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19일 '제1회 대전벤처스타 데모데이' 개최
유망기술 창업기업 8개사 투자유치 설명회 가져
투자·비즈상담·네트워킹···"글로벌 유니콘 기업 목표"

# 유리창에 특수 페인트를 바르자 디지털 스크린으로 변한다. 터치 조작도 가능하다. 페인트를 바른 곳에 빔프로젝터 영상을 쏘면 뒷면 유리창에서 바로 영상이 보이는 구조다.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모니터를 만들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사용이 끝나면 간편하게 물로 페인트를 제거한다.

# 반려견이 오랜 시간 빈집을 혼자 지키다 보니 우울증·불안증이 생겼다. 때마침 주먹 크기의 '공' 하나가 반려견 앞에 나타난다. AI 장난감이다. 자이로 센서가 탑재된 장난감은 반려견의 움직임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반려견의 운동량까지 조절하며 건강을 유지한다. 멀리 떨어진 주인이 원격으로 반려견과 놀아준다.

바야흐로 딥테크 스타트업 전성시대.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현재·미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스타트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발로 뛰며 쌓아온 기술·제품을 과감하게 선보이는 자리. 행사 이름은 '제1회 대전벤처스타 데모데이'.

19일 오후 2시 골프존 조이마루 챔피언스홀에 배치된 150석의 좌석은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금세 매워졌다. 행사장에 발걸음한 사람들은 대부분 VC(Venture Capitalist)들이다.

딥테크 스타트업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모색하기 위해 전국 각지 VC들이 이곳을 찾았다. 행사에 참여 사전신청한 VC들은 90여 명이 넘었고 그중 60여 명이 참석했다. 수도권 VC 비율은 80%를 넘었다.

이날 8개의 대전 소재 스타트업들이 무대에 올랐다. 제품·기술을 뽐낼 수 있는 시간은 단 10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만의 딥테크 매력을 발산하기에는 충분했다. 다수의 VC들이 유망기술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였고 적극적으로 투자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전광역시는 19일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제1회 대전 벤처스타 데모데이'를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대전광역시는 19일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제1회 대전 벤처스타 데모데이'를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행사는 대전광역시(시장 허태정)가 주최하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SK텔레콤, 대전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전경제통상진흥원,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충남대학교, 한남대학교가 후원했다. 

◆ 8개 딥테크 스타트업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목표"

대전에 위치한 창업지원 기관·대학 등이 앞서 힘을 모아 8개 우수 보육기업을 선발한 바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들이 대전벤처스타 데모데이에서 무대 위로 올랐다. 참가기업은 페인트팜, 고미랩스, 오비이랩, 와이젯, 유메인, 엠케이바이오텍, 에스알, 아이테드 등이다.

페인트팜(대표 김학정)의 대표 제품은 'S-paint'다. 이 제품을 유리창에 바르면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 있다. 유리창을 통과하는 빛의 투과율을 조정해 유리창 위에 상을 맺게 해주는 기술이다. 유리창 안쪽에 페인트를 바르고 내부에서 빔프로젝터로 영상을 쏘면 된다. 반사형 스크린보다 영상 선명도가 80%가량 높으며 최대 200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페인트팜의 주요 제품은 기존 디스플레이인 LED, LCD, 비디오월 등에 발생하는 비용·안전·공해·사용성·형태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페인트팜은 지금까지 두차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5억8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16년부터 세계 60여 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고미랩스(대표 김인수)는 반려동물용 AI 장난감인 '고미볼'을 선보였다. 빈집을 혼자 지키는 반려동물을 위한 공 모양의 로봇이다. 고미볼은 자율주행을 탑재하고 있어 스스로 움직이며 반려동물의 운동을 유도한다.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혼자서 놀도록 돕는다.

고미볼은 12가지 방법으로 반려동물과 놀아준다. 고미볼을 물면 스스로 진동하고 때리면 빛도 난다. 반려동물의 반응 데이터를 수집하고 주행 알고리즘에 반영한다. 주인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려동물의 활동 정보를 확인하고 원격으로 조정까지 할 수 있다.

오비이랩(대표 정원선)은 집에서도 편하게 뇌영상을 촬영하는 '너싯(NIRSIT)'을 소개했다. 너싯은 근적외선 분광법을 이용해 대뇌피질 내의 혈액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산소 포화도가 색깔로 나타나 뇌를 실시간으로 촬영한다. 48개 채널로 구성돼 뇌를 구석구석 정밀하게 모니터링 한다. 

