팅이 생길 수 있는데, 촉매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로 씻어낸 후에 사용된다.
그러나 연구팀은 코팅을 그대로 둔 채 실험을 시도했고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코팅된 금 촉매가 기존보다 이산화탄소를 30% 더 잘 흡착했고, 내구성은 20% 더 높았다.
장종현 박사는 "이 기술은 온실가스 저감과 이산화탄소 전환 실용화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재생에너지서 나온 남는 전력, CO2 '전기분해' 사용 기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합물로 바꾸려는 '전환' 연구가 활발하다. 여러 가지 전환 방법 중 장 박사 연구팀은 '전기분해'를 연구한다.
전기분해 시스템에 이산화탄소와 물을 넣고 전기를 가하면 화학산업에서 기초 원료로 활용되는 일산화탄소(CO)와 수소(H2)가 혼합된 합성가스가 나온다.
금 나노입자를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주로 비커에 금과 화합물을 넣어 반응시키는 화학적 방법이 쓰인다. 이 방법은 과정이 복잡하고 씻어야 할 화합물이 나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최신 기술인 '액체 스퍼터링 공정법'을 택했다. 이 공정법은 가스를 금속판에 충돌시켜 금속 원자를 떼어내고 이 원자를 액체에 모아 작은 입자로 만드는 기법이다.
장 박사는 "이번 실험에서는 아르곤(Ar) 기체로 금덩어리를 강하게 쏴서 금 입자들이 탄소고분자 용액 안으로 떨어지게 했다. 떨어진 금 입자들은 용액 안에 있는 탄소지지체 표면에 박혀 금 나노입자가 됐고, 여기에 덤으로 폴리에틸렌글라이콜(PEG)이 금 나노입자 위에 코팅됐다"고 설명했다.
탄소지지체 크기는 수십 나노미터(nm)이며, 금 입자는 10nm 정도다. 장 박사는 이 금 나노입자의 구조를 '빵(탄소지지체) 위에 건포도(금 입자)'가 박혀 있는 모양에 비유했다.
고분자 코팅은 금 나노입자의 보호막이 되고, 촉매 반응성과 내구성도 끌어올렸다. 연구팀은 촉매 효율이 올라간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코팅을 제거하거나, 판매되는 금 나노입자를 코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박 박사는 "결과적으로 이번 실험을 통해 액체 스퍼터링 공정법으로 고효율 코팅 금 나노입자를 한 번에 만들 수 있음을 발견했다"며 "이 기법은 금 촉매를 대량 생산할 때 공정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분해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전환 연구는 재생에너지 시대가 오면서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박사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30년까지 20%로 늘어나게 되면, 화력발전소 대신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남는 전기를 전기분해에 쓸 수 있다"며 "이 연구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 두 박사팀 공동 연구····그동안 해오던 연료전지 개념 CO2 전환에 응용
이번 성과는 공업화학을 전공한 장종현 박사와 화학을 전공한 박현서 박사가 2016년부터 연구팀을 함께 이끌며 이뤄냈다. 당시 박 박사는 KIST 연료전지연구센터에 온 신입 연구원이었다.
평소 협동 연구가 활발한 센터 분위기에 맞춰 두 박사는 각자의 전공을 활용해 연구를 시작했다. 장 박사팀은 나노입자 합성·제조와 전반적인 연구에, 박 박사팀은 코팅 효과를 분석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했다. 두 박사의 연구실은 바로 옆에 붙어 있어 한 연구실처럼 오가며 연구할 수 있었다.
KIST에서 오랫동안 연료전지를 연구한 장 박사는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연구로 영역을 넓혀왔다. 그는 "물·전기 분해, 연료전지 등 전기화학에 쓰이는 개념을 이산화탄소 연구에 응용했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2013년부터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처리연구개발센터(KCRC)의 KOREA CCS 2020 사업에 참여해 전기분해 기술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전환 실용성 향상 연구를 했고 이번 성과는 그중 하나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산화탄소 전환 실용화 연계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박 박사는 "전기분해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전환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로 실용화까지 갈 길이 멀어 조바심도 난다"며 "다음 세대가 살아갈 친환경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 우리 기술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촉매 분야 학술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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