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인공 광수용체의 빛 인지 시 신호 전달 동역학 관찰 플랫폼 개발

최근 손상된 망막을 대체하기 위한 '인공망막'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반인의 시각 기능과 유사하게 빛을 인지하는 인공 생체소재인 '인공 광수용체' 제작에 활용해 시력 일부를 회복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KIST(원장 이병권)는 인공 광수용체를 정량적·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인 초고감도 테라헤르츠 분자 센서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서민아 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사팀은 박태현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광수용체'에서 빛을 인지했을 때 일어나는 단백질 구조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초고감도 테라헤르츠(THz) 분자 센서를 개발, 상온에서 미량의 샘플에서도 신호가 검출됨을 확인했다. 

광·기반 바이오 센서 기술은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생화학 분자를 측정할 수 있다. 침투 깊이가 긴 파장이면서 광-에너지 값이 낮아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테라헤르츠(THz) 대역의 전자기파 이용 기술이 새로운 타입의 광센서로 주목받고 있다. 

공동 연구진은 인간 광수용체 단백질 중 주로 명암을 구분하는 간상세포를 이용해 인공 광수용체를 생산하고, 이들이 빛을 흡수할 때 일어나는 분자 구조 변화를 테라헤르츠 메타물질을 이용해 증폭된 신호를 포착해 특성을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테라헤르츠 메타물질 기반 광-바이오 센서 기술를 이용하면 고민감도, 고선택성 분자 검출 플랫폼을 제작해 각종 생체 저분자 측정에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테라헤르츠 분광법 기반 분자 검출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테라헤르츠 전자기파 대역에 특이 스펙트럼이 있는 ppm(ng/ml) 수준의 극미량 분자를 높은 감도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테라헤르츠 메타물질을 사용해 특정 파장이나 주파수에서의 테라헤르츠파의 신호를 선택적으로 높여, 높은 선택성과 민감도를 지닌 생화학 저분자나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플랫폼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테라헤르츠 분광법을 이용한 물질의 흡수 광학 분석 시 측정 물질의 농도가 높을수록 뚜렷한 흡수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다. 테라헤르츠는 물 분자에 민감하기 때문에 액체에 녹아있는 저농도 수준의 분자 식별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특정 계면(interface)에서만 신호를 취하는 수직 반사 형태의 테라헤르츠 분광법을 개발해 물 흡수에 의한 신호 감소 영향을 최소화하고, 메타물질을 이용한 신호 증폭 효과가 발생하도록 했다.  

이 분광법과 메타물질 센싱칩을 광수용체의 광-반응성을 확인하는 데 적용했다. 빛을 받으면 분자 구조의 변형이 일어나 이를 테라헤르츠 신호의 변화율(반사율의 변화 정도)로 측정해 정량화했다.

이와 같이 테라헤르츠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상온에서 미량의 단백질 샘플에서 일어나는 동역학을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만든 광수용체가 인간 수용체와 비교할 만한 수준의 민감도와 빛 흡수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서민아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향후 인공 광수용체 뿐 아니라 다양한 인체 내 세포들에서 기능 조절에 관한 연구들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과 KIST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결과는 센서 분야 국제 학술지 '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 최신호에 게재됐다.

빛을 흡수해 명암을 구분하는 광수용체(Rhodopsin)를 포함하는 나노 크기 소포체(vesicle) 가 테라헤르츠 분자 센서의 센싱칩 부분에 도포된 모습(왼쪽)과 광수용체의 11-cis 분자 구조가 외부의 빛 자극에 의해 all-trans 형태로 분자식이 바뀌는 모식도(오른쪽 윗부분), 광수용체 샘플에서 분자 구조의 변화가 일어날 때, 테라헤르츠 메타물질 기반 분자 센서를 이용해 측정하는 테라헤르츠 신호의 외부 광자극에 대한 민감도 스펙트럼(오른쪽 아랫부분).<자료=KIST 제공>
빛을 흡수해 명암을 구분하는 광수용체(Rhodopsin)를 포함하는 나노 크기 소포체(vesicle) 가 테라헤르츠 분자 센서의 센싱칩 부분에 도포된 모습(왼쪽)과 광수용체의 11-cis 분자 구조가 외부의 빛 자극에 의해 all-trans 형태로 분자식이 바뀌는 모식도(오른쪽 윗부분), 광수용체 샘플에서 분자 구조의 변화가 일어날 때, 테라헤르츠 메타물질 기반 분자 센서를 이용해 측정하는 테라헤르츠 신호의 외부 광자극에 대한 민감도 스펙트럼(오른쪽 아랫부분).<자료=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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