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KAIST 교수 "의약품, 식품 첨가물, 건강 보조제 등 산업적 활용 가능"

대장균을 이용한 헴 생산과 세포외 분비 전체 개념도.<사진=KAIST 제공>
대장균을 이용한 헴 생산과 세포외 분비 전체 개념도.<사진=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대장균을 발효시켜 생명 유지 필수 철분인 '헴'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을 발효시켜 바이오매스로부터 헴(haem)을 생산하고 세포 밖으로 분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헴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철분이다.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나 세포 호흡에 필수적인 사이토크롬을 비롯한 여러 중요한 단백질 기능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특히 인체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고급 철분제나 약물로 이용된다.

최근 헴이 고기 맛을 내는 핵심 요소로 밝혀지며 콩고기에 미생물이나 식물에서 추출한 헴을 넣어 맛과 영양, 환경 등을 고려한 콩고기 조리법이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의 헴 생산 방식은 유기 용매를 이용한 동물의 혈액과 일부 식물 조직으로부터의 추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대장균을 이용한 헴 생산 기술이 개발된 바 있지만 생산량이 수 밀리그램(mg)에 그치고 생산된 헴이 세포 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헴 추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따라서 고농도로 헴을 생산하면서도 세포 바깥으로 헴을 분비해 정제를 용이하게 하는 친환경 생산 시스템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고효율 헴 생산 미생물을 제작하기 위해 대장균 고유의 헴 생합성 회로를 구성했다. 또 기존에 사용되지 않았던 C5 대사회로를 사용해 헴 생산의 전구체인 '5-아미노레불린산'을 생합성했다.

이를 통해 원가가 비싸고 세포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인 글리신을 사용하지 않고도 헴 생산량을 대폭 높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헴 생산량이 향상됨에 따라 생산된 헴이 상당 비율로 세포 바깥으로 분비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구성한 대장균의 헴 분비량을 더욱 높이기 위해 사이토크롬 생합성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단백질인 헴 엑스포터를 과발현함으로써 헴 생산량과 세포외 분비량 모두가 향상된 헴 분비생산 균주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헴 엑스포터와 헴의 세포외 분비 사이의 연관성을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면 환경, 위생, 윤리적 문제없이 재생 가능한 자원을 통해 헴 생산을 할 수 있다. 향후 의료·식품 산업 등 헴을 이용하는 다양한 분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건강 보조제, 의약품, 식품 첨가물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헴을 미생물발효를 통해 고효율로 생산했다"라며 "생산된 헴의 3분의 2가량을 세포 바깥으로 분비하는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산업적 활용을 위한 헴의 생산과 정제를 용이하게 했다는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지난달 28일자 온라인 판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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