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99일 자진사퇴···서은경 "부정행위 관여한 바 없다"

서은경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대덕넷 DB>
서은경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대덕넷 DB>
대학교수 재직 시절 연구비 부정 사용 의혹 논란에 휩싸였던 서은경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 20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5월 14일 임명된 후 99일 만이다.

서은경 이사장은 지난달 17일 한국연구재단 감사실로부터 전북대 교수 재직 시절 연구비를 부적절하게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앞서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5월 서 이사장의 제자로부터 투서가 들어오자 연구비 특정 감사를 진행하고 지난달 17일 공시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서 이사장의 전북대 연구실에서는 가짜 납품서 작성을 통해 수년간 1200만원 정도를 허위로 신청했다. 이 중 약 350만원은 의자나 전열기 등 연구실 비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다.

또 연구실 학생들이 받은 인건비와 장학금 중 약 6000만원은 연구실 공동경비 등으로 임의 사용됐다. 이에 지난달 23일 과기부와 연구재단은 서 이사장을 형사 고발했다.

서 이사장은 20일 낸 입장문을 통해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받아들였지만, 중요한 소임을 다하지 못해서 한없이 참담한 심정"이라며 " 지난 30년간 연구자로서 연구윤리를 잘 지키며 투명하고 청렴하게 연구에 임해 왔다. 개인적인 사익을 위해 그 어떠한 부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비로 사익을 취할 만큼 부도덕하게 살아오지 않았다"라며 "한국연구재단 감사와 관련한 추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서은경 이사장의 입장문 전문

저는 오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직 사임 의사를 밝힙니다.

저는 지난 5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과학창의재단이 펼치는 과학문화, 창의인재 육성 등 다양한 사업들이 국민들께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성심 성의껏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사장직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받아들였지만, 중요한 소임을 다하지 못해서 한없이 참담한 심정입니다.

저는 지난 30년간 연구자로서 연구윤리를 잘 지키며 투명하고 청렴하게 연구에 임해 왔습니다. 개인적인 사익을 위해 그 어떠한 부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발생했던 문제로 논란이 된 이 상황에 대해서는 지도 교수로서, 연구책임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물의를 일으켰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 여러분께 그리고 저를 임명해 주신 정부에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확인 없이 의혹으로 보도되었던 내용들은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서 무엇이 진실인지가 명확히 밝혀질 것입니다.

하루 빨리 진실이 규명되어 연구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제 30년 인생이 오명을 벗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진실에 근거하여 해명을 해도 의혹과 논란이 계속되는 현 상황에서, 이 사태가 빨리 수습되어 과학창의재단이 본연의 역할과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재단을 위하는 길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사의를 표명합니다.

다시 한 번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여러분과 정부에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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