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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보다 현장" 산전수전 겪어낸 'KAIST 학내벤처 1호'

[과학 청년, 부탁해 ㉙]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창업 본질은 경험"
기업가·교육자·영화감독 '1人 3色' 톡톡···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정신력'
전화성 대표는 지난 2000년 KAIST 학내벤처 1호를 설립했다. 이후 산전수전 겪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씨엔티테크를 탄생시켰다.<사진=박성민 기자>전화성 대표는 지난 2000년 KAIST 학내벤처 1호를 설립했다. 이후 산전수전 겪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씨엔티테크를 탄생시켰다.<사진=박성민 기자>

2000년 KAIST에 학내벤처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대화에도 '창업' 주제가 빠지지 않았다. 당시 KAIST에서 전산학을 전공했던 한 청년. 그는 학술대회 발표 자리가 열리면 줄곧 '돈 될(?) 기술'을 소개했다. 그리고 창업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주인공은 대학원생 신분으로 처음 'KAIST 학내벤처 1호'를 탄생시킨 전화성 씨엔티테크(현재) 대표. 2000년 25살의 나이에 음성인식기술업체 '에스엘투'(SL2)를 창업했다. 그러나 창업 현장은 험난 그 자체. 이때부터 산전수전 창업 스토리가 시작된다.

에스엘투의 초창기 기술력이 인정받으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투자에 나섰다. 설립 2년 만에 연매출 50억 원을 달성하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단맛은 잠시. 기업의 지분에 문제가 생겼다. 전화성 대표는 경영권을 잃고 쫓겨나는 좌절을 겪었다.

그는 2003년 창업의 재도약을 나섰다. 외식 주문중개 플랫폼 기업인 '씨엔티테크'를 창업했다. 씨엔티테크는 피자·치킨·햄버거 등 외식 브랜드의 배달 주문을 IT 기술로 대행하는 기업이다.

IT 창업의 화려한 재기를 노렸지만, 단맛은 커녕 시작부터 고배를 마셨다. 기업의 역량에 비해 많은 직원을 고용해 경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한 것. 폐업 직전의 위기에 빚만 8억 원이 넘었다.

전화성 대표가 내린 답은 '책상보단 현장'이었다. 당시 씨엔티테크의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직원들과 함께 배달 주문을 받으며 현장 업무에 몰두했다. 현장의 비효율 시스템을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하나둘씩 문제를 풀어갔다.

창업 초기에는 '피자 시장'에 몰두했다. 씨엔티테크는 점차 영역을 '치킨 시장'까지 확대했다. 피자와 치킨 시장이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며 또 다른 위기에 맞이했다. 하지만 전 대표는 직접 치킨 매장을 운영하며 두 시장의 차이를 알아냈다. 서류가 아닌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아냈다.

전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사업 초창기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중요했다"라며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거창한 비전이 있었다기보다는 망하지 않고 시장에서 버티는 것이 중요했다"고 소회했다.

현재 씨엔티테크는 '외식 주문중개 플랫폼' 시장에서 9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588이나 1688로 시작하는 대표번호 콜센터나 인터넷·모바일 주문은 모두 씨엔티테크를 거친다.

그는 "창업의 본질은 경험이다. 포기가 아닌 경험에서 미래를 읽었다"라며 "성공·실패·재도전의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창업의 선택을 후회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단언했다.

기업가 정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어떤 어려움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전진하는 힘. 즉 정신력을 의미한다"라며 "홍수처럼 흘러넘치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필요하다면 발로 뛰어다니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각오로 무장했다"고 덧붙였다.

◆ '전화성의 어드벤처'···"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은 선배 창업가의 사명"

전화성 대표가 '전화성의 어드벤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전화성 대표가 '전화성의 어드벤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전화성 대표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분야까지 진출했다.

선배 창업가의 사명으로 유망한 후배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지난 2014년 3월 '전화성의 어드벤처' 1기를 탄생시켰다.

전화성의 어드벤처는 올해 12기를 맞았다. 지난 5년간 발굴하고 지원한 스타트업만 200여 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50개 기업에 총 10억 원을 직접 투자했다. 전 대표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도 입지를 굳혔다.

전화성의 어드벤처에 선발된 스타트업들은 전화성 대표를 포함한 국내 액셀러레이터 대가들로부터 경영 진단 컨설팅을 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1대1 멘토링과 국내외 판로개척, 인력 매칭, 투자 등의 경영 활동 전반의 지원을 받는다.

전화성 대표의 손길을 거쳐 간 스타트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 대표는 페이스북 채널 '오늘 뭐 먹지?'의 푸드 콘텐츠 제작 플랫폼 '그리드잇', 뷰티제품 개발업체 '어거스트텐', 챗봇 기반 채팅앱 개발 기업 '신의직장' 등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을 맡아왔다.

그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은 선배 창업가의 사명이다. 초기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라며 "시장의 문제를 창업으로 해결해 나갈 때 성취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약자의 삶 영상에 담아···영화로 '재능기부'"

사회적 약자 등의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는 전화성 대표. 재능기부 형태다.<사진=대덕넷 DB>사회적 약자 등의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는 전화성 대표. 재능기부 형태다.<사진=대덕넷 DB>

전화성 대표는 기업 운영과 액셀러레이터 영역을 넘어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청년실업을 다룬 영화 '스물 아홉살'로 지난 2011년 영화감독으로 입문했다.

같은 해 한국 스키 역사와 계보를 다룬 스키 다큐멘터리 '겨울냄새'를 제작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다문화 가정 이주민 여성 등의 시민단체 활동을 담은 '사랑을 말하다' 작품을 선보였다.

또 국내에 체류 중인 조선족과 한국인 문제를 대담형식으로 풀어낸 '한민족 그리고 조선족', 탈핵을 주제로 만들어진 '불의 날, 생명을 말하다' 등 5편의 작품을 연달아 내놨다. 이처럼 물질적 기부를 뛰어넘어 약자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로 재능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전화성 대표는 젊은 과학은 '확고한 비전'이라고 설명했다.<사진=박성민 기자>전화성 대표는 젊은 과학은 '확고한 비전'이라고 설명했다.<사진=박성민 기자>
그는 "기업 홍보 영상을 제작하다가 우연히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제작하게 됐다"라며 "영화제작에 앞서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호흡했고 그들의 문제를 인식했다. 재능기부 형식으로라도 그들의 문제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소회했다.

전화성 대표는 인생의 가치를 '사회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로 설정했다.

그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업이 지속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굳게 믿는다"라며 "과거에는 이윤 창출에 가치를 두었지만 지속적인 실패를 맛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젊은 과학을 '확고한 비전'이라고 대답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연구에도 확고한 비전이 있어야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

그는 "비전이 없는 기업가나 연구자는 매번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라며 "지속해서 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의 고민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화성 대표는?

1999년 동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사를 취득했고 이후 2001년 KAIST 전산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씨엔티테크 대표를 맡으며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중앙대학교 산업창업경영대학원, 동국대학교 청년기업가센터 등에서 겸임교수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전화성의 스타트업 교과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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