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청년 부탁해 ㊱] 이종원 건설연 융합연구기획실 전임연구원
"연구자는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후배위한 역할도"

이종원 건설연 연구원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자이면서 연구지원 업무도 맡고 있다. 그속에서 연구 아이템을 찾고 지식을 축적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간다.<사진=길애경 기자>
이종원 건설연 연구원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자이면서 연구지원 업무도 맡고 있다. 그속에서 연구 아이템을 찾고 지식을 축적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간다.<사진=길애경 기자>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공무원이나 대기업 준비를 위해 공부하는 우리와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놀랐죠. 살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는 연구자,  후대를 위해 지식을 축적하고 공유하며 기여하고 싶어요."

이종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전략기획본부 융합연구기획실 전임연구원. 부서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현재 맡은 업무는 연구 기획부터 평가, 예산배분까지 연구와 행정 전반을 다룬다.

그의 전공은 건축공학과 도시계획이다. 사람을 좋아한 그였기에 사람이 머물고 싶은 더 나은 환경 구현을 연구했다. 철학, 인문학, 디자인, 행동학 등 다양한 융합 학문을 통해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거주 환경으로 개선하고자 미국, 핀란드 등에서 공부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 왔다.

2016년 11월 건설연에 입사했다. 기관에서는 그의 경험을 인정, 연구 외에 연구 지원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 가끔씩 연구자인지, 지원자인지 자신의 역할에 질문을 던져보기도 하지만 사람을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간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스스로를 채워가는 '긍정에너지'가 넘친다.

◆두려움에 유학도 못간 그, 각국 친구들 만나며 자신감 업~

"질문이 많았던 학생이었어요. 외국에서 공부하는게 더 낫겠다는 판단에 고교 시기에 부모님이 유학을 가라고 했지만 못갔어요. 그만큼 겁도 많았거든요(웃음)."

쾌활한 성격의 모범생이었던 이 연구원. 부모는 그에게 고교시기 유학을 권유했다. 하지만 혼자 떠나야 한다는 두려움에 그냥 주저 앉았다. 한양대 건축공학과 재학시기 여행가 '한비야'의 강연 중 "가슴 뛰는 일을 하라" 말이 마음에 각인되며 세계를 향한 첫 걸음에 용기를 낸다.

대학 3학년을 마치고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4학년때에는 국비장학생으로 핀란드로 떠난다. 대학원은 다시 미국행을 선택했다. 두려움 많던 모범생이 세계를 누비는 청년이 됐다.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게 정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해외 친구들과 자유로운 대화속에 자신감도 커지면서 가슴 뛰는 일과 활동에 집중했어요."

그런 때문인지 해외에서 공부 중에도 공부와 몇몇 언론의 해외 통신원을 병행했다. 혼자만 알고 있는 것보다 현지 소식을 모두에게 알리는 일이 재미있었다.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

"핀란드 정부기관과 교사, 학생 등을 인터뷰 했었요. 그들에게 대학 서열을 질문했더니 모두들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대학에 무슨 서열이 있느냐면서.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학과를 찾아서 가는거라고 하면서요. 순간 부끄러웠어요."

그는 너무 작은 세상에 갇혀 있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대학원은 미국행을 결심한다. 전공도 사람이 머무는 도시 전체와 세계 흐름을 볼 수 있는 도시계획으로 정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석사 전공은 도시계획과 국제개발정책학을 선택했어요. 사람이 보이더라고요. 개발도상국에도 관심이 갔어요. 전문적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건설연 입사 2년차로 해야할 일, 배워야 할 일이 많지만 그가 하는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에게 유익한 일을 하고 싶기때문이다.

◆UN 산하기구 등 다양한 경험 후 건설연에서 일인 다역

건설연 입사 2년차 신진연구자지만 다양한 역할 속에서 빛을 발하며 쟁쟁한 선배들과 같이 자랑스러운 KICT상에 선정됐다.<사진=길애경 기자>
건설연 입사 2년차 신진연구자지만 다양한 역할 속에서 빛을 발하며 쟁쟁한 선배들과 같이 자랑스러운 KICT상에 선정됐다.<사진=길애경 기자>
"졸업 후 일자리는 UN 산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에서 했어요. 초기 멤버로 참여하며 커뮤니케이션, 매칭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역할을 했어요. 보람도 컸지만 전세계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어요. 열정에 앞서 언어, 문화 등 스스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요"

이 연구원은 모두들 부러워하던 일자리를 그만 두고 국내 기관으로 옮겼다. 자신의 연구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겠다는 생각에 몇몇 기관을 거쳐 건설연을 선택했다.

그는 "미래융합연구 분야로 배치되면서 해외 동향을 살피고 자료를 분석해 건설연의 주요사업 예산조정과 배분, 평가를 기관 운영 관리면에서는 운영계획 개정 등 기관 업무 전반에 참여했다"면서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연구와 기관 전반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시간을 쪼개 자신의 장점을 살려 논문도 지속적으로 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입사 1년만에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를 활용한 건설교통분야 연구자 네트워크 구축 방법론 개발' 논문으로 '제2회 국가과학기술혁신 컨퍼런스(국가과학기술연구회 주관)'에서 이사장 상을 받기도 했다.

신진 연구자로서 연구와 연구지원 활동으로 현장과 연구 간의 간극을 줄이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 때문인지 그는 젊은 과학을 '다양성의 존중'이라고 표현했다.

◆"일 속에서도 연구 아이템, 행정도 학술적으로 지식 축적 해 갈 것"

"논문이 연구의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지식 축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식은 축적하고 공유하지 않으면 서로 알지 못하고 발전할 수 없거든요. 또 후배들을 위해 지식체계화 하는 일도 필요하고요."

이 연구원은 새로운 과학기술 행정선진화 논문을 준비 중이다. 현재에서 아는 것을 정리하고 공유해 개선점을 찾고 이를 체계화 하기 위함이다. 또 축적을 통해 발전 방안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행정을 처리해야하는 행정으로만 생각하면 업무로 끝나지만 행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변화를 논리적으로 인과관계로 분석하는 시각을 갖는다면 업무 중에도 연구할 주제가 많다"면서 "연구자는 현재 상황에 안주하거나 주저 앉기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끼리만 알고 있으면 발전할 수 없다. 보고서나 논문으로 체계화 하고 공유해 출연연 예산, 발전 방안 등 실무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집중 할 것"이라면서 "논문과 보고서는 지식 축적의 시작"이라고 역설했다.

건설연 내부의 기술 융합을 위해 커뮤니티 활동에서 적극 나선다. 그는 "건설 분야만해도 건축, 기계, 에너지, 연료 등 다양한데 기술 융합은 혼자만의 연구로는 어렵다"면서 "신진연구자 중심으로 모두를 아우르는 신진연구자 워크숍도 준비하고 있다. 기대해 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원 건설연 연구원은

한양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미국 LA USC에서 도시계획과 국제개발정책학을 전공했다. 박사과정은 내년정도 계획하고 있다.

이종원 연구원은 신진연구자 중심의 기술 융합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0월말 워크숍도 기획 중이다.<사진=길애경 기자>
이종원 연구원은 신진연구자 중심의 기술 융합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0월말 워크숍도 기획 중이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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