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백승태 블루시그널 대표···교통상황 예측 플랫폼 개발
"과학기술이 교통을 바꾼다"···글로벌 기업·기관 '러브콜' 쇄도
도심 교통문제 AI 해결 프로젝트 참여···테스트베드 '과학도시'

블루시그널이 개발한 인공지능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사진=블루시그널 제공>
블루시그널이 개발한 인공지능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사진=블루시그널 제공>
# 약속된 미팅 시간은 오후 5시. 출발지 대전에서 도착지 서울까지 차량 이동 거리는 약 160km. 비바람까지 몰아치는 날씨에 교통상황 예측이 쉽지 않다. 인공지능에게 도착지를 말하니 현재 교통상황은 물론이고 요일·시간·날씨·환경·경험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준다. 도착 예정시간 오차는 불과 몇 분.

# 도착 예정시간에 맞춰 차량으로 출발한다. 도심 교차로에 진입할 무렵 차량에서 '어차피 다음 교차로 신호를 받지 못하니 속도를 줄여라'라는 경고음이 울린다. 뒤이어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현재 구간 1차선의 사고확률이 높으니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라'는 안내도 나온다. 인공지능이 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교통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고속도로 교통혼잡 예측률 92%, 교통사고 예측률이 78% 수준이다.

'인공지능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 블루시그널(대표 백승태)이 그려내고 있는 교통상황이다.

기상정보로 날씨를 예측하듯 교통정보로 도로상황을 예측한다. 블루시그널은 기존 교통 패턴분석을 기반으로 원인·결과를 찾고 여기에 교통공학 알고리즘을 접목했다. 예측 정확도를 최대치로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에게 학습을 시킨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확도는 높아진다.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은 최소 2분에서 최대 2일 이후의 교통상황 변화를 예측한다.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까지 최대한 확보한다.

백승태 대표는 "기존 상용화된 통신사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최단시간·최소거리·막힘구간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라며 "반면 블루시그널의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은 시간·거리·구간 서비스를 넘어 운전자에게 가장 안전한 경로와 운전하면서 다가올 교통상황들까지 예측해준다. 인공지능 분석이 기반"이라고 말했다.

◆ 작은 불편함에서 비롯된 문제의식···"교통문제 직접 해결한다" 각오로 도전

백승태 대표가 블루시그널 스타트업 창업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백승태 대표가 블루시그널 스타트업 창업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지난 2015년 교통 관련 기술로 스타트업에 도전한 것은 엄청난 모험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강하게 창업을 말렸죠. 대부분의 사람은 교통 문제를 국가나 대기업이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죠."

백승태 대표의 무모한 도전은 작은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솔루션 비즈니스를 오랜 기간 담당해왔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대기업에서 IT 분야 시스템 개발 총괄을 맡게 됐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차량 운전대를 잡은 순간 문제의식이 시작됐다. 도로에 깔린 각종 센서들이 교통을 제어하는 미국에 비하면 한국 교통은 '열악' 그 자체였다. 교차로에서 꿈쩍 않고 신호만 기다리는 차들을 보며 답답함을 쓸어내려야 했다.

'교차로 차량 막힘'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을 계산하기조차 두려웠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국내 교통 시스템을 과학기술 기반으로 풀어낼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블루시그널을 설립했다.

그는 "작은 불편함에서 비롯된 문제가 스타트업 출발의 계기가 됐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 문제를 직접 풀어보고 싶었다"라며 "사회적 문제인 교통 문제를 풀어갈수록 사명감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시그널은 대전 도심의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R&D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대전광역시와 KAIST, KISTI, 교통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대전을 테스트베드로 선정하고 도심 교통혼잡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다. 과학도시 대전에서 인공지능 교통 서비스를 먼저 선보이고 시민의 문제를 직접 풀어갈 예정이다.

백승태 대표는 "블루시그널이 꿈꾸는 미래 교통상황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여주고 있다. 정확하게 도로상황을 예측하며 최대한의 교통 효율을 내고 있다"라며 "자동차와 사람, 자동차와 자동차,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교통 시대에 블루시그널 기술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 창업 1년 만에 '아우디 임원'들 블루시그널 찾다···"무대는 글로벌"

백승태 블루시그널 대표.<사진=박성민 기자>
백승태 블루시그널 대표.<사진=박성민 기자>
블루시그널의 무대는 글로벌이다. 인공지능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이 독일·중국·홍콩 등의 글로벌 기업·기관들로부터 다양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창업 1년 만에는 아우디 글로벌 전략담당 임원들이 직접 블루시그널 회사를 찾아오기도 했다.

백 대표는 "아우디 개발 담당자들이 먼저 블루시그널 문을 두드렸다. 여러번의 기술검증 미팅이 끝나고 다음 미팅에서 임원들이 기술을 보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라며 "해외에서 기술을 인정해주며 성장 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블루시그널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 심천에서 열린 'K-글로벌 중국' 행사에서 인공지능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 결과 심천시로부터 약 6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전기 지능형 자동차 경기대회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인피니티에서도 블루시그널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인피니티의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에 블루시그널이 참여하며 교통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은 사물인터넷 분야의 유망한 7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피니티에 제공될 교통 예측 솔루션.<사진=블루시그널 제공>
인피니티에 제공될 교통 예측 솔루션.<사진=블루시그널 제공>
백승태 대표는 "인공지능 교통상황 예측 플랫폼은 자율주행차 시대로 가기 위한 필수 기술이다. 해외 기업·기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라며 "국내에서도 대기업 통신사들과 긴밀하게 기술을 협력하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가 쉽게 접하는 내비게이션이나 HUD(헤드업디스플레이)에서 블루시그널 기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학기술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교통문제를 사용자의 입장에서 풀어가겠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서는 기술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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