오비이랩은 병원에 가서 뇌영상을 찍지 않고 집에서 찍은 영상을 병원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너싯을 활용하면 기립성 저혈압을 비롯해 뇌졸중, 치매, 정신질환 등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 뇌 진찰뿐만 아니라 교육·스포츠 등의 분야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와이젯(대표 박철순)은 고속영상 신호의 무선 송수신 솔루션을 선보였다. 기존의 무선전송 방식인 블루투스·와이파이는 영상 압축으로 인한 화질 저하의 문제가 있다. 와이젯이 개발한 고속무선반도체는 4K 영상을 무선으로 압축 없이 전송한다.

작년 출시한 '브이젯(V-JET)' 제품은 60GHz 고주파 대역을 사용한다. 고용량 무압축 영상을 송출해 화질 저하나 영상·음성 지연 문제를 해결했다. 송수신기 다이렉트 통신을 사용해 소프트웨어 설치나 설정이 필요다. 와이파이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은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유메인(대표 김영환)은 가정용 IOT 센서인 'UWB-RADAR 108 Series'를 소개했다. 센서는 집안의 재실 감지는 물론이고 외부 침입자도 감지한다. 이뿐만 아니라 독거노인 등의 활동량·호흡량을 측정한다.

가정용 IOT 센서에는 카메라가 매립되지 않아 해킹 등의 문제를 없앴다. 어둡거나 습기가 많은 공간에서도 센서는 작동한다. 커튼 뒤의 사람 움직임까지 감지할 수 있다. 센서가 인공지능 스피커에 접목되면 '사용자 활동을 파악하고 먼저 대화를 거는' 능동형 스피커로 활용될 수 있다.

엠케이바이오텍의 동물복제 기술개발 과정.<사진=엠케이바이오텍 제공>
엠케이바이오텍의 동물복제 기술개발 과정.<사진=엠케이바이오텍 제공>
 
엠케이바이오텍(대표 김민규)은 동물복제 기술을 선보였다. 반려견·특수목적견·승용마 등을 복제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또 동물복제를 통해 바이오 신약을 생산하거나 질환 동물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환경센서를 부착한 지능형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사진=에스알 제공>
환경센서를 부착한 지능형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사진=에스알 제공>
에스알(대표 권순일)은 환경센서를 부착한 지능형 태양광 발전소를 소개했다. 태양광 발전소 완공 이후 지속적으로 높은 효율의 발전소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다. 발전 데이터를 누적하며 최적의 발전환경을 찾기 위한 데이타마이닝 기술을 개발했다. 

아이테드의 투명 발열체 모습.<사진=아이테드 제공>
아이테드의 투명 발열체 모습.<사진=아이테드 제공>
아이테드(대표 서지훈)는 김서림을 방지하는 투명 발열체를 선보였다. 자동차 유리나 사이드미러의 김서림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투명 발열체는 투명한 기판 위에 도전성을 갖는 나노와이어를 고르게 도포해 만든다. 여기에 전극을 형성한 뒤 외부 제어회로로 발열을 조절할 수 있다. 투과율은 90.6% 수준이다.

이날 대전벤처스타 데모데이에서는 8개의 스타트업 제품·기술 발표뿐만 아니라 제품시연, 투자·비즈 상담, 네트워킹 등의 시간까지 이어졌다. 다수의 VC도 행사 갈무리까지 자리를 지키며 기술을 모니터링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석재 원익투자파트너스 상무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의 강점은 'R&D'이지만 약점은 '인프라'다"라며 "아직도 저평가된 스타트업들이 많다. 수도권과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프라를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변성욱 에스아이디파트너스 기술가치평가사는 "눈여겨 볼만한 기술들이 많았다. 기술을 넘어 데이터를 얻는 싸움을 해야 한다"라며 "대전의 강점으로 꼽히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에 초점을 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대전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꿰차고 나가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지역 스타트업의 참된 산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의 서포트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선희 대전시 과학경제국장은 "지역 내 창업지원기관·대학들과 함께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 및 성장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앞으로도 다각적인 창업지원 정책을 통해 대전만의 자생적인 혁신창업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고 대전을 창업 선도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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