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원 연구진, 용접자동화 장비 핵심부품 '레이저 비전센서' 개발 
외산 센서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가격 절감

선박 건조 비용의 약 35%는 용접에서 발생하며, 용접기술은 조선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조선 산업계가 외산 용접자동화 장비를 도입하던 상황에서 이를 국산화할 수 있게 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문형순 정밀가공제어그룹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용접자동화 장비의 눈(目)이라 할 수 있는 핵심부품 레이저 비전센서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비전센서는 부재(部材)나 구조물 상의 용접선을 레이저로 탐색하고 움직임을 자동으로 추적해 용접 토치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잡아주는 비접촉식 센서이다.

용접자동화 장비 센서의 종류는 크게 접촉식과 비접촉식으로 나뉜다. 접촉식 센서는 내구성 저하 문제가 있어 유럽, 일본 등 제조 선진국에서는 비접촉식 센서를 주로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상용화된 국산 비전센서가 없어 접촉식 센서를 사용하거나 대당 4000만원~1억원 가량의 외산 비전센서를 도입했다. 

외산 비전센서는 해외 업체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거나 수리하기가 원활하지 않았다. 센서가 고장 나거나 공정 변동으로 센서 설정 값을 변경해야 할 경우 국내 기업이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해 용접자동화기계 전문기업 베스트에프에이로부터 국내 중소기업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비전센서 개발을 요청받아 즉시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센서 모듈을 개발했다. 

모듈 가격은 외산 대비 5분의 1 수준인 1000~1500만 원 가량으로 낮췄고, 모듈에서 용접모니터링 기능을 제외한 300~500만원 가량의 보급형 모델도 추가해 제품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한 용접부의 중심선을 노이즈 없이 깨끗한 3차원 영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영상처리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추적오차 최대 0.1mm 범위 내에서 분당 1m의 속도의 고속용접도 가능해졌다. 

기술은 베스트에프에이에 이전됐다. 연구팀은 향후 상용화를 통해 선박, 자동차, 정유, 건축, 풍력발전 등 용접이 필요한 제조업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형순 그룹장은 "용접은 다양한 분야 산업에서 쓰이며, 작업속도와 정확도가 생산성에 직결되기 때문에 자동화가 중요하다"면서 "비전센서를 장착한 용접 자동화 장비가 중소 규모 사업장까지 보급되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불황에 빠진 조선해양업계에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레이저 비전센서를 이용해 용접부를 추적하고 있다.<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레이저 비전센서를 이용해 용접부를 추적하고 있다.<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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