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바이오 CEO들 십시일반 "10억원으로 풍토 계승"

[인터뷰]조군호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투자조합 조합장
"바이오클러스터 축적의 'R&D·문화·인프라'···후배 기업에 대물림"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올해 상반기에 제1호 투자조합을 시범적으로 출범하고 현재 제2호 투자조합을 결성했다.<사진=박성민 기자>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올해 상반기에 제1호 투자조합을 시범적으로 출범하고 현재 제2호 투자조합을 결성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대덕 바이오 벤처들이 수십년 동안 바이오클러스터를 형성해 왔습니다. 이곳의 자산은 축적된 R&D·문화·인프라 등입니다. 이웃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톡톡히 활동하고 있죠. 상생하는 바이오 생태계를 후배 기업에게 대물림하고 '바이오 대덕'의 위상을 키워가도록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초 대덕 바이오 벤처 몇몇 CEO들이 자금을 모았다. 규모는 10억원. 이들은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지난 3월 22일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제1회 투자조합(이하 1호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투자 대상은 후배 바이오 기업이다. 훌륭한 기업을 탄생시켜 바이오 상생 생태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투자조합이 만들어졌다.

투자조합 결성은 '바이오헬스케어협회'(회장 맹필재)에서 시작됐다. '대덕에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든다'는 협회의 정신을 이어받아 바이오 협력 생태계에 직접적인 긍정의 기운으로 작용하고 있다.

초대 조합장은 조군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연구소장이 맡았다. 투자조합은 시범적으로 1호 투자조합을 출범했다. 투자조합에 정책위원장, 투자심의위원장, 사무장, 조합장 등 4명의 집행위원이 구성됐다. 현재는 5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1호 투자조합의 투자기업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집행위원·조합원들의 의견을 모아 후배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조 조합장은 투자조합을 운영하며 다수의 바이오 생태계 구성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조군호 조합장은 "대덕 바이오 벤처들은 서로가 도와가며 성장했다. 앞으로도 주변 사람들과 꾸준하게 동행해야 한다"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이웃들에게 무엇인가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투자조합이 결성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후배 바이오 기업들에게 투자뿐만 아니라 자문·공동연구·마케팅 등을 함께하며 경험·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라며 "바이오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대덕에 모이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1호 투자조합의 투자 대상은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 중심이다. 그 가운데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들에게 투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1호 투자조합 수익으로 연달아 2호 투자조합을 구성하며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조 조합장은 "투자조합 조합원들은 바이오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 투자 기업 발굴에 선구안이 좋다"라며 "투자 선정된 기업들에게 투자뿐만 아니라 코치까지 진행된다.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대덕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 "대한민국 바이오 이끈다는 사명감··· 공동체 '공유문화' 이어간다"

조군호 조합장이 투자조합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조군호 조합장이 투자조합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대덕에 바이오클러스터가 형성되기까지 20여 년의 고단한 역사가 함께 했다.

특히 2000년대 1세대 바이오 기업인들은 당시 숱한 고난을 겪어왔다. 1998년 IMF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국내 기업들이 쉽게 넘지 못했던 장벽들을 바이오 벤처들도 똑같이 마주해왔다.

하지만 '돈을 번다'는 목적보다는 대한민국의 바이오산업을 키워내자는 사명감 하나로 클러스터를 형성해왔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인프라를 나누고, 마음을 의지했다.

작은 연구 성과들이 시장에서 빛을 보기 시작하며 글로벌 무대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대덕 바이오 벤처들의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어가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조 조합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을 완성시키고 서로가 협력하며 영역을 확장해왔다"라며 "바이오 기업 공동체 협력의 결과다. 몇 명만 잘됐더라면 성공하지 못했다. 모두가 상생했기 때문에 효과를 보고 있다. 결국은 공동체 공유문화다"고 확신했다.

1세대 바이오 기업인들은 후배 기업들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겪어왔던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전수하며 후배 기업들의 발 빠른 글로벌 무대 진출을 꾀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투자조합의 역할이다.

조 조합장은 "현재까지 시범적인 1호 투자조합을 거쳐 2호 투자조합까지 탄생됐다. 투자수익의 목적보다는 바이오 공동체 풍토 계승의 목적이 크다"라며 "투자받은 기업들이 성장하면 또 다른 투자유치도 용이해진다. 상생효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덕·둔곡 '인재유치' 사활···재직원 역량까지 UP"

"대덕 바이오 벤처 CEO들의 평균 나이가 60세에 가까워지며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데 집중할 때입니다. 대덕·둔곡에 인재를 유치하고 수도권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들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바이오 강국의 꿈을 펼쳐나갈 후계자 유치에 사활을 걸겠습니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차원에서 대덕·둔곡의 바이오 재직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다빈치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현직 CEO들이 강사로 나서며 특허 제도, 연구노트 작성법, 연구실 안전관리, 조직 문화 등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조 조합장은 "대덕·둔곡에 바이오 기업들의 최대 고민은 인재유치다. 회사는 팽창하고 있지만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인재교육뿐만 아니라 대덕만의 끈끈한 바이오 기업인 문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투자조합 1호·2호에 이어 3호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투자조합 3년 차에는 100억원 투자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라며 "최근 1년 사이에 바이오 벤처들의 역량과 위상이 커졌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바이오 생태계를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